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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최윤범 러브콜 받는 해외 SI·FI, 참전 걸림돌은일본 소프트뱅크·스미토모 등 거론, 투심위 통과 쉽지 않아

윤준영 기자공개 2024-09-24 08:14:5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3일 13: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외국계 자본을 위주로 '백기사'를 수소문 하고 있지만 현실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나 금융기관들은 내부 정책이나 물리적 시간의 한계로 쉽사리 경영권 분쟁 딜(거래)에 뛰어들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그렇다고 일본계 등 해외 기업과 손을 잡기에도 여론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4일 공개매수 종료일을 앞두고 최 회장이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자금력이 부족한 최 회장은 기업이나 투자기관 등을 통해 지분 매입 자금을 모아야 한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국내 및 해외 투자기관들을 찾아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미국계 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탈이나 일본 소프트뱅크, 고려아연 협력회사인 일본 스미토모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외국계 PEF들의 경우 글로벌 투자심의위원회(투심)를 통과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의견이다.

금번 영풍-고려아연 분쟁은 국내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추석 연휴 직전 기습적으로 공개매수 전략을 펼치며 고려아연 측이 상대적으로 대응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대항 공개매수를 위해서는 주식담보대출이나 PEF를 대상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자금 마련 방안이 필요하다. 기관별 투자심의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실사를 마칠 기간은 주어져야 하는데, 길어야 2주 남짓한 시간은 다소 촉박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과거 칼라일그룹이 현대글로비스의 '우군'으로 참여했을 당시에도 수개월 간 내부적으로 치열한 딜 검토 과정이 수반됐었다. 지난 2021년 칼라일그룹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약 20%를 인수하며 경영권 분쟁에 놓여있던 해당 기업에 힘을 실어줬다. 당시 현대글로비스의 일부 주주는 현대자동차그룹과 관계를 기반으로 경영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기존 대주주와 이해관계가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칼라일그룹이 등판하며 기존 대주주의 지분 구성에 안정성을 실어줬다.

당시 칼라일그룹이 경영권 분쟁 딜에 뛰어들게 된 배경으로는 이수용 칼라일그룹 아태지역 전략 부문 대표와 현대글로비스 고위 임원과의 돈독한 관계가 지목된다. 오랜 기간 현대글로비스 측과 소통을 통해 해당 딜에 대한 검토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이규성 당시 칼라일그룹 최고경영자(CEO)의 신임을 바탕으로 투자 위험성이 높은 현대글로비스 딜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계 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탈 역시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내부 지지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베인캐피탈은 크레딧 부문을 제외하고는 주로 경영권 딜에 참여한다. 바이아웃(Buy-out)이 전제가 되지 않는 고려아연 분쟁에 선뜻 뛰어들기에는 내부적으로 부담이 있다는 평가다. 안정적인 메자닌 전략을 펼치는 크레딧 펀드 역시 경영권 분쟁 딜과는 투자 성격이 맞지 않다는 의견이다.

고려아연 협력 회사인 일본 스미토모나 일본 소프트뱅크 등의 대안 역시 '외국계 자본'이라는 한계에 배임 가능성이 불거지는 상황이다. 최근 고려아연 측에 선 울산시 등은 MBK파트너스가 '중국계' 자본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을 인수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아연이 일본계 기관을 우군으로 삼기에는 대응논리가 빈약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일각에서는 스미토모가 제2차 세계대전 시기 조선인을 강제 동원한 전범기업이라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일본 스미토모는 고려아연에 원자재 공급을 하고 있어 (지분 취득으로) 고려아연과의 거래에서 높은 마진(가격)으로 혜택을 받으려고 하거나, 동맹이라는 명목으로 배타적 거래 관계를 형성해 추가 이윤을 확보하려고 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고려아연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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