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조양, 바이오 사업 확장 배경은 HD현대 보유 현금 200억, 사업 확장 한계…부지홍 대표, 사업 노하우 이식 전망
이호준 기자공개 2024-12-05 08:23:54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4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그룹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로의 진출을 본격화한 가운데 그 중추적 역할을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맡았다는 점에 관심이 쏠린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단순 벤처기업 정도의 수준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으로 만들어보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다는 평가가 나온다.HD한국조선해양은 의학·약학 연구개발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자회사 '에이엠시(AMC)사이언스'를 설립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자산 총액은 270억원이다. 지분 100%를 HD한국조선해양이 보유한다. 수장은 HD현대의 투자 전문 자회사 HD현대미래파트너스의 부지홍 대표가 맡았는데 현재 벌써 치료제 개발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HD현대그룹 관계자는 "신약 개발에 방점이 있다"며 "당장 성과를 낼 만한 수준은 아니고 바이오 분야를 하나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사실 HD현대그룹의 바이오 사업 진출 소식 자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9년 HD현대는 100% 출자해 세운 현대미래파트너스를 통해 카카오와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설립했다. 2022년 청산하긴 했지만 병원의 전자의료기록(EMR) 등 의료 빅데이터를 의료기관은 물론 바이오 기업 등에 제공하는 사업을 했다.
2020년, HD현대는 정기선 수석 부회장(당시 부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미래위원회를 발족해 바이오 사업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미래 전략을 구체화했다. 그리고 이듬해 7월, 현대미래파트너스는 239억원을 들여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 기업 '메디플러스솔루션'을 인수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암 환자를 대상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같은 해 12월에는 HD현대미래파트너스가 신약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삼는 '암크(AMC)바이오'를 설립했다. 암크바이오라는 이름도 서울아산병원의 영문 이름 약자를 사용했다. 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신약 개발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번에 주목할 부분은 바이오 사업의 주체로 나선 HD한국조선해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그룹 내 조선부문 중간지주사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조선, HD현대삼호중공업 등 여러 조선사들의 성장전략을 구상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업계는 스타트업 발굴 중심의 기존 투자 방식을 벗어나기 위한 HD현대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주사 주도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등은 의사결정을 간소화해 사업 다각화에는 유리하다. 다만 사업을 대규모로 확대하고 이를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HD현대가 보유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만 봐도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실제 HD현대의 올해 9월 말 기준 별도 현금성자산은 200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HD한국조선해양의 현금성 자산은 1조7621억원 규모다.
신약 등 바이오 시장은 변화가 매우 빠른 영역이다. 속도전이 중요한 상황에서 HD현대의 재무구조로는 본격적인 사업 확대가 어렵다. 추가 투자를 감안하더라도 HD현대가 주체가 돼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AMC사이언스의 부지홍 대표는 HD현대미래파트너스를 이끌며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과 메디플러스솔루션, 암크바이오를 인수·운영해 왔다. 이 과정에서 쌓은 사업 경험과 노하우가 상당한 만큼 조선업 중심의 HD한국조선해양에서도 AMC사이언스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육성한 뒤 매각하거나 단순 수익 창출에 초점을 맞춘 차원이 아닐 것”이라며 “사업적인 형태로 바이오 사업을 직접 운영하고 성장시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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