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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C '패키지 딜' 성사시킨 리가켐, 기술수출 질적 성장 자체 신약물질+원천기술 동시 L/O…오리온 인수 후 첫 딜

정새임 기자공개 2024-10-11 08:47:27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0일 1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가켐바이오 사이언스가 2달 전 공표한 '패키지 딜'을 성사시켰다. 글로벌 빅파마 오노약품공업과 1조원 이상의 빅딜을 체결했다. 오리온 품에 안긴 후 첫 번째 성과로 기록된다.

패키지 딜은 리가켐바이오의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 'LCB97'과 함께 자사 ADC '콘쥬올(ConjuAll)' 플랫폼 원천기술을 기술수출(L/O) 함으로써 전체적인 딜 규모를 대폭 늘렸다는 점이 특징이다.

◇LCB95 기술수출 총 규모 9400억…플러스 알파(+α) 기회

리가켐바이오는 10일 오노약품과 2건의 패키지 딜을 체결했다. 첫 번째 딜은 리가켐바이오의 자체 파이프라인 중 L1CAM을 타깃하는 ADC 신약 후보 물질이다. 오노는 LCB97에 대한 전 세계 개발과 상업화 권리를 독점적으로 확보하는 대신 선급금과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을 지급한다. 경상기술료는 별도다.

LCB97의 총 계약규모는 7억달러(9435억원)다. 개발 도중 시장 상황이 달라질 경우 계약이 중단될 수 있지만 반대로 계약규모가 2배가 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오노약품이 페이로드 변경 버전의 후보물질을 함께 개발하기로 결정할 경우 기술이전 대상이 1개에서 2개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 화이자 등 글로벌 빅파마들은 같은 타깃의 ADC에 여러 페이로드를 붙여 동시다발적으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내성에 대비하고 추가 적응증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공격적인 전략이다. 오노약품 역시 리가켐바이오가 연구했던 다른 페이로드 버전을 함께 살펴본 후 동시 개발 가능성을 열어뒀다.

LCB97은 폐암, 췌장암, 대장암, 난소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발현되는 L1CAM을 타깃하는 ADC 신약물질이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해 2월 스위스 엘쎄라에서 L1CAM 항체를 도입해 ADC로 개발해왔다. LCB97은 L1CAM 양성 폐암 모델에서 높은 활성도를 나타냈으며 생쥐의 유방암 및 난소암 이종이식편에서도 가능성을 입증했다.

오노약품은 LCB97의 극초기 연구 단계부터 기술이전을 염두에 두고 강도높은 분석을 실시했다는 후문이다. 1년 6개월간 몇 번의 실사와 치열한 협의 끝에 양사 계약이 성사됐다.

◇ADC 달라진 위상, 확대된 원천기술 L/O 규모…패키지 딜까지 성사

오노약품과의 두 번째 딜은 리가켐바이오의 ADC 플랫폼 기술을 도입해 복수 타깃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건이다. 오노약품은 자사 항체를 리가켐바이오의 콘쥬올 플랫폼에 대입해 ADC 신약 물질을 연구하게 된다.

총 계약규모는 비공개지만 리가켐바이오는 타깃 독점권 유지금과 단기 마일스톤을 수령할 예정이다. 또 개발 진척에 따라 단계별 마일스톤을 받게 된다. 상업화 성공 시 경상기술료는 별도다.

통상 플랫폼 기술이전은 신약 물질을 이전하는 것보다 규모가 작다. 하지만 글로벌 ADC 시장에서 톱티어로 꼽히는 리가켐바이오의 입지가 반영되면서 과거와 비교해 2~3배 더 높은 가치를 받게 됐다. 여기에 LB97 물질 공동 L/O로 리가켐바이오가 추구하는 패키지 딜을 성사시켰다.

리가켐바이오는 6월 개최한 '글로벌 R&D데이 컨퍼런스'에서 앞으로 패키지 딜을 추진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공표 4달 만에 약속을 지키면서 시장에 신뢰도를 쌓았다.

리가켐바이오가 패키지 딜을 추구하는 이유는 한 번의 딜로 거래규모와 선급금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MSD 역시 지난해 다이이찌산쿄와 ADC 3종에 대한 패키지 딜을 맺음으로써 선급금으로만 약 5조4000억원을 받았다. 총 계약규모는 30조원에 달했다.

패키지 딜은 계약이 체결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린다. 과거에는 재무적 안정을 꾀하고 업계 인지도를 쌓기 위해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빠른 딜 체결에 방점을 뒀다. 글로벌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오리온이라는 든든한 모회사를 둔 지금은 기술수출의 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빅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얀센과의 2조원 빅딜에 이어 이번 오노약품과의 딜에서도 미국 현지법인 안티바디켐 바이오사이언스(ACB)를 이끄는 채제욱 부사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에 거주하며 빅파마와의 비즈니스 협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박세진 리가켐바이오 사장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과거에 비해 2~3배 규모가 확대된 원천기술 딜과 함께 파이프라인 수출 등 패키지 딜을 성사시켰다"며 "ADC 쪽에서도 노블(Novel) 타깃을 원했던 오노약품과 의미있는 딜을 체결해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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