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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아닌 'SOOP'을 보자 [thebell note]

이민우 기자공개 2024-10-04 07:18:3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2일 08: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업 중 하나를 꼽으면 숲(SOOP)을 빼놓을 수 없다. 과거 아프리카TV였던 사명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새얼굴로 탈바꿈했다. 글로벌 진출 전략과 더불어 과거 플랫폼, 사명 등에 누적된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내려는 시도였다.

다만 곱지 않은 시선도 상당하다. 사명, 플랫폼명을 바꿔도 저급하고 자극적인 콘텐츠만 양산하는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는 투의 부정적 관점들이다. 국내 스트리밍, 인터넷 방송 시장은 잦은 사건사고에 노출됐고 아프리카TV, 현재의 SOOP 역시 자유롭진 못했던 탓이다.

특히 SOOP과 아프리카TV는 지금껏 생존한 반대급부인듯 다른 플랫폼 사건사고에도 숱하게 오르내렸다. 방송 콘텐츠가 과거 인플루언서 중심 캠 방송에서 다양화됐고 아프리카TV 트래픽의 60% 이상을 게임 방송 등에서 차지하지만 유독 아프리카TV, SOOP엔 고달픈 멍에가 씐 느낌이다.

여전히 발생하는 스트리머, BJ발 사건사고를 SOOP에 걸고 넘어지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유튜브나 트위치 등 다른 인터넷 방송,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도 스트리머 관련 사건사고는 숱하게 일어났다. '아프리카TV, SOOP은 사건사고가 잦은 플랫폼, 업체'라고 단순하게 정의하는 건 더 이상 정확하지도 공평하지도 않다.

이런 시각은 스트리밍 시장 자체를 은연 중에 얕잡아보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고유 트렌드가 있고 유행도 빠르며 심각한 레드오션이다. 이런 경쟁에서 살아남기란 플랫폼, 스트리머 모두에게 쉽지 않다. 장기적인 생존을 위한 SOOP의 변화 행보를 무작정 흠집내선 안되는 이유다.

이제 스트리밍 시장은 외부 생태계와 더 많은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 스트리머로 구성된 걸밴드가 음악차트 1위에 오르고 다수 대기업에서 앞다퉈 나섰던 버츄얼 아이돌의 경우도 국내에선 사실 스트리밍 업계에서 처음 반향을 만들었다. 네이버에서도 사업에 뛰어든 상황에서 더 이상 스트리밍 시장이나 SOOP 같은 기업을 평가절하할 이유는 없다.

물론 SOOP도 아프리카TV 등에 쌓인 부정적 인식에 책임 소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플랫폼의 운영 책임은 결국 운영사에 있다. 하지만 책임져야할 과오가 있다고 해서 변화하려는 기회까지 뺏을 이유는 없다. 개심, 변신의 기회는 사람만이 아닌 기업과 플랫폼에도 열려 있다.

앞으로도 SOOP이 만들어갈 생태계와 미래엔 과거 아프리카TV 시절 심어진 따가운 나무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나무는 결국 거대한 숲의 일부분일 뿐이다. 따갑거나 죽은 나무가 몇그루 있다 할지라도 전체가 푸르다면 그 숲은 푸른 숲이다. 자신들만의 숲을 새롭게 만들어가진 SOOP의 행보를 지금은 그대로 봐주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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