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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MBK, 공개매수가 75만원 설정한 이유는67% 수익률로 청약 수요 자극, 고려아연 공개매수 물량 제한 효과도

이영호 기자공개 2024-09-30 08:10:04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7일 13: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개매수 종료를 일주일 앞둔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가를 75만원으로 상향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공개매수가 상향으로 고려아연 M&A의 사실상 '본게임'이 시작된 셈이다.

MBK는 공개매수가를 올리면서 기존 주주에게는 '확실한 엑시트 기회'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줬다. 고려아연 측에는 예상 밖 고가로 심리적 충격을 주는 동시에 향후 이어질 대항 공개매수에서도 매수 가능 수량을 제한하겠다는 포석이 깔렸다.

MBK는 최근 공개매수가를 66만원에서 13.6% 인상한 75만원으로 설정했다. 고려아연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평단가는 약 45만원이다. 공개매수가가 75만원으로 상향되면서 기관투자자들은 공개매수에 응할시 67% 수익을 확보하게 됐다. 개인투자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고려아연 상장 이후 역대 최고가 수준의 가격으로 투자자들의 엑시트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고려아연 대항 공개매수에 대한 견제구 성격도 깔려있다. IB업계에서는 75만원 공개매수가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고려아연은 70만원 초반대 공개매수가를 예상했다는 전언이다. MBK는 이를 감안해 의도적으로 70만원 중반대 가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리 타격만을 노린 것은 아니다. 매입단가를 크게 높혀 단기간에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고려아연의 부담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자금력이 제한된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규모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승기를 잡기 위해선 최소 6%의 추가 지분 매입이 필요하다.

매수 예정 수량이 적을수록 공개매수자가 소화할 수 있는 청약 물량은 줄어든다. 청약 수요가 목표치를 넘기면 안분비례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경우 투자자로선 깔끔한 엑시트가 이뤄지지 못한다. 고려아연 공개매수가가 MBK 매수가보다 높더라도 청약 물량을 전부 매입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신 주주는 MBK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모두 응하면서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청약 물량을 감안해 MBK에는 보유 물량 80%를 청약하면서 20%는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응하는 방식이다. MBK 청약 물량은 7%~14.6%다. 고려아연 대비 상대적으로 매수 여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오전 기준 고려아연 주가는 아직 70만원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공개매수가 상향에도 시장은 소폭 상승에 그쳤다. 통상 공개매수가에 근접하게 주가가 상승하는 것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기관투자자들이 관망하는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유력하기 때문에 추가 지분 매수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IB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MBK의 공개매수가를 감안해 70만원 후반~80만원대 공개매수가를 걸어야 할 것"이라며 "가격 상향으로 매수 가능 수량에는 한계가 생길 수 있고, 안분비례 가능성은 청약을 망설이거나 일부만 참여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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