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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업계 AI 바람]경영지원부터 준법관리까지…'비용절감·효율화' 나선다②미들·백오피스 활용도 높아, 수익성에 기여

윤기쁨 기자공개 2024-07-18 07:46:34

[편집자주]

금융투자업계가 수익성 제고와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AI(인공지능)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관련 조직을 신설하는 한편 상품과 서비스 확대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퇴직연금을 비롯해 신사업 뿐만 아니라 내부 리스크 관리, 인력 절감 등 다방면에서 AI가 적용되면서 중요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더벨은 3편에 걸쳐 국내 증권사들의 AI 활용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5일 08:16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투자업계의 AI(인공지능) 활용은 상품 개발과 운용에 국한되지 않는다. 프론트(IB·WM·영업) 뿐만 아니라 미들(리스크·준법관리), 백오피스(경영지원·인사·총무)까지 모든 부서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도입 속도는 더욱 빨라지는 추세다.

특히 업황 부침과 더불어 브로커리지·운용보수 인하 경쟁,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비용 절감과 경쟁력 확보가 중요해졌다. 맥킨지에 따르면 금융사들이 모든 프로세스에 데이터 분석 등 AI를 도입하면 5~30% 수익이 증가하고 10~30%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분석한다.

이에 다수의 증권·자산운용사들은 '디지털 금융'을 전면에 내세우고 AI 활용을 넓혀가고 있다. 단순 반복 업무는 자동화로 바꿔 임직원들이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비용을 줄이면서도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 고객들은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복잡한 업무 최적화·자동화…시간·인력·비용 감축 효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이 선도하는 AI 기술은 빅데이터와 딥러닝을 거쳐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미 해외 주요 증권사들은 알고리즘에 기반한 상품을 출시하거나 자동 고객 응대를 넘어서 미들·백오피스 업무에도 보편적으로 사용 중이다. 쌍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한 챗봇이나 자체 AI 플랫폼을 만들어 직원들의 편의를 도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규제 컴플라이언스나 금융투자상품들도 복잡해졌다. 정교한 준법절차와 리스크 관리가 필요해지면서 이를 수행할 수 있는 AI 모델 구축 작업에도 속도가 붙었다. AI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이상 거래나 부적절한 행위를 탐지하고, 부족한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하거나 절차를 개선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내부 회계관리 △인사·총무 사무 지원 △리서치·자료 분석 △문서 계약과 검토 △내부 전산 유지·보수 등 다방면에 적용되고 있다. 금융사들은 복잡한 업무들을 최적화·자동화해 인력난을 해소하거나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게 됐다.

가령 골드만삭스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일치감찌 AI를 상용화했다. 실적 분석과 발표, 일일 자료 요약, 문서 정보 분류와 추출 작업에도 적용하고 있다. JP모건은 AI가 계약서 작성과 검토를 대신하면서 업무 수행에 걸리는 시간이 연간 36만 시간에서 몇초 단위로 절감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는 내부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규모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만들어 직원들은 이곳에서 원하는 정보를 수시로 검색할 수 있다. 여기에 대면 챗봇도 개발해 특정 질문 원하는 대답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블랙록은 자체 AI 플랫폼 'ALADDIN'를 만들어 리서치와 리스크 분석, 트레이딩 등 모든 업무에 적용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 업종은 전통적으로 분석하는 업무 비중이 높기 때문에 AI가 도입됐을 경우 다른 산업들보다 보조 효과가 클 수 있다"며 "통상 글로벌 증권사의 경우 전체 직원의 20% 이상이 IT 인력에 해당하는데 선진국들의 기술 활용도는 이미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 AI 플랫폼 'Aladdin' 주요 제공 서비스 내용.

◇국내 증권사들 AI 확장 잰걸음…'디지털 혁신'으로 효율성 높여

반면 국내 금융권에서의 AI 활용은 10~20% 수준으로 다소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요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전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내세우며 적극적인 변화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로보어드바이저에 기반한 금융상품 개발에 머물렀다면 해외 사례처럼 일반 지원 업무로까지 범위를 늘려가는 모습이다. 기술적인 대응과 선제 인프라 구축 작업이 필요한 만큼 AI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개발자들을 적극적으로 고용하고 있다. 매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효율화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이달 초 KB금융그룹은 양종희 회장 주재로 '디지털·IT부문 전략워크숍'을 열고 AI 기술 내재화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앞서 KB국민은행, KB증권, KB국민카드 등 9개 금융계열사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 작업을 진행하면서 전사에서 디지털 혁신을 주문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도 지난해 호주 AI 업체인 스톡스팟을 인수하며 기반을 확장하고 있다. 박현주 회장은 "AI는 금융의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적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조직 전반에 걸쳐 지능형 AI 플랫폼을 장착하고, 이 강력한 기술을 업무 전반에 걸쳐 투명하고 책임감있게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연초 AI 전문 조직인 AIX팀을 신설하고 모든 데이터를 라벨링(가공)하는 동시에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실무부서와 연결해 AI 인력들이 리스크 관리나 컴플라이언스 등 내부 지원을 하는 식이다. CFD(차액결제계좌)와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태에 휘말린 이후 정교한 리스크관리를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엄주성 대표는 "자산관리, 컴플라이언스, 콜센터 세 영역에 AI를 중점 적용해 새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며 "리스크 위협 요인을 AI에 가르쳐 새로운 방어 알고리즘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화이트해커 인력도 적극 배치하고 있다.

상상인증권도 최근 임직원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챗GPT' 교육을 실시했다. 증권가에서의 챗GPT 활용 현황과 트렌드를 이해하고 학습하기 위해 마련됐다. △챗GPT 활용 실습 △GPTs 실습으로 이메일, 제안서, 보고서 등을 효율적으로 작성하고 데이터 분석을 빠르고 정확하게 해 업무 속도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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