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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생크션 리스크]'맏형' SBI저축, 최다 제재 저축은행 '불명예'주담대 부당 취급해 '기관 경고' 중징계…일찍이 내부통제위 운영·독립 CCO 선임

유정화 기자공개 2025-02-10 11:14:06

[편집자주]

'서민과 중소기업의 금융편의를 도모한다'. 상호저축은행법 제1조는 저축은행의 설립 목적을 이같이 명시하고 있다. 설립 취지가 무색하게도 저축은행은 14년 전 대규모 부실 사태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미흡한 내부통제가 원인이 됐다. 자성의 목소리도 커졌다. 그러나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업권 내 횡령·불법 대출 등 금융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더벨이 저축은행들의 제재 현황을 살펴 보고 내부통제 체계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3일 15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BI저축은행은 업계 맏형으로 불린다. 자산 규모뿐만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도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져 업계에 '저축은행 사태'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와중에도 남다른 리스크 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저력을 보여줬다.

다만 화려함 이면에 불명예도 있다. 2010년대 초반 저축은행 부실 사태 이후 개별 저축은행 가운데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제재를 받았다. 여신 규모가 큰 만큼 SBI저축은행이 제재를 많이 받는 데에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제재 사유 다양…신용공여 한도 초과·대출 취급 불철저

금융감독원 제재 공시에 따르면 저축은행 79개사 가운데 가장 많은 제재를 받은 저축은행은 SBI저축은행(8건)이다. 2010년대 초반 저축은행 사태로 인한 저축은행 흡수합병이 마무리된 시점인 2016년 이후부터 집계했다. 제재건에는 비징계적 성격의 조치인 경영유의, 개선사항, 주의사항 등이 포함됐다.

SBI저축은행을 비롯해 자산 규모 5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으로 꼽히는 OK저축은행은 7건, 한국투자저축은행 3건, 웰컴저축은행 6건, 애큐온저축은행 4건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10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다올저축은행은 1건, 페퍼저축은행 3건, 상상인저축은행 5건으로 집계됐다.

SBI저축은행을 향한 제재 사유는 다양했다. 지난 2023년에는 사업자 주택담보대출을 부당 취급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라는 제재를 받았다. 기관경고를 받은 금융사는 1년간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을 정도로 중징계다.


SBI저축은행은 2021년 9월 개별차주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초과한 대출을 취급해 2023년 11월 금융당국으로부터 과징금·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이외에 △신용정보의 정확성 및 최신성 유지의무 위반 △신용정보전산시스템 보안대책 수립·시행의무 위반 △금융기관보험대리점의 금지·모집 행위 위반 등이 있다.

최근에는 SBI저축은행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과 동법 시행령 위반으로 과태료 2400만원을 부과받았다. 지난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준법감시인 및 위험관리책임자에 대해 회사의 연간 세후 당기순이익 목표 대비 실적 비율이 높은 구간에 속할수록 성과보수가 증가하는 보수지급 기준을 운영해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제재 이후 자체 내부통제 강화 움직임 '뚜렷'

업계 맏형 SBI저축은행의 제재를 두고 업계에선 두 가지 해석이 나온다. 자산 규모가 큰 만큼 금융당국의 집중 감시 대상이 됐다는 의견과 전반적인 저축은행 업권의 내부통제 허점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SBI저축은행은 다른 저축은행 대비 리스크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는데, 회사 규모가 크다 보니 금융당국의 검사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중·소형사에 비해 대형사가 아무래도 사업 영역이 넓고 다양하다 보니 제재 사유도 다양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SBI저축은행에 대한 당국의 제재는 저축은행 업권에 미치는 파급력을 고려한 결정일 것"이라며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저축은행의 내부통제는 확실히 강화됐으나 시중은행에 비해서 부족한 게 많다"라고 설명했다.

SBI저축은행은 제재를 꾸준히 받아 온 만큼 내부통제 강화 움직임이 타사 보다 뚜렷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2019년 CCO직을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설치했다. CCO는 금융소비자보호실을 이끄는 실장으로 그 아래 팀을 거느리고 있다. 이와 같은 체계를 따르는 건 △웰컴저축 △한국투자저축 △애큐온저축 △페퍼저축 등 일부에 불과하다.

SBI저축은행은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내부통제기준의 준수 여부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는 식이다. 이외에도 SBI저축은행은 이사회 내 여신심사위원회, 투자심사위원회, 인사위원회, 정보보호위원회, 내부통제위원회, IT운영위원회 등 6개 소위원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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