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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도 국장 탈출, 미국으로 '머니무브' 수익자 요청에 자산 변경 성행, 해외펀드 론칭 움직임도

구혜린 기자공개 2024-12-09 07:48:41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5일 07:40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해외자산 익스포저 확대 추세가 뚜렷하다. 국내주식형 펀드·일임 상품의 자산 중 일부를 매도하고 미국 주식을 매수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올해 수익자들의 해외 주식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이러한 추세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토러스자산운용 등 10여개 대형 헤지펀드 운용사는 국내 주식형 펀드·일임 상품 자산 중 일부를 매도하고 미국 주식을 매수했다. 롱온리 전략에 주력하며 기관 만큼이나 개인 투자자 비중이 상당하고 여타 운용사 대비 해외 주식 경험이 있는 운용사가 이같은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자산 변동이 발생한 이유는 수익자의 직접 요청에 따른 결과다. 국내주식형 펀드에 해외 자산을 담으려면 펀드 약관상 변경이 가능하다고 사전에 합의가 돼 있어야 한다. 또한 한 명의 수익자가 아닌 전 수익자가 동의를 얻어야만 변경이 가능하다. 트레이딩 대상이 달라짐에 따라 수탁사와도 수수료율 변경 등의 의논이 필요하다.

펀드보다도 일임 상품에서 자산 변동이 활발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임의 경우 1대 1 계약이므로 펀드처럼 전 수익자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 국내에서 해외 주식 운용을 활발하게 전개 중인 토러스자산운용의 경우 지난해 말 대비 올 상반기 중에만 해외 운용자산이 약 10배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대부분 일임 자산이다.

주요 운용사에서 자산 변동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해외 주식 수요가 뚜렷해졌다는 방증이다. 일명 '국장 빼서 미장' 머니무브 현상이 헤지펀드에서도 감지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연초 670억달러(약 94조원)에 불과했으나, 최근 1001억달러(약 141조원)를 돌파했다.

해외주식형 펀드를 신규 론칭하려고 수탁사에 문의를 하고 있는 운용사도 늘어난 추세다. 기존 펀드의 자산 변경은 쉽지 않으므로 아예 신규 펀드를 만드는 것이다. 최근 르네상스자산운용이 해외주식형 펀드를 첫 설정했으며 씨스퀘어자산운용, 더블유자산운용 등이 내년 중 해외 주식형 펀드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주요 운용사들에서는 해외 주식 전문가 구하기가 숙제로 자리잡았다. 한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 대표는 "미국 주식 운용을 시작하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은데 우선 운용인력, 리서치 네트워크, 퀀트 시스템 등을 확충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며 "특히 기준을 충족하는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치적 이벤트가 발발함에 따라 이같은 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5일 밤 발생한 비상계엄 이슈 때문이다. 다행히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윤 대통령도 이를 수용해 일단락되긴 했지만 아직 그 여진이 남은 상태다.

또다른 운용사 해외주식총괄은 "환율과 세금 이슈가 있기에 아직까지는 미국 주식 투자 규모가 크다고 볼 수는 없으나, 투자자들 사이에 세금을 감내하고 투자할 만하다는 식의 인식은 개선된 게 분명하다"며 "현재 조금씩 자산을 옮기는 운용사들이 많고 각종 이슈가 맞물려 내년에는 분명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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