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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오너가 분쟁]줄어드는 형제 지분, 불리해지는 지분 균형상속세·주담대 압박 등 지분 매도, 내년 3월 정기주총서 표대결 불리

김성아 기자공개 2024-12-13 09:53:16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2일 1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균형이 4자연합 측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현재 경영권을 쥐고 있는 형제들의 주식담보대출 상환 압박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시간 외 대량매도에 이어 장남 임종윤 사장도 일주일간 연달아 매도가 이뤄지면서 지분율에 변동이 생겼다.

◇형제 지분율 2.21%p 하락, 내년 상반기 5차분 상속세 납부

3월 정기주주총회 이후 일단락됐던 경영권 분쟁이 하반기 다시 격화되면서 대주주 일가의 우호 지분은 요동쳤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3자연합을 구성하면서 모녀 측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48.04%로 대폭 확대됐다.

라데팡스파트너스까지 모녀 측 백기사로 참전하면서 3자연합이 4자연합으로 확대됐고 이들 연합의 지분율은 49.42%로 과반에 달하는 수준으로 늘어났다.

반면 정기주총에서 경영권을 확보한 형제 측은 지분이 줄어들었다. 임종윤 대표가 11월 14일 블록딜 방식으로 105만주를 매각하며 1.54%p가 축소됐다. 이어 임종윤 사장이 이달 4일부터 일주일간 45만6559주를 장내매도했다. 현재 형제 측 지분율은 25.32% 수준으로 줄었다.


형제가 주식을 처분한 배경에는 재무적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 임종훈 대표의 경우 상속세 납부가 원인이다. 140억원의 상속세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아 대량 블록딜을 진행했다.

임종윤 사장의 경우는 주담대 상환 부담이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3월 이미 올해분 상속세를 납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보유 주식 대부분을 담보 잡았던 임종윤 사장은 주담대 상환 만기 계약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19일 기준 임 사장의 주식 가운데 담보로 제공된 주식 비율은 현재 보유지분의 80%, 전체 발행주식의 9.46%에 달한다.

갑작스러운 이번 매도는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로 인한 반대매매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불안정한 대내외 정세로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급락하면서 6일 3만원 선이 뚫렸다. 현재까지 알려진 한미사이언스 오너일가 마진콜 경계선은 3만원 안팎 수준이다.

주가가 일정수준 이하로 하락하면 대출을 제공한 은행이나 증권사는 채무자에게 추가 증거금을 요구할 수 있다. 만약 증거금 부족으로 담보유지비율을 충족하지 못하면 은행이나 증권사는 반대매매를 통해 자동으로 주식 매각을 진행할 수 있다.

이달 4일과 5일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대표의 주담대 제공자 중 하나인 대신증권이 한미사이언스 지분 약 28만주를 장내 매각했다는 점도 마진콜 발동에 의한 반대매매 추측에 힘을 싣는다.

연말인 이번달까지 만료되는 임종윤 사장의 담보대출 계약은 5건 더 있다. NH투자증권과 맺은 담보계약 3건이 이달 23일 만료된다. 하나증권과 체결한 계약 2건도 이달 31일 종료된다. 총 5건 계약에 담보로 잡은 주식은 94만2104주, 비율로는 1.38%에 달한다.

만약 현재 임종윤 사장이 증거금을 낼만할 자금 조달력이 충분치 않다면 추가 반대매매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외부 자금이라도 끌어와야 할 상황이지만 반대매매가 사실이라면 조달이 더이상 어려워진 셈이다.

임종훈 대표 역시 주담대 비율이 높다. 그의 주식 가운데 담보로 제공된 주식은 현재 보유 지분의 73% 수준이다. 임종윤 사장과 달리 당장 만료를 목전에 둔 계약은 1건에 불과하지만 내년 1분기 만료되는 계약이 4건이다.

내년 1분기는 5차분 상속세 납부도 예정돼 있다. 2025년 3월까지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진 임 대표의 상속세는 약 150억원 규모다.

최근 블록딜을 통해 마련한 300억원 중 140억원가량은 올해 4차분 상속세 납부에 활용하고 남은 자금은 160억원정도일 것으로 추산된다. 상속세와 주담대 만료 시기가 겹치면서 추가 자금조달이 불가피해졌다. 임종훈 대표의 지분율이 더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내년 정기주총 이사회 구성 표대결, 신동국 “시간이 해결해 줄 것”

불리한 지분율에도 지난달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 형제 측은 절반의 승리를 거뒀다. 임주현 부회장의 이사회 진입을 저지하면서 4자연합 측의 이사진 수가 더 많아지는 상황은 막아냈다.

하지만 표 대결은 또 예정돼 있다. 내년 3월 3명의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되면서 정기주총에 이사 선임을 위한 안건이 상정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임종훈 대표는 앞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우호 이사진 수를 늘려가겠다고 밝혔지만 줄어든 지분율로 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만약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4자연합이 다시 한 번 이사진 증원을 위한 정관변경 안건을 제기한다면 경영권에도 변동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신 회장과 라데팡스라는 자금력을 등에 업은 4자연합이 추가 지분 확보를 진행해 과반의 지분율을 확보할 수도 있다.

유일하게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이사회에 모두 입성한 신 회장은 더벨과 나눈 앞선 인터뷰 및 간담회에서 추가 지분 확보에 대해서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또 경영권 분쟁이 예상만큼 길어지진 않을 것으로도 내다봤다. 형제들이 보유한 지분에 대한 반대매매 및 상속세 문제가 그의 관측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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