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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플랫폼 투심 악화, 밸류 협상 줄다리기 '팽팽' 발란·머스트잇 자금조달 IR…다운라운드 불가피 분위기, 이견 심화

이영아 기자공개 2024-10-18 06:55:1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7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명품 플랫폼 기업들이 투자 라운드를 위한 기업설명회(IR)에 적극 나선 가운데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직전 대비 밸류에이션을 대폭 깎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지만 기존 주주와 업체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17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발란과 머스트잇, 젠테 등 명품 플랫폼 업체들은 투자 유치를 위한 기업설명회(IR)에 나선 상태다. 다만 투자 라운드는 쉽사리 진전되지 않고 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에 대한 투자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명품 플랫폼은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큰 각광을 받으며 기업가치가 단기간에 급증했다. 당시 유동성이 풍부했던 시절이기 때문에 주요 VC 또한 높은 밸류에이션에 투자금을 집행했다. 발란 3000억원, 머스트잇 4500억원, 트렌비가 2800억원의 몸값으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명품 플랫폼 기업의 흥행 요인 중 하나였던 것이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면세점, 백화점 등)에 갈 수 없었다는 점이었는데 이러한 장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배적 점유율을 차지하는 플랫폼이 등장하지 못한 상황에서 '제살 깎아 먹기'식 마케팅 경쟁이 과열됐다. 경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매출이 감소하고 적자가 누적됐다.

명품 플랫폼 기업은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외형을 키워 고객을 유치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왔다. 엔데믹 상황에서 추가로 유입되는 자금이 막히면서 구조조정과 사업 축소 등으로 연명해왔다. 이젠 이 마저도 한계에 부딪히자 투자 유치에 나선 것이다.

다만 투자 라운드가 쉽사리 진전되지 않고 있다. 밸류에이션 관련 이견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플랫폼 투자 심리가 크게 악화했기 때문에 기존 라운드 대비 밸류에이션을 낮추는 다운 라운드가 불가피하다는 공감대는 있다"면서 "다만 기존 투자자와 업체가 허용할 수 있는 범위를 크게 벗어난 몸값이 거론되면서 협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 6월 시리즈E 투자를 유치한 명품 플랫폼 트렌비 사례에서 냉각된 투자 심리를 읽을 수 있다. 트렌비는 기존 투자자로부터 사실상 '구제금융' 성격의 투자를 받았다. 시리즈E 라운드에서 60억원가량을 조달했다. 투자에는 기존 투자사였던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뮤렉스파트너스, SL인베스트먼트 등이 참가했다.

트렌비는 낮은 전환가액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기존 투자자가 이를 십시일반 받아가는 식으로 시리즈E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트렌비가 발행한 CB의 최초 전환가액은 주당 20만8721원이다. 지난 2022년 CB를 발행해 200억원을 조달했는데 당시 CB의 최초 전환가액은 61만4359원이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자금을 집행할 수 있는 ‘큰 손’ 투자자를 끌어와야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마저도 가격 경쟁력, 해외 확장성, 상품 소싱력 등 독보적인 경쟁력을 입증할 필요가 있어서 당장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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