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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은 지금]2세 승계 본격화 조짐, 옥상옥 구조 논란은 '진행 중'④올품 활용 '하림지주' 최대지분 확보…오너 2세 경영 복귀 여부 주목

윤종학 기자공개 2024-09-04 07:41:27

[편집자주]

하림그룹이 종합식품기업 도약을 위한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야심차게 뛰어들었던 HMM 인수전이 올해 초 무산되며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매출 성장세가 꺾인 가운데 생산성 개선과 유통 플랫폼 시너지를 통해 수익성을 키우고 사업 포트폴리오 리빌딩을 통해 다소 느슨했던 수직계열화 연결고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더벨이 종합식품기업 도약을 위해 성장통을 겪고 있는 하림그룹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9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그룹은 비상장 계열사인 '올품'을 활용해 승계작업을 펼치고 있다. 다만 지주회사 위에 올품을 두고 있는 옥상옥 구조를 활용하고 있어 편법승계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약 2010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승계작업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너 2세인 김준영 엔에스쇼핑 이사가 올품과 올품 자회사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지배력을 확보한 하림지주 지분율은 이미 개인 최대주주인 김홍국 회장을 넘어섰다. 또한 2021년 하림그룹을 떠나 사모펀드(PEF) 운용사에서 근무하던 김 이사가 최근 운용사에서 퇴사한 것으로 알려지며 경영 일선에 복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승계 핵심 키 '올품', 옥상옥 구조로 오너 2세 지분 확보

하림그룹은 올품을 활용해 지분 승계의 토대를 쌓고 있다. 하림그룹은 하림지주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고 있다. 하림지주가 팬오션(54.7%), 하림(57.4%), 제일사료(88.1%), 선진(50.0%), 팜스코(56.3%), 엔에스쇼핑(100%) 등 주요 자회사들의 지분을 보유해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총수 일가가 하림지주 지분을 통해 그룹 전체의 지배력을 확보하는 구조인 셈인데 승계에서도 하림지주 지분이 김홍국 회장에서 장남 김준영씨에게 넘어가는 것으로 승계가 완성된다.

하림그룹 승계의 핵심은 올품이다. 2024년 6월말 기준 하림지주 주주 구성을 보면 김 회장이 21.1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 이사가 직접 보유한 하림지주 지분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김 이사는 올품을 통해 하림지주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올품은 1999년 2월 설립돼 닭고기 제품의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이다. 회사의 자본금은 14억1500만원으로 회사 지분 100%를 김 이사가 소유하고 있다. 올품은 한국바이오텍과 에코캐피탈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어 '김준영-올품-한국바이오텍, 에코캐피탈'의 구조를 띄고 있는 셈이다.

김 이사는 해당 지배구조를 통해 하림지주 지분 22.71%를 보유하고 있다. 올품이 5.78%를 보유하고 있고 그 자회사인 한국바이오텍이 16.69%를 지니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에코캐피탈이 장내매수를 통해 0.24%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하림그룹이 올품을 활용해 승계절차를 마무리 지어가고 있지만 동시에 옥상옥 구조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옥상옥 구조는 지주회사 위에 총수일가의 회사를 둔 구조를 일컫는 말이다. 총수 본인의 지배력을 키우거나 승계절차에 주로 활용되는 기형적 구조로 불투명한 경영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하림그룹도 2022년 1월 하림계열사들이 올품에 부당 지원을 했다는 이유로 공정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 및 과징금 54억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올해 2월 법원은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옥상옥 구조는 총수 일가 외의 주주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어야할 지주사 위에 총수 일가의 이익과 직결되는 비상장사가 존재해 경영 투명성을 훼손해 투자비용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림지주의 주가가 부진한 요인으로 옥상옥 구조를 꼽기도 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지주사의 설립 목적 자체가 그룹사의 배당재원을 바탕으로 전사 차원의 성장에 기여하기 위함인데 그 위에 다른 이익 주체가 있다는 것 자체가 부담 요인"이라며 "기관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옥상옥 구조가 투자 대비 비용 로스가 있다고 판단해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승계절차 일단락, 김준영 경영 복귀 여부 주목

올품이 하림지주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일감 몰아주기 등 불미스런 일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김준영 이사가 김홍국 회장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하며 승계절차는 순항 중이다.

김준영 엔에스쇼핑 사내이사.
이에 업계에서는 김 이사의 다음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지배력이 견고해지긴 했지만 아직 경영자로서 면모를 보여주진 못했기 때문이다. 1992년생인 김 이사는 2018년부터 하림지주 경영지원실에 입사해 2021년까지 근무했었다. 다만 2021년 회사를 떠나 사모운용사인 JKL파트너스로 자리를 옮겼었다. 시기적으로 공정위가 하림그룹의 올품 부당 지원 의혹을 제기하던 때였다.

이후 JKL파트너스에서 투자 및 포트폴리오 관리를 담당하던 김 이사가 올해 JKL파트너스를 퇴사했다는 것이 알려지며 하림지주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림그룹의 숙원사업인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이 올해 초 서울시 인가를 받으며 김 이사가 사모운용사 경력을 살려 해당 사업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앞서 2023년 하림그룹 계열사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린 점도 경영 복귀에 힘을 싣고 있다. 김 이사는 2023년 3월 홈쇼핑 계열사인 엔에스쇼핑과 전자상거래 계열사 글라이드에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다만 하림그룹은 김 이사의 경영복귀 관련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세간에 떠도는 소문은 사실무근이라며 김 이사의 경영 복귀 여부 및 시기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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