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엠벤처투자]M&A로 활로 모색…소형 VC·미국 헤지펀드 인수 추진②글로벌 금융투자그룹 도약 목표…"기업 생애 전주기 책임질 것"
이기정 기자공개 2024-10-08 09:12:31
[편집자주]
코스닥시장에서 거래 정지에 놓인 엠벤처투자가 감사보고서 승인을 받으며 재도약을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거래 재개까지 한국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가 남아 있지만 사전 준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엠벤처투자는 초기부터 후기에 이르는 투자 밸류체인을 구축해 글로벌 금융투자그룹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예고한 상황이다. 더벨이 엠벤처투자의 현재 주소를 짚어보고 향후 성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4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기를 꿈꾸는 엠벤처투자의 핵심 성장 전략은 인수합병(M&A)이다. 벤처캐피탈(VC) 인수를 통해 최대 주주 변경과정에서 약화됐던 벤처투자 경쟁력을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미국 헤지펀드를 인수해 다양한 투자 라이선스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품고 있다.이같은 전략은 현재 엠벤처투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최근 얼어붙은 VC업계 환경을 고려하면 주식 거래 정지 중인 하우스가 신규 심사역을 개별적으로 채용해 투자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난도가 높기 때문이다.
엠벤처투자는 M&A를 통해 기업 생애 전주기를 지원하는 하우스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앤파트너스에서 PE 전문가가 합류했고 VC 인수로 벤처투자 역량을 강화한다. 추가로 액셀러레이터(AC) 라이선스 취득과 헤지펀드 인수 등 글로벌에서 활동할 수 있는 비히클 확보도 준비하고 있다. 스타트업에게는 한 번의 투자로 자금 조달부터 글로벌 진출까지 모든 도움을 기대할 수 있는 꿈의 하우스가 되는 것이다.
◇AUM 1000억 규모 벤처캐피탈 인수 타진…벤처투자 전문성 강화
엠벤처투자는 VC 인수를 통해 하우스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국내 VC 중 운용자산(AUM) 1000억원 규모의 하우스를 품을 계획이다. 이미 큰 줄기에서의 합의는 이뤘고 대상 하우스의 경영진과 인수에 관한 세부 사항을 조율하는 단계에 있다.
엠벤처투자가 M&A를 선택한 이유는 현재 회사의 상황과 관련이 깊다. 엠벤처투자는 수앤파트너스로 최대 주주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기존 VC 심사역들과 대부분 이별했다. 당시 수앤파트너스에서 엠벤처투자가 일부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향됐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심사역들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면서 심성보 대표 등 수앤파트너스에서 일부 인력이 엠벤처투자에 합류했다. 이들은 주로 PE 투자를 진행해 벤처투자에 대한 전문성은 적은 편이다. 이에 심사역 신규 인력 확충과 VC 인수를 놓고 고민하다가 최종 M&A로 가닥을 잡았다.
엠벤처투자는 VC 인수를 통해 인력 채용과 함께 투자 재원도 자연스럽게 확보하게 된다. 실제 논의 중인 하우스의 드라이파우더는 약 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인수 방식은 우선적으로 자회사로 편입시킨 후 하나의 법인으로 합병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대상 VC의 현재 대표와 심사역, 백오피스 등을 포함해 총 5명가량을 영입할 생각이다. 이들은 독립성을 부여받아 엠벤처투자 내 VC 부문을 책임지게 된다.
인수 자금은 자체 보유한 현금을 활용한다. 회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63억원 수준이다. 창업투자회사 라이선스 취득에 필요한 최소 자본금 20억원과 해당 VC가 GP 커밋으로 출자한 금액을 고려하면 50억원 안팎에서 가격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엠벤처투자가 한국거래소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통과하고 거래 재개가 되는 시점에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상대 VC 측에서 엠벤처투자가 거래 중지라는 이유로 우려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엠벤처투자 관계자는 " VC 부문을 내부적으로 새롭게 키우는 것보다 외부 VC를 품는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외부에서 인수한 VC는 이미 오랜시간 투자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VC 전문성이 부족한 엠벤처투자가 자리를 잡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투자 비히클 확보 전략…수앤파트너스와 시너지도 기대
엠벤처투자는 미국 헤지펀드 인수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종합 금융투자회사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만큼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비히클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같은 맥락에서 향후 여건이 된다면 AC 라이선스도 확보할 계획이다.
미국 헤지펀드 인수와 관련해서는 아직 대상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보다 열린 관점에서 후보군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는 만약 적합한 인수 대상이 없을 경우 자체적으로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법인을 설립할 생각도 하고 있다.
엠벤처투자가 계획대로 M&A에 성공하면 스타트업 생애 전주기 맞춤형 투자 전문성을 확보하게 된다. VC 사업부에서 초기 기업을 발굴하고 PE 사업부에서 보다 큰 규모의 후속 투자를 하는 구조다. 추가로 글로벌 진출이나 국내외 기업 M&A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엠벤처투자뿐 아니라 모회사인 수앤파트너스와의 시너지도 창출할 수 있다. 수앤파트너스는 신기술금융사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고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 GP 등록 승인을 받았다. M&A 자문 전문성도 상당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방면에서 지원할 수 있다.
앞선 관계자는 "투자 생태계에서 기업들에게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다양한 비히클을 확보해 기업의 생애 주기에 맞춤형 도움을 주는 조력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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