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생크션 리스크]내부거래 늘어난 삼성카드, 공시 중요성 커져⑧최근 5년간 11건 제재, 신한·KB 이어 세 번째…계열사 간 거래 투명성 확보 과제
김보겸 기자공개 2025-01-06 09:06:58
[편집자주]
카드사는 그간 규제의 약간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은행이나 저축은행, 보험 등과 달리 예금을 수신하는 기능이 없어 규제 필요성이 낮다고 인식된 탓이다. 하지만 카드사 임직원의 횡령·배임 사고가 연달아 터지며 카드사 역시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카드사 제재 현황을 들여다보고 내부통제 조직과 담당 임원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1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카드는 최근 5년간 11건 제재를 받았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에 이어 카드사 중 세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주요 제재 사유로는 자금세탁방지 및 지배구조법 위반 등이 포함됐다. 이 중 절반은 준법감시인 성과평가기준을 적정하게 마련하지 않거나 위험관리책임자 임명 및 해임 사실에 대해 보고 의무를 위반한 사례다.특히 삼성카드는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관련 공시 지연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고객이 직접 돈을 맡기는 수신 기능이 없어 금융당국의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편이다. 하지만 삼성그룹 계열사 간 거래 비중이 늘면서 내부거래의 적시 공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배구조법 위반이 절반…광고성 정보 무단 이용으로 3억 과태료도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삼성카드는 자회사인 삼성카드고객서비스를 포함해 총 11건 제재가 발생했다. 신한카드나 KB국민카드와는 달리 수사나 사법기관 제재는 없었다. 하지만 자금세탁방지와 관련해 고객확인의무를 위반하는 등 중대 사유로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의 제재는 있었다.
집계 기간 중 가장 과태료 금액이 컸던 건은 지난 2021년 발생했다. 금융위원회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과태료 3억원을 부과했다. 당시 삼성카드는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 전송행위에 개인신용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한 혐의를 받았다.
삼성카드는 앱서비스 신규 회원을 유치하기 위해 광고성 정보를 전송하는 과정에서 문자메시지 방식에 동의하지 않은 카드고객 2만여명 개인신용정보를 이용해 문자 4만여건을 보냈다. 금융위는 삼성카드 법인과 전 상무에게 각각 3억원의 과태료와 견책상당 조치를 내렸다.
총 제재 11건 중 절반가량은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카드는 준법감시인 및 위험관리책임자에 대한 성과평가기준 부적정 및 위험관리책임자 임면 사실 보고의무 위반 등으로 금융위로부터 과태료와 주의상당 조치 등 5건의 제재를 받았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다르면 금융사는 위험관리책임자를 임면할 때 임면일부터 7영업일 안에 금융위에 이 사실을 보고해야 한다. 삼성카드는 지난 2020년 의결을 거쳐 A상무를 위험관리책임자로 선임했는데 이 사실을 두 달 넘게 보고하지 않아 올 1월 이 같은 조치를 받았다.
◇특수관계자 거래 증가…내부거래 공시 중요성 커져
주목할 만한 건 내부거래 관련 공시지연으로 제재를 받았다는 점이다. 카드사 내부거래는 카드사가 금융지주 및 기업 산하 계열사와 주고받은 거래로 수수료나 이자 수익 및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카드는 지난 2020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규모 내부거래 퇴직연금 거래내역을 지연 공시했다는 이유로 '경고' 조치를 받았다. 삼성생명이 삼성카드 등 계열사에게 팔고 있는 퇴직연금을 거래했다는 점의 공시가 늦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했다는 것이다.
내부거래 공시 중요성은 점점 커질 전망이다. 그간 삼성카드 등 카드사들은 수신기능이 없는 만큼 관련 규제도 느슨한 편이었다. 하지만 삼성카드의 특수관계자 거래내역을 보면 최근 들어 계열사간 거래 수익 규모와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동시에 늘고 있다. 고금리가 길어지면서 관계사들이 활발하게 협업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카드가 지난해 지배기업과 종속기업, 관계기업과 기타 및 대규모기업집단 계열회사 등 특수관계자를 통해 발생한 수익 규모는 총 1634억원으로 전년 동기(1445억원) 대비 13% 증가했다. 해당 수익은 신용판매수익과 리스수익, 배당금수익과 기타수익이 포함돼 있다.
특수관계자를 통해 발생한 수익이 삼성카드 전체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3.8%에서 지난해 4.1%로 소폭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삼성카드의 최대주주로 71.8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삼성생명을 통해 지난해 총 94억606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67억8145억원) 대비 40% 증가한 규모다.
삼성카드가 특수관계자에 지불한 비용은 3850억원으로 전년(3567억원) 대비 8% 증가했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용은 자회사인 삼성카드고객서비스(1037억원)에 지불했다. 삼성카드가 특수관계자를 통해 지출하는 비용(3850억원)이 수익 규모(1634억원) 보다 2.4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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