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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LG생활건강 '뷰티테크' 거듭나려면

변세영 기자공개 2024-12-05 09:46:43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8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본능이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도 탱탱한 피부를 위해 우유세안을 하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고 하지 않나. 한 가지 달라진 게 있다면 '기술의 발전'이다. 과거 얼굴에 뭔가를 펴발라 피부건강을 보충하는 1차원적 방식에서 현재는 고주파나 진동 등을 활용해 피부를 리프팅하는 기능이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하는 게 가정용 홈뷰티 시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홈 뷰티디바이스 시장 규모는 2013년 800억원 수준에서 올해 2조원에 육박할 만큼 고성장했다. 뷰티시장의 2막이 열렸다는 표현이 딱 맞다.

상황이 이러한데 K-뷰티 선두업체인 LG생활건강은 뷰티디바이스 시장에서 이렇다 할 진척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정애 대표가 신성장 동력으로 ‘뷰티테크’를 낙점했음에도 여전히 경쟁사에 비해 디바이스 기술 투자나 협력업체 발굴 등에 소극적이라는 전언이다. 최근 전기 자극을 이용한 피부미용기 등을 포함하는 '써마샷'을 특허청에 상표 등록 출원하는 등 나름대로 의지를 드러내고는 있지만 한발 늦은 만큼 흥행 여부는 미지수다.

사실 LG생활건강은 일찌감치 뷰티디바이스 시장 문을 두드리며 선도적으로 움직여 왔다. 2013년 미용기기 전문 브랜드 튠에이지를 론칭하고 클렌징 기기 등을 출시한 게 대표적인 예시다. 이후 2020년 저주파 바디 마사지기, LED 피부관리 디바이스, 두피 관리기기 등을 내놓았는데 마케팅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존재감이 없었다. 그 사이 에이피알 등 신흥 업체들이 치고 나갔다.

LG생활건강이 뷰티디바이스 시장에서 제대로 기를 펼치지 못한 데는 LG전자와 비즈니스 영역이 다소 겹치는 게 하나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LG전자와 LG생활건강은 각각 개별적으로 뷰티디바이스 사업을 전개한다. 실제 LG생활건강의 LED 기기는 LG전자가 아닌 코스닥 제조사가 생산한다.

사업 시도 자체는 LG생활건강이 빨랐다. 그러다 LG전자가 2017년 LG프라엘을 선보이며 홈뷰티 시장에 진출한 후 노선이 다소 꼬인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경우 최근 뷰티기기와 결합해 사용하는 화장품 출시를 위해 '화장품 판매업'까지 추가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그룹 내에서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LG생활건강이 뷰티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LG전자와의 교통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LG생활건강과 LG전자 간 사업협약 등을 통해 뷰티기기 시장에서 협력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겠다. 결국 지주사인 ㈜LG가 나서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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