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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People/푸디스트]"VIG의 PMI 시스템 신뢰, 성공적 엑시트 기반"유주열 대표, 1조 매출·사조그룹 매각 '일등공신'…버거킹 이어 두번째 회수 성사

임효정 기자공개 2024-07-09 08:00:34

[편집자주]

사모펀드 운용사에게 피투자회사의 C레벨은 야전사령관이다. 펀드 운용의 지향점을 공유하고, 투자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는 동시에 실무에서 밸류업 상승을 이끌어 내야하는 중책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펀드의 성공적인 엑시트를 위한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더벨은 PE 포트폴리오기업 C레벨이 그리는 밑그림과 전략, 향후 계획을 자세히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8일 10: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첫 독립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 설립된 VIG파트너스가 푸디스트 매각으로 11번째 바이아웃 회수건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PE 가운데 가장 많은 바이아웃 엑시트 성과다. 푸디스트는 VIG파트너스의 운용 역량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딜로 꼽힌다. 2018년 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한화호탤앤리조트의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 사업부를 합병하며 지금의 푸디스트를 탄생시켰다. 이후 연평균 19%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VIG파트너스의 선구안은 적중했다. VIG파트너스는 푸디스트의 성장을 도울 파트너로 유주열 대표(사진)를 선임했다. 처음 맺은 인연은 아니었다. 유 대표는 버거킹의 재무를 총괄하며 엑시트까지 성공시킨 전문 경영인이다. 한 차례 호흡을 맞추며 서로 확인한 신뢰 관계는 또 다시 성공적인 엑시트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VIG와 신뢰관계 재확인, 매출액 1조 돌파 일등공신

1조291억원. 푸디스트가 지난해 거둔 매출액이다. VIG파트너스는 2018년 3월 식자재마트 사업을 영위하는 윈플러스를 인수한 후 2020년 한화호탤앤리조트의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 사업부를 합병해 덩치를 키웠다. 합병 4년 만에 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후 전략적투자자(SI)인 사조그룹에 매각을 결정했다. 기업가치를 높이는 PE의 본질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됐다.

유주열 푸디스트 대표는 이 과정에서 VIG파트너스와 함께 호흡을 맞춘 인물이다. VIG파트너스는 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경영을 이끌 적임자로 유 대표를 낙점하고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VIG파트너스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 들였다. 버거킹에서 맺은 VIG파트너스와의 인연, 그리고 성공적인 엑시트 경험이 뒷받침이 됐다. 이 과정에서 서로가 확인한 신뢰가 컸기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유 대표는 "버거킹에서 경험한 VIG파트너스는 투자전략이나 포트폴리오 회사 관리 방법에 있어서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접근방식을 취하는 PE였다"며 "포트폴리오 경영진과 상호 존중과 신뢰에 기반해서 협업하고 최선의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는 모습이 잘 맞았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국내 B2B 식자재 유통시장에서의 성장 기회에 대한 확신도 한몫했다. 당시 국내 식자재 유통산업에는 절대강자를 찾긴 어려웠다. 이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는 "윈플러스가 보유하고 있는 많은 장점들을 활용해 식자재 시장 내 포지셔닝을 잘 한다면 수익성 있는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VIG파트너스에 대한 신뢰와 함께 B2B 식자재 유통시장에서의 성장 기회가 있을 것이란 판단이 더해지면서 합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윈플러스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식자재마트라는 새로운 유통 장르를 선보인 데다 '식자재왕'이란 PB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뚜렷했다. 이와 함께 현장경험이 풍부한 직원들도 큰 자산 중 하나였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통상 부딪히는 문제인 인프라의 한계도 분명했다. 윈플러스 경영진으로 합류한 유 대표와 VIG파트너스가 볼트온 투자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배경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 인수 대상을 물색해왔고 2020년 한화호탤앤리조트의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 사업부를 인수해 양사를 결합시켰다.

◇팬데믹 위기는 곧 기회, PMI 디테일 전략으로 '수익성·성장성' 확보

위기는 예고 없이 찾아왔다. 2020년 야심찬 볼트온 이후 코로나 팬데믹이란 변수에 맞닥뜨리면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과정에선 버거킹에서의 경험이 큰 밑거름이 됐다.

유 대표는 "버거킹 재직 당시 '속도전'이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역설적이게 속도를 중시하다보니 조직 전반적으로 피로도가 높아지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을 목도했다"며 "푸디스트 경영 과정에서 맞닥뜨린 팬데믹 상황은 오히려 PMI 작업을 섬세하고 끈기 있게 수행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버거킹의 경영 과정에서 그가 깨달은 '속도보다는 방향', '독선과 독주보다는 소통과 공감'이란 최우선 가치는 푸디스트 경영에도 고스란히 적용됐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푸디스트는 자체 물류센터 활용도를 높여 서비스 품질 제고와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성과를 얻어냈다.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면서도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식자재 직영 온라인몰을 론칭하기도 했다. 위기 상황을 극복한 이후 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는 혼자만의 노력은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유 대표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보다 내부에서는 능력 있고 의욕 넘치는 직원들을 발굴해 육성하고 부족한 부분은 외부 수혈을 통해 보강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며 "그 결과 인적 구성과 그들의 업무 몰입도 측면에서 어느 회사와 견주어도 우위에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른 것이 극복의 열쇠였다"고 강조했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격언이 있지만 유 대표는 때로는 나무를 때로는 숲을 보는 전략으로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최고경영자는 큰 그림을 보면서 전략적 사고와 그에 기반한 판단을 해야 된다는 측면에서는 숲을 봐야한다"며 "다만 기업 경영은 때로는 작은 부분이 문제가 되어 위기에 직면하는 경우들도 종종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디테일을 함께 바라보고 챙길 수 있는 능력도 반드시 겸비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와 VIG파트너스의 푸디스트 PMI 전략은 적중했다. 사조그룹은 푸디스트의 성장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일찌감치 점찍었다는 후문이다. 푸디스트 매각이 시작되고 속도감 있게 M&A 절차가 진행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VIG파트너스는 투자 원금의 2배 이상을 회수할 전망이며, 이를 통해 3호 펀드의 두 번째 엑시트를 눈앞에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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