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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벨로퍼 열전]디블록그룹, '세운지구'로 되찾은 옛 명성'을지트윈타워' 매각가 8596억, 후속 사업 추진 원동력

전기룡 기자공개 2024-07-19 08:02:43

[편집자주]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의 역사는 길지 않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분양위험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당시만 해도 다수의 업체가 명멸을 지속했고 두각을 드러내는 시행사가 적었다. 그러다 최근 실력과 규모를 갖춘 전통의 강호와 신진 디벨로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업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그들 앞에는 쉽지 않은 길이 놓여 있는 상황이다. 더벨이 부동산 개발의 ‘설계자’로 불리는 디벨로퍼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8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블록그룹(옛 한호건설)은 '세운재정비촉진지구'와 함께 재반등에 성공한 1세대 디벨로퍼다. 현재의 '을지트윈타워(6-3구역)'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위기를 넘겼다. 후속 사업인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6-3-4구역)'와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3-1·4·5구역)'은 옛 명성을 되찾는 원동력이 됐다.

현재는 3-2·3구역과 3-9구역의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채비에 들어갔다. 사업 종주의 의지를 반영해 한호건설그룹에서 디블록그룹으로 그룹명을 변경하는 작업도 마쳤다. 개발을 의미하는 'Develop'과 지구 사업을 뜻하는 'BLOCKS'을 결합한 디블록에는 '도시의 조각을 만든다'는 청사진이 담겨있다.

◇'을지트윈타워' 이후 생숙·공동주택 사업 본궤도

디블록그룹은 시행업 특성상 한때 매출 공백이 발생한 이력이 있다. '하이파크시티 신동아 일산파밀리에'에서 유입된 현금을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 사업지를 확보하는데 사용했지만 차일피일 미뤄졌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에 힘을 싣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물러나면서 동력도 상실했다.

박원순 시장 체제에서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가 8개구역 171개부지로 쪼개졌다. 개발 난이도가 높아진 데다 보상 문제가 복잡하게 얽혔다. 세운십구특수목적(현 더유니스타)을 통해 서울시 중구 을지로4가 일대 4만6844㎡ 부지에 3428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사업도 표류할 위기에 직면했다.

디블록그룹이 택한 건 컨버전(용도 변경)이다. 공동주택 대신 연면적 14만5378㎡, 2개동, 지하 8층~지상 20층 규모의 오피스빌딩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동주택을 구상했을 때부터 손발을 맞춰온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현재 대우건설이 사옥으로도 활용하고 있는 을지트윈타워의 시작이다.

준공을 앞둔 시점에는 KT투자운용과 BC카드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을지트윈타워를 8596억원에 매각했다. KT투자운용이 4827억원을, BC카드가 3769억원을 각각 부담하는 구조였다. 디블록그룹은 대출금(7914억원)을 상환한 이후 나머지 금액을 세운재정비촉진지구의 추가 부지를 매입하는데 사용했다.
<대우건설이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는 을지트윈타워 전경. 사진=대우건설 제공>

후속 사업에서의 성과도 잇따랐다. 먼저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은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이 거론된다. 3-1·4·5구역을 연면적 13만188㎡, 지하 8층~지상 27층, 2개동, 도시형생활주택 487실, 공동주택 535가구로 재개발했다. 계열사인 더센터시티가 시행 주체로 지난해 말까지 분양수익 7765억원을 올렸다.

더유니스타제이차가 시행을, 대우건설이 시공을 각각 맡은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도 존재한다. 단지는 6-3-4구역을 연면적 5만1129㎡, 지하 9층~지상 26층, 1개동, 도시형생활주택 293실, 공동주택 321가구로 구성됐다. 2022년 분양을 시작해 매출로 인식되고 있다. 누적 분양수익은 2655억원이다.

◇세운 푸르지오 G-팰리스 준공 목전, 3-2·3·9구역 사업성 평가 '양호·보통'

'세운 푸르지오 G-팰리스'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진척되고 있다. 3-6·7구역을 연면적 6만3342㎡, 지하 6층~지상 20층, 756실 규모의 생활형숙박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시행과 시공은 각각 더센터시티제이차, 대우건설이 맡았다. 지난해 말 기준 분양계약잔액은 6461억원이다.

하이엔드급 어메니티가 적용된 데다 주택형도 특급 호텔급으로 꾸려졌다. 고급 마감재와 무늬목 가구가 특징이다. 관광객들을 위한 프리미엄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서울 도심권역(CBD)에 위치한 생활형숙박시설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서울 관광객들의 수요를 상당부분 책임질 전망이다.
<세운 푸르지오 G-팰리스 전경. 사진=디블록그룹 제공>

더센터시티제이차는 세운 푸르지오 G-팰리스에 이어 3-2·3구역과 3-9구역에서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구역에는 지하 9층~지상 42층 규모의 오피스빌딩들이 들어선다. 특히 3-2·3구역은 2017년 사업시행계획이 승인됐으나 오 시장이 개발계획 변경을 요청하면서 한 차례 중단됐던 곳이다.

이후 2022년 4월 서울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의 선도 사업지로 선정되며 다시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말에는 건축위원회로부터 건축계획안을 승인받았다. 포스코이앤씨도 시공사로 선정했다. 서울시의 요청으로 사업이 지연된 만큼 브릿지론 만기를 연장하는 작업이 수반됐다.

상황은 금융감독원이 부동산 만기 연장 횟수가 3회 이상인 사업장을 부실 현장으로 분류하기 시작한 직후 급변했다. 서울시의 요청에 의해 사업이 지연된 사례지만 3-2·3구역과 3-9구역도 사업성 평가 대상에 포함됐다. 이로 인해 다음주 예정된 브릿지론 리파이낸싱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현재는 대주단으로부터 3-2구역은 '양호'를 3-3구역과 3-9구역은 '보통' 등급을 받아 여전히 사업성이 높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이제 남은 건 대주단의 결정이다. 그룹은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온 올해부터 시행주체의 사명을 디블록파트너스로 변경했다. 디블록은 개발과 지구사업을 합친 말로 누적된 전문성을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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