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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에스넷, AI 중장기 비전 제시 '개인 투심 부활'거래량 회복세, SI 비즈니스 벗어나 AI 인프라 서비스·솔루션 힘싣기

이종현 기자공개 2024-12-03 13:39:25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3일 13: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에스넷시스템(이하 에스넷)의 주가가 3일 오전 강세를 보였다.

에스넷은 장 초반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개장 10분 만에 거래량 100만주를 넘었다. 주가는 전일 대비 13.5% 상승한 4940원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상승분을 반납, 오후 1시 23분 기준 거래량은 352만7533만주, 주가는 2.9% 오른 44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스넷의 주가는 5월 11월 중순까지 하락 흐름을 이어왔다. 6000원대였던 기업 주가는 11월 15일 3385원으로 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하락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거래량도 얼어붙었다. 5월부터 11월 27일까지 에스넷의 주식 거래량 총합은 520만주에 불과하다. 일평균 거래량은 3만7147주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반전됐다. 지난 11월 28일 에스넷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3.7% 급등했다. 일일 거래량은 972만주로 지난 7개월여간의 거래 총합보다도 많았다. 급등 후 2거래일 동안 숨고르기를 한 뒤에 이날 다시 거래가 크게 늘었다.


에스넷의 주가를 띄운 것은 개인 투자자다. 지난 28일 개인 투자자는 에스넷의 주식 14만791주를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2만3880주, 831주를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범위를 넓혀 5월부터 12월 2일까지로 살폈을 때 개인 투자자는 45만4818주를 순매수, 외국인, 기관은 39만8974주, 3만6513주를 순매도했다.

◇Public Announcement

에스넷은 1999년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문에서 분리해 설립된 기업이다. 분사 이듬해인 2000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시스코, 델, 오라클, HP 등 외산 벤더 제품을 국내에 공급해 왔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와 함께 제품 도입을 위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의 사업을 이어왔다. 2020년 경쟁 기업이던 코스닥 상장사 인성정보의 지분을 인수하며 한 식구가 됐다.

그룹의 핵심 축인 에스넷과 인성정보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각각 4771억원, 3652억원이다. 에스넷ICT까지 더한 그룹 매출액은 약 8600억원에 달한다. 아이티센과 함께 국내 대표 시스템통합(SI)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올해 3분기까지 에스넷은 누적 매출액 28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억원에서 –2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4분기에 실적이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3분기까지의 실적으로 한해 사업 성과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SI 사업에서 벗어나 클라우드 매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에스넷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20% 가량은 클라우드에서 발생했다. 장기적으로 클라우드 매출을 전체의 50% 수준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클라우드와 함께 인공지능(AI)을 주요 먹거리로 삼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AI 인프라 설치부터 전략 수립, 구축·운영 등을 아우르는 AI 컨설팅을 제공한다. 에스넷그룹의 기술센터인 'S2F 센터'를 통해 고객사의 요구에 맞춰 설계한 시스템을 미리 확인해볼 수 있는 CoE(Center of Excellence)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 주가 상승을 이끈 것도 인공지능(AI)이다. 에스넷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직접 구매해 자체 인프라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인프라 서비스·솔루션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11월 27일 자사의 AI 사업 전략과 역량을 소개하는 'AI CoE Day'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엔비디아, 시스코, 델테크놀로지 등 AI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대거 참석했다. 최근 대형 공공 LLM 사업을 수주한 코난테크놀로지도 에스넷의 파트너로 행사에 함께했다.

◇Peer Group

에스넷은 국내 증시에서 'IT서비스' 업종에 속해 있다. 해당 섹터에는 NHN, 카페24, 케이쓰리아이, 솔트룩스 등 동종 기업으로 보기 어려운 곳부터 경쟁 기업으로 분류할 만한 삼성SDS, 현대오토에버, 쌍용정보통신, 포스코DX 등 SI 기업이 혼재해 있다.

오후 1시 기준 IT서비스 업종은 전일 대비 1.2% 하락해 거래됐다. SI 기업 대부분은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상승폭이 가장 큰 것은 에스넷이다. 반면 업계 최대 기업인 삼성SDS의 경우 전거래일 대비 6.4% 하락한 13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hareholder Status

에스넷의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박효대 회장과 그 부인인 허인숙 씨다. 박 회장과 허 씨가 지분 88.2%를 보유한 블루로터스가 에스넷의 지분 14.7%를 보유하며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박 회장(5.3%)과 허 씨(5.8%) 개인이 보유한 주식까지 더한 지분은 25.9%다. 지난해 대비 최대주주 지분율은 하락했다. 전환사채 전환청구권 행사로 지분율이 일부 희석된 결과다. 소액주주 지분율은 60.4%에 달한다.

◇IR Comment

더벨은 이날 에스넷의 IR 담당자와 통화했다. 에스넷 IR 담당자는 "최근 진행한 AI CoE 행사에서 에스넷이 구축해 온 AI 인프라 서비스와 솔루션을 선보이는 등 중장기 비전을 제시한 것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서 "에스넷은 2018년부터 AI에 대한 투자를 이어왔다. 엔비디아, 시스코, 델과 파트너십을 모두 체결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회사"라며 "국내 AI 데이터센터 등 AI 생태계 발전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에스넷의 주가가 반등했지만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의 저평가 구간이다. 이와 관련 그는 "내부적으로 저평가에 대한 부분을 인지하고 있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공시 등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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