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행동주의 펀드가 주주' 일본 스미토모, 고려아연 우군 나설 수 있나워렌버핏·엘리엇 등 지분 보유, 주주 행동주의 벽 넘어야

윤준영 기자공개 2024-09-25 08:03:37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4일 13: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 '우군' 후보로 거론되는 일본 스미토모상사가 실제 자금 지원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미토모상사가 최 회장 '자금줄' 역할을 하려면 주주를 설득해야한다. 주요 주주이자 해외 대표적인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오 워렌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헤서웨이를 설득하기 만만치 않을 것이란 평가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대항 공개매수를 위한 우군 확보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곳은 일본 스미토모상사,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 베인캐피탈, 일본 소프트뱅크, 한국투자증권 등이다. 대항 공개매수를 위해 약 2조원의 자금 마련이 필요한 만큼 고려아연과 인연이 깊은 기업 및 기관을 위주로 협력을 타진하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스미토모상사는 고려아연과 원자재 납품 등으로 인연을 맺고 있는 회사다. 이번 경영권 분쟁이 터진 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직접 일본 스미토모상사를 방문하며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스미토모상사의 주주 구성을 따져볼 때 고려아연 지원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스미토모상사의 주요 주주로 버크셔헤서웨이와 엘리엇 등 대표적인 해외 행동주의 펀드들이 자리잡고 있어서다.

버크셔헤서웨이는 2020년부터 스미토모상사 지분을 조금씩 매입해왔다. 현재 약 6%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엘리엇 역시 2022년 스미토모상사 지분을 일부 사들여 이를 기반으로 해당 회사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주주 제언에 힘써오고 있다.

현재 스미토모상사의 투자활동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고려아연 자금 지원과 관련해 이들 행동주의펀드의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3년간 스미토모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2021년 한화 약 4556억원에서 2022년 마이너스(-)8504억원, 2023년 마이너스(-)2조367억원을 기록했다. 투자활동과 관련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고려아연과 영풍과 같은 경영권 분쟁 기업에 직면한 회사에 투자하기가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 기업은 통상적으로 지분 1% 이상을 보유하면 이사회에서 발언할 수 있고 3% 이상 지분을 보유할 시 특정 주주 제안이 가능하다. 버크셔헤서웨이의 지분이 약 6%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주주 제언을 하는 데 문제가 없는 셈이다. 엘리엇의 정확한 지분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그간 스미토모상사 경영과 관련해 주주로서 목소리를 내온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고려아연 지원과 관련해서도 충분히 주주로서 대응책 마련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스미토모상사 고려아연에 원자재 등을 납품하며 오랜 기간 인연을 이어온 만큼 회사 차원에서 사업적 시너지를 앞세워 주요 주주를 설득할 것이란 말도 나온다. 지난 2020년 한진칼 경영권 분쟁 당시에도 델타항공이 지분 매입을 통해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한진칼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당시에도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매입에 나서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의견이 제기됐지만 상황은 반대로 흘러갔다. 두 회사의 오랜 사업적 파트너 관계가 한진칼 지원에 보탬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에서 가장 중요한 변곡점은 최 회장이 2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모을 수 있는지 여부"라며 "현실적으론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나 과거 국내 재벌들의 경영권 방어 사례들을 살펴볼 때 최 회장이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