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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투자 톺아보기/thebell interview]김재욱 대표 “아트펀드로 미술시장 활력 불어넣겠다”⑥열매컴퍼니,1000억 사모펀드 결성 목표…"신진작가 글로벌 진출 도울것"

이채원 기자공개 2024-12-31 07:26:40

[편집자주]

미술품, 음악 저작권, 건물, 한우, 웹툰까지 쉽게 사지 못하던 고가의 유·무형 자산을 조각투자로 살 수 있는 시대다. 2010년대부터 관련 사업을 벌이던 다수 조각투자업체는 2022년 말 파도를 맞닥뜨렸다. 금융당국이 조각투자 서비스가 증권성을 가진다고 판단함에 따라 몇몇 업체는 사업을 잠시 중단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토큰증권(STO) 법제화 논의가 이어지면서 조각투자 시장이 더욱 다양화되고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STO시장 개화를 기다리며 사업을 꾸려나가는 조각투자 사업자 면면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6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미술금융시장은 글로벌 시장에 비해 척박한 편에 속한다. 미술시장에 실질적인 자금을 불어넣는 미술금융회사가 되는 것을 꿈꾸며 미술품 조각투자 사업을 시작했다. 향후 1000억원 규모 아트펀드를 만들어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싶다.”

김재욱 열매컴퍼니 대표(사진)는 최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1981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공인회계사(KICPA) 자격을 취득한 뒤 삼정KPMG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했다. 이후 미국계 사모투자전문회사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다 간송미술관에 운영팀장으로 3년 간 몸을 담았고 2016년 열매컴퍼니를 창업했다.

현재 추계예술대학교 교양학부 전임교수이기도 한 그는 소문난 미술 애호가다. 고등학교 때까지 미술학도를 꿈꿨으며 윤형근 작가의 원화 두점과 판화 한점, 쿠사마 야요이의 판화 몇점, 이우환, 문형태, 이정록 작가의 작품을 개인 소장하고 있다.


◇미술품 가격산정 솔루션 금융권 공급…아트펀드 조성 시도

김 대표는 열매컴퍼니의 데이터 기반 미술품 가격 산정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1000억원 규모 미술품 사모펀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는 “내부 미술품 투자 전문가들이 수집한 77만건의 미술품 거래 데이터와 이미지 데이터 등을 활용해 미술품 가격을 산정하는 솔루션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솔루션을 활용하면 미술품에 대한 가치평가를 할 수 있고 미술품에 투자하는 전문 인력도 활용할 수 있어 미술품 담보대출은 물론 아트펀드까지 만들 수 있다”며 “금융권과 솔루션 도입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부와 민간 출자자(LP) 자금을 활용해 아트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구상도 짰다. 김 대표는 정부에 아트 펀드를 제안하고 있다. 그는 “후순위 에퀴티를 20% 정도 정부에서 넣어주고 열매컴퍼니가 GP 커밋으로 5%를 책임지고 민간에서 조달하는 자금을 추가하면 얼마든지 미술품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만들 수 있다”며 “특히 정부가 20% 에퀴티를 넣어주면 10%는 신진 작가의 작품을 담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고 전했다.

그는 아트펀드가 파워 컬렉터의 역할을 하면서 국내 작가의 해외진출에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대표는 “아트펀드를 통해 파워 컬렉터가 되면 글로벌 갤러리와 협업하는데 유리해지고 국내 신진 작가들의 작품도 글로벌에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다수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펀드 규모는 최소 1000억원으로 구상했다. 김 대표는 “해외에서 이름 있는 아트펀드는 규모가 몇 천억 수준이다”며 “한국의 작가들이 해외에서 자리를 잡도록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최소 1000억원 이상 되는 규모의 아트펀드가 운용돼야 한다”고 했다.

◇STO 시장 선점 목표…투자계약증권 발행 다양화

열매컴퍼니의 또 다른 목표는 국내 토큰증권(STO)시장 선점이다. 따라서 김 대표는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함에 있어서 다양한 방식을 시도했다.

그는 “다양한 변화를 주면서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1호 증권 기초자산인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Pumpkin)’은 서울옥션 홍콩에서 샀고 2호 증권인 이우환 작가의 2007년 ‘다이얼로그(Dialogue)’ 300호 작품은 갤러리법인에서 샀으며 세 번째 발행은 요시토모 나라 작가의 드로잉 작품 세 점으로 합산발행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내년 4호 증권을 발행하는데 있어서는 펀드처럼 하나의 증권신고서 내에 여러 개의 작품을 묶는 방식인 패키지 발행을 도전해볼 심산이다.

김 대표는 “토큰증권 시장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례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매번 같은 방식으로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하면 발전이 없다고 판단했고 변화를 주면서 토큰증권 시장을 함께 만들어 가는데 최대한 힘을 쓰고 싶다”고 전했다.

패키지 발행을 통해 내년에는 한 달 반에 한번 꼴로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올해 투자계약증권 발행은 2호 증권과 3호 증권 두 번뿐이었다”며 “내년에는 매월 발행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한 달 반에 한 번 정도는 미술품 공모를 진행하고 싶고 4호 증권부터는 증권사와의 협업도 시작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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