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 차기 리더는]탄핵정국 속 오화경 회장 후임 누가될까1973년 출범 이래 재선임 단 2번뿐…부동산PF 리스크 대응 시장·당국 소통 활발 '평가'
유정화 기자공개 2025-01-22 12:39:26
[편집자주]
제20대 저축은행중앙회장을 뽑는 선거 레이스가 시작됐다. 저축은행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확대와 소비시장 경색으로 인한 차주 상환능력 저하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탄핵정국 속 정치적 불확실성마저 확대되면서 업권의 구심점 역할을 할 차기 회장 자리에 시선이 쏠린다. 더벨은 3년간 저축은행중앙회를 이끌 차기 회장 인선 절차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슈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0일 15시1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사진)의 임기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탄핵정국 속에서 관료 출신뿐 아니라 민간에서 후임 회장으로 세평에 오르는 인물이 없다 보니 첫 저축은행 업계 출신인 오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오 회장에 대한 업계 평판은 우호적이다. 임기 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79개 저축은행 대표는 물론 금융당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는 평가다. 36년간 이어진 저축은행중앙회의 단임 관행이 깨지게 될 지 관심이 모인다.
◇하마평 '감감'…18대 7명, 19대 2명 지원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임기는 내달 16일 종료된다. 다만 20대 저축은행중앙회장을 선출할 회장추천위원회나 선거관리위원회는 구성되지 않았다. 후보 하마평도 나오고 있지 않다. 자연스럽게 오 회장의 연임으로 무게추가 기우는 상황이다.
앞서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치열한 물밑 경쟁이 펼쳐진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2019년 1월 18대 저축은행중앙회장 회추위 구성에 앞서 박재식 전 저축은행중앙회장을 비롯해 3명의 후보가 하마평에 오른 바 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역대 최다 지원자인 7명이 지원한 바 있다.
당시 정·관계 출신 후보로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 한이헌 전 국회의원, 조성목 전 금융감독원 선임국장이 출마했다. 민간 쪽에서는 박도규 SC제일은행 전 부행장, 조성권 전 예스저축은행 대표, 황종섭 전 하나저축은행 대표, 남영우 한국투자저축은행 전 대표 등이 입후보했다.
19대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 당시에도 회추위 구성을 앞두고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와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이 출마 의사를 드러냈다. 당시 79개 저축은행 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오 회장은 총 유효표 78표 중에 53표(68%)를 얻으며 압도적인 지지를 차지했다.
업계는 중앙회장 선거에 후보군이 나타나지 않는 건 지난해 말 계엄사태 이후 탄핵정국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통상 관 출신 인물이 세평에 오르며 중앙회장 선거 시즌을 알리는데 별다른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는 상황이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중앙회장 임기가 마무리될 무렵 언론을 통해서나 내부적으로 후보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마련인데 올해는 조용하다"라며 "탄핵정국이다 보니 관 출신 후보도 마땅치 않고, 저축은행 업황도 좋지 않아 후보자가 없는 듯 하다"라고 설명했다.
오 회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명동근 5·6대 저축은행중앙회장 이후 36년 만에 연임 기록을 잇게 된다. 저축은행중앙회 출범 이후 회장이 연임한 사례는 역대 16명의 회장 중 최병일 회장(임기 1975~1981년)과 명동근 회장(임기 1983~1989년) 등 2명에 불과하다. 저축은행중앙회장은 규정상 횟수 제한 없이 연임이 가능하다.
◇대규모 손실에 실적 설명회 개최…업계 평판 '긍정적'
저축은행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한 마당에 새 인물이 중앙회장직에 도전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저축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부동산PF 부실사업장 정리 압박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예금자보호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예금보험한도 상향에 따른 예보료율 인상 가능성도 커졌다.
오 회장은 임기 기간 제시했던 공약 가운데 M&A 규제 개선, 디지털 전환 등 소기 성과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 회장이 제시한 공약은 5가지다. △중앙회 중심의 저축은행 변화와 혁신 △저축은행 양극화 해소 △예금보험료 인하 △인수합병(M&A) 지원과 관련 규제 철폐 △직원교육과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등이다.
오 회장은 숙원 과제 해결 보단 당면한 현안을 처리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다. 임기 대부분 기간 동안 부동산 시장 경기 침체로 부동산PF 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뱅크런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시장, 금융당국과의 소통을 최우선 역할로 수행했다.
가령 저축은행들이 지난 2023년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하자 오 회장은 이례적으로 실적 설명회를 개최했다. 당시 저축은행의 합산 순손실은 5559억원이었다. 오 회장은 "위기 상황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며 "대손충당금을 더 쌓으라는 당부가 있어 30% 정도를 추가 적립하는 것을 목표로 적립하고 있다"고 시장의 우려를 축소했다.
오 회장에 대한 업계 내 평판은 긍정적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79개 저축은행 대표가 있는 단체 메시지 방을 활용해, 활동 내용을 공유하고 본인의 업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고위 관계자는 "오화경 회장이 현장경험이 풍부하다 보니 업계와 소통하고 문제를 해결하려 열심히 뛴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올해 최우선 목표로 저축은행 자산건전성 제고를 꼽았다. 오 회장은 신년사에서 “저축은행 자산건전성 제고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경·공매 지원, 공동매각 지원, 부실채권(NPL) 회사 설립 등을 건전성 제고 방안으로 제시했다.
1960년생인 오 회장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유진투자증권을 시작으로 △HSBC코리아 전무 △HSBC차이나 부사장 △아주저축은행(현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 △아주캐피탈(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하나저축은행 대표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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