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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빼고 다 하는 삼성그룹, 바이오 투자시계 빨라진다 라이프사이언스펀드 720억 플래그십 투자, 전자 등 계열사도 사업기회 모색

차지현 기자공개 2024-07-16 08:14:38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5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의 바이오 투자 펀드인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가 700억원대 규모의 7번째 투자를 단행했다. 코로나19 이후 다각도로 협력을 모색 중인 미국 창업형 벤처캐피털(VC)이 결성한 펀드가 그 대상이다.

올해 들어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 시계가 빨라진 건 물론 규모도 대폭 확대됐다. 바이오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타 계열사까지 적극적으로 투자 기회를 찾는 모습이다. 대형 인수합병(M&A)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재용 '바이오 멘토' 인연, 더욱 끈끈해진 플래그십과 협업

삼성그룹은 최근 연이어 2건의 바이오 투자를 공개했다. 우선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 2호를 통해 미국 창업형 VC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이하 플래그십)이 결성한 8호 펀드에 720억원 출자 계획을 공개했다. 해당 발표 다음날엔 삼성전자가 미국 DNA 분석 장비 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 투자를 밝혔다.

삼성그룹의 바이오 투자는 주기가 빨라진 건 물론 규모도 대폭 늘고 있다. 2021년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 조성 이래 단행한 투자는 총 7건으로 이 가운데 3건이 올 들어 이뤄졌다. 2022년과 2023년 연간 2건 투자에 그쳤는데 올해엔 7월까지만 3건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플래그십 투자 건은 금액이 공개된 투자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우선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건을 살펴보면 삼성물산과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 그리고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삼성벤처투자가 바이오 분야서 신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공동으로 조성한 펀드다.


플래그십은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의 바이오 멘토로 알려진 누바 아페얀 회장이 설립한 창업형 VC다. 경험 많은 인력과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회사를 설립한 뒤 지속해서 밸류업을 시켜나가는 창업 모델을 지향한다.

삼성그룹과 플래그십의 인연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모더나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백신의 위탁생산(CMO)을 맡으면서 교류가 시작됐다. 모더나는 플래그십이 육성한 대표 바이오텍이다.

이후로도 양사는 꾸준하게 협업을 이어 왔다. 앞서 2022년 삼성라이프사이언스 1호 펀드를 통해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산하 센다바이오사이언스에 200억원가량을 투자한 바 있다. 올초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선 첨단 제약바이오의 혁신을 목표로 전략적 협력을 발표하기도 했다.

플래그십 8호 펀드는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 등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운용 규모는 약 26억달러(약 3조6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현재로선 삼성그룹이 신약개발을 하는 데 있어 AI 기술을 접목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삼성그룹 측은 "삼성은 이번 투자를 통해 향후 발굴할 라이프 사이언스 혁신 기술 기업에 대한 정보를 우선적으로 제공받고 회사별 추가 투자 여부를 검토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신사업 발굴의 중요한 창구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바이오 투자, 더 빠르고 과감하게…펀드 소진 이후 M&A 기대

바이오 업종 투자는 단순히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바이오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타 계열사까지 적극적으로 투자 기회를 찾는 모습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에 투자한 건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엘리먼트가 유치한 2억7700만달러(약 3800억원) 규모 시리즈D에 삼성전자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다. 의료기기 및 디지털 헬스 영역서 시너지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투자 외에도 사업전략을 바이오에서 찾는 계열사도 주목된다. 삼성SDS의 경우엔 물류사업에 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물류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의약품 물류 사업을 눈여겨 보고 있다. 바이오 물류 컨설팅도 주력 서비스로 내세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바이오협회 주관으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에 처음으로 부스업을 하고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업계선 이 같은 삼성그룹의 바이오 투자 및 사업 행보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바이오의 핵심 축인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성장엔 한계가 명확한 만큼 신약개발은 반드시 해야만 하는 사업이 됐다는 분석이다.

그간 펀드 투자, 협업 등으로 플랫폼 후보 선별 작업을 진행해왔다면 이젠 큰 폭의 사업 전략적 변화를 모색할만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다음 투자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가 시장의 관심사다.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가 이번에 720억원 규모로 투자를 단행한 데 따라 각각 1700억원과 720억원 규모로 조성한 1호·2호 펀드 자금 대부분이 소진됐을 것으로 보인다.

3호 펀드 추가 조성 또는 대규모 M&A 추진 등이 다음 스텝으로 거론된다. 앞선 펀드 투자처들로 미뤄볼 때 항체-약물 접합체(ADC)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개발 기업을 중심으로 M&A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은 새로운 모달리티를 통한 혁신 치료제 개발 수요에 따라 기술의 진보가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가 중요하다"면서 "삼성그룹은 CDMO 그리고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통해 신약 개발을 위한 기초체력을 쌓은 만큼 이제 신약개발 움직임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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