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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초록뱀 그룹]지오릿에너지 CB 510억 출자 마무리, 투자행보 본격화초록뱀미디어 매각 자금 활용, 그룹 차원 움직임 '촉각'

양귀남 기자공개 2024-12-09 09:00:50

[편집자주]

초록뱀 그룹이 시장에 돌아왔다.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상장사 투자를 재개했다. 아직 리스크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보인 행보라 시장 주목도가 높은 분위기다. 그간 지배구조 정리 차원에서 계열사를 매각한 점이 자금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더벨이 초록뱀 그룹의 최근 행보를 추적하고 기회요인과 리스크를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4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달 코스닥 상장사 지오릿에너지가 1000억원의 자금조달을 마무리하면서 코스닥 업계 화제로 떠올랐다. 국내 증시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시점에 모처럼 등장한 대규모 딜이었다.

이 딜의 최대 출자자로 등장한 곳은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이 이끄는 오션인더블유였다. 씨티프라퍼티가 지난달 상호를 오션인더블유로 바꾸고 나선 첫 행보였다. 시장에선 그간 자취를 감췄던 원 전 회장이 투자재개 신호탄을 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오릿에너지는 지난 3일 1000억원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발행을 결정하고 약 일주일만에 속전속결로 완료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례적으로 큰 자금을 한번에 조달했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았다. 당초 오는 11일로 예정돼 있던 납입일도 일주일 가량 앞당겼다. 최근 국내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행보로 판단된다.

투자주체는 다름아닌 원영식 전 초록뱀 회장이었다. 원 전 회장은 지난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해 말 보석으로 석방됐지만, 이슈를 의식한 듯 올해 시장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았다.

이번 지오릿에너지 CB 투자를 통해 단번에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오릿에너지의 1000억원 CB를 납입한 주체는 라르고스브릭 투자조합으로 최대출자자가 오션인더블유(옛 씨티프라퍼티)다. 오션인더블유의 최대주주는 아름드리코퍼레이션으로 원 전 회장이 대표로 있다. 최대주주는 원 전 회장의 아들인 원성준 씨다.


오션인더블유는 라르고스브릭 투자조합에 510억원을 출자했다. 오션인더블유가 51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일시에 투자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최근 완료된 초록뱀미디어 매각덕분이었다.

지난달 29일 오션인더블유와 큐씨피미디어홀딩스가 맺은 초록뱀미디어 구주 양수도 계약이 완료됐다. 총 1800억원 수준의 딜이었다. 현금을 확보한 오션인더블유가 즉시 새로운 투자처에 자금을 투입한 모양새다.

지난 9월 원 전 회장의 아름드리코퍼레이션이 지오릿에너지에 210억원 CB를 납입하기는 했지만, 이번엔 보유 중인 상장사를 통해 투자를 진행한 만큼 의미가 더 크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초록뱀그룹 2기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오릿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주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기업이다. 특히 지열 냉난방 시스템 부문에서 대부분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지열 냉난방 시스템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97.3%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리튬 추출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본업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신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한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다.

CB 납입이 완료된 만큼 지오릿에너지의 경영권 변경도 원활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기존 지오릿에너지 최대주주인 엔투텍은 에이프로젠과 지베이스에 지오릿에너지 구주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410억원 수준의 계약으로 잔금 납입일은 내년 1월 9일이다. 경영권 변경과 더불어 유상증자, CB를 합쳐 총 1640억원의 자금조달을 예고했다. 그 중 가장 큰 1000억원 CB가 안정적으로 납입된 만큼 경영권 변경과 자금 조달의 큰 산은 넘은 셈이다.

에이프로젠은 지오릿에너지 인수 이후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전문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명도 '엡트레이지 뉴로사이언스'로 변경할 계획이다. 에이프로젠이 예고한 계획대로라면 지오릿에너지는 기존사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신사업을 추진하게 될 예정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큰 손이 시장에 돌아왔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이후 행보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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