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로셀 첫 '국산 CAR-T' 도전]국산 CAR-T 현실화에 이제는 글로벌, 차별화는 '언멧니즈'김건수 대표 “큐로셀 2.0 진입 가시권, 빅파마 따돌릴 마켓별 투트랙 전략”
김성아 기자공개 2024-12-20 13:29:23
[편집자주]
한 번 투여로 대량의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어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CAR-T. 환자 본인의 면역세포를 원료로 쓰며 1년여까지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효능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노바티스의 '킴리아'(Kymriah)'가 있지만 1회 5억원에 육박하는 고가약으로 전세계서 7400억원 규모로 팔리는 준 블록버스터로 성장했다. 이 시장에 한국의 작은 바이오텍 큐로셀이 도전장을 냈고 국내 첫 CAR-T 치료제 상업화에 임박했다. 면역관문억제제 역할에 현지 제조 공급이라는 강점을 내세운다. 한국의 첫 CAR-T 치료제, 큐로셀의 첫 성과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9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기 큐로셀은 ‘안발셀(제품명 림카토주)’을 국산 'CAR-T'라는 점을 내세워 소개했다. 킴리아를 대적할 국산 'CAR-T'가 필요하다는 점으로 시장을 설득했다.실제로 국내 품목허가 및 출시 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제 큐로셀은 글로벌을 겨냥한다. 단순히 림카토주의 해외 수출 형태를 노리는 게 아니다. 빅파마가 장악한 글로벌 CAR-T 시장 틈바구니에서 한국 바이오텍으로서 ‘실익’을 찾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
빅파마 사각지대에 놓인 아시아 지역과 미국, 유럽 등 빅마켓 타깃 전략을 구분했다. 이미 사전 작업도 진행 중이다. 더벨은 ‘큐로셀 2.0’ 시대를 열기 위해 동분서주 중인 김건수 큐로셀 대표(사진)의 글로벌 도약 전략을 들어봤다.
◇글로벌 도약은 큐로셀 2.0…‘퍼스트 인 클래스’로 빅마켓 공략
큐로셀은 최근 보건복지부 ‘허가신청-급여평가-약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림카토주 출시 절차를 밟고 있다. 개선된 약효와 낮은 부작용, 국내 GMP 공장 확보에 따른 빠른 공급으로 2026년부터 본격적인 수익구간에 진입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성공적인 제품 출시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확보하는 것이 성장 1단계, 즉 ‘큐로셀 1.0’이라면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 높은 CAR-T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큐로셀 2.0’”이라고 말했다.
사실 림카토주는 큐로셀 입장에서 일종의 ‘캐시카우’에 가깝다. 킴리아 등 기존 치료제가 타깃하는 거대 B세포 림프종(LBCL) 시장은 이미 CAR-T 시장이 잘 형성돼 있다. 고령화 등으로 연평균 5% 수준으로 환자 수가 증가해 꾸준히 매출을 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우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글로벌 출시 CAR-T 중 6개가 림카토주와 같은 CD19 단백질을 타깃한다. 적응증 역시 LBCL, 성인 백혈병 등으로 겹친다. 아무리 약효가 좋아도 노바티스, 길리어드, BMS 등 내로라하는 빅파마와의 인지도 싸움에서 큐로셀이 이기긴 쉽지 않다.
그래서 큐로셀은 ‘언멧 니즈(Unmet needs, 미충족 수요)’를 노린다. 아직 글로벌 허가 제품이 한 건도 나오지 않은 고형암 타깃 CAR-T와 건강한 공여자의 T세포로 CAR-T를 만드는 동종유래 CAR-T 영역이다.
김 대표는 “해당 분야에서 ‘퍼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초 신약) 제품을 개발해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자 한다”며 “현재 각 분야 CAR-T 후보물질을 발굴해 임상 진입을 목표로 평가를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원활한 빅마켓 진입을 위한 파트너링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큐로셀이 최근 세운 미국 법인 ‘Cevolutin Bio Inc’은 해외 파트너사 발굴이 주요 설립 목적이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직접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질환에 대한 혁신 CAR-T 개발을 위해 융합이 필요한 기술은 해외기관으로부터 도입할 계획”이라며 “기술뿐만 아니라 글로벌 상업화 경험과 역량을 갖춘 파트너사도 발굴해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효과적인 글로벌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미충족수요 ‘파머징 마켓’…동남아·남미에 ‘턴키’ 진출
빅마켓의 미충족수요가 새로운 형태의 CAR-T라면 동남아시아, 남미 등 이른바 ‘파머징 마켓’은 CAR-T 자체가 미충족수요다.
현존하는 허가 CAR-T 제품은 모두 자가유래 치료제다. 환자의 혈액을 기반으로 치료제를 제조하기 때문에 생산 시설이 있는 지역 위주로 공급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현재 CAR-T 생산 시설은 한국, 중국 등 일부 아시아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미국과 유럽에 집중돼있다.
김 대표는 “남미, 중동, 동남아 국가 중에는 환자도 많고 자금도 있지만 CAR-T 관련 기술이 부족해 환자들의 미충족수요가 발생한다”며 “현재 이들을 대상으로 생산시설 구축 및 운영노하우, 제조방법, 출하를 위한 분석법 등을 통째로 기술이전하는 ‘턴키 방식’ 진출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턴키 방식 진출은 큐로셀에겐 또 하나의 안정적인 매출원이 될 수 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기술과 생산 노하우를 전하면서 큰 비용 지출 없이 각 항목별 기술이전 마일스톤과 매출 로열티를 수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CAR-T는 진입장벽이 높은 최첨단 의약품임은 분명하나 확실한 기술적 역량만 확보하였다면 규모가 작은 바이오텍이라 하더라도 충분히 임상을 통해 약효의 우수성을 증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임상에서 증명된 약효와 안전성을 기반으로 기술이전이나 공동개발 형태의 글로벌 진출로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글로벌 임상이나 제품 생산 이슈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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