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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증권신고서 분석]1호 증권 열매컴퍼니, 기초자산 가치 평가 방법은②서울옥션서 1호자산 취득, 자체 데이터분석 솔루션 적용 후 가격 범위 설정

서은내 기자공개 2024-07-22 13:25:18

[편집자주]

미술품의 공동구매, 즉 조각투자가 자본시장법 하의 제도권 영역으로 흡수되기 시작하면서 점차 수치화된 미술품의 거래 정보들이 증권신고서를 통해 공개되기 시작했다. 투자계약증권이라는 이름의 미술품 투자는 이제 막 걸음마를 떼는 단계다. 더벨은 해당 시장을 선점해 나가는 주요 3사들의 핵심 노하우와 기초자산 평가 방식, 투자 리스크와 실적 등에 대해 이들이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바탕으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8일 0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열매컴퍼니는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첫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증권 발행이 성사되기까지 열매컴퍼니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상품의 권리, 위험을 상세히 밝히는 절차를 거쳤다. 감독당국과 소통 과정을 반복하며 일정 수준의 신뢰를 얻어내면서 1호 증권이 발행됐다. 첫 투자계약증권은 1800건이 넘는 청약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미술품의 가치 평가는 발행가격을 결정하는 근거이자 투자상품의 성패를 가를 변수로 작용한다. 정확한 가치 평가가 향후 수익률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너무 높은 가격 수준이 발행가로 산정되면 자산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 기간은 길어지고 결국 손해로 이어지게 된다.

◇ 자체 개발 가격산정 솔루션 차별점

열매컴퍼니는 2016년 설립된 후 2018년 '아트앤가이드'라는 온라인 미술품 공동구매 서비스를 런칭했다. 현재 금감원의 일정한 승인을 받은 미술품 조각투자사 네 곳 중 가장 먼저 공동구매사업을 시작한 곳이 열매컴퍼니다. 그런만큼 미술품 공동구매 사업의 경험도 비교적 많은 편이다.

열매컴퍼니는 2차 미술시장의 사업자로서 회사가 선매입한 미술품에 대해 투자자들을 모은 뒤 이를 매각해 수익을 배분하는 사업을 이어왔다. 현재까지 회사가 이같은 방식으로 진행한 조각투자는 170여건이다. 금액 기준으로는 총 432억원이며 그 중 80% 가량이 회수됐고 나머지는 회수가 진행되고 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열매컴퍼니는 자체 개발한 미술품 '가격 산정 솔루션'을 사업의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열매컴퍼니는 미술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일종의 솔루션 형태로 가치평가 모델을 만들었다. 해당 프로그램상에서 특정 작가의 이름을 검색하면 그의 작품 경매 이력이 집계되고 여기서 다시 크기, 제작연대 등 요소에 따라 분류가 가능하다.

열매컴퍼니 관계자는 "국내외 미술품 경매 기록 데이터를 정리하고 이를 또 자체적으로 클렌징해 모은 솔루션이 가치평가의 기반이 되고있다"며 "이 프로그램은 열매컴퍼니 내에서도 5명 이내의 핵심 경영진들만 결과치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미술품 조각투자 사업의 핵심 보유 자산으로 통하고있다"고 말했다.

열매컴퍼니의 1호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기초자산의 전면(왼쪽)과 후면(오른쪽).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사이트>

◇ 1호 기초자산, 서울옥션서 11.2억에 취득해 공모가 12.3억에 발행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의 공모가는 기초자산의 취득금액에 발행사의 이익을 포함한 발행제비용, 즉 보관 판매에 따른 예비 비용이나 감정평가, 법무법인 보수 등의 비용을 더한 후 발행할 증권의 총수로 나누는 방식으로 책정된다.

미술품은 그 특수성으로 인해 기초자산 가치를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데에 어려움과 리스크가 큰 자산이다. 작가가 창작한 창작물로서 원가 산정을 통한 원가법 적용을 할 수 없으며 대개 시장 수요에 따라 책정된다. 변수도 많다. 동일 작가 작품이라도 화풍, 제작시기, 완성도, 예술성이라는 여러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그런만큼 미술품을 기초로 한 가치평가는 조각투자사의 핵심 역량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자산의 가치평가는 기초자산 취득금액과 공모금액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결정됐는지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내부 평가 이후에는 다시 외부 감정평가법인으로부터 가격적정성에 대해 평가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게 된다.

열매컴퍼니의 1호 투자계약증권은 야요이 쿠사마의 <Pumpkin-AG00001>이다. 세로 27.3cm, 가로 22.0cm 크기(캔버스 3호) 작품이다. 2001년 캔버스에 아크릴로 제작된 것으로 야요이 쿠사마의 대표적인 연작 시리즈다. 열매컴퍼니는 해당 작품을 서울옥션에서 11억2000만원에 2023년 4월 취득했다.
열매컴퍼니가 1호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신고서에서 기초자산의 가격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해 유사작품들의 거래 이력을 보여주는 자료 화면.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사이트>
열매컴퍼니가 유사작품군 1호의 거래이력으로 제시한 그래프.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사이트>

증권신고서를 살펴보면 기초자산의 적정가격을 산정하기까지 열매컴퍼니는 여러 차례의 단계를 거친 것을 알 수 있다. 해당 작품은 사이즈가 3호 크기로 손바닥 크기 정도의 미술품이다. 열매컴퍼니는 1, 3, 4호 크기의 유사작품을 선정한 후 그 작품들의 거래 이력 중 최근 거래이력을 다시 그룹화한 뒤 각각의 호당 가격을 재산출했다.

또 1호와 4호의 호당가격이 3호 호당가격에 비해 얼마나 할인, 또는 할증됐는지 호당가격 변환비율을 측정한 후 이와 같은 방법으로 1호, 3호의 호당가격 변환비율, 그리고 3, 4호의 호당가격 변환비율 평균을 계산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3호 사이즈인 기초자산의 적정 추정가 범위를 산정하는 식의 복잡한 단계를 거쳤다.

그 결과 3호 사이즈 작품의 적정 추정가는 최소 12억3000만원에서 최대 16억7000만원 범위라는 계산이 나왔다. 이렇게 열매컴퍼니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투자계약증권의 발행금액이 최소 추정치에 근접한 12억3200만원이라는 점을 설명해냈다.

열매컴퍼니 관계자는 "시세에 맞게 또는 그보다 싼 가격에 작품을 매입해야 수익을 낼 수 있고 이와 동일한 원칙으로 2018년부터 시작한 투자상품의 80%를 회수하는데에 성공했다"며 "실시간 예측이 가능한 주식 시장과 달리 예측이 어려운 미술시장에서 데이터와 시장의 시간적 차이를 줄이는 작업을 반복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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