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은 게임주]'4년 내리막길' 웹젠, 풍부한 자기자본이 오히려 발목MMORPG 인기 '뚝', 주주친화책도 효과 미미…소극적 투자 탓 시장반응 '미지근'
황선중 기자공개 2025-02-17 07:39:18
[편집자주]
최근 게임업계 불황은 지나가고 있지만 국내 상장 게임사 주가는 좀처럼 기력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게임사마다 글로벌을 겨냥하는 대형 신작 게임을 준비하고 있지만 투자자의 기대감은 크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게임주가 차츰 바닥권에서 벗어나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더벨은 국내 상장 게임사마다 주가 회복을 위해 어떤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3일 10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웹젠 주가는 4년 동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꾸준히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하고 사업적인 약점도 보완하고 있지만 주가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회사의 강점인 풍부한 자기자본이 재무안정성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지만 반대로 자본효율성 측면에서는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웹젠 주가 4년 동안 내리막길
이달 12일 종가 기준 웹젠 주가는 1만3850원이다. 2021년 4월 최근 10년 내 최고가인 5만300원을 찍은 이후 줄곧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그때와 비교하면 주가는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증시가 폭락했을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웹젠은 다수의 이용자와 경쟁하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육성하는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로 먹고사는 회사다. 오랜 대표작인 <뮤 온라인>, <R2>, <메틴2> 모두 MMORPG 장르다. 이 장르는 높은 과금률 덕분에 소수의 충성도 높은 이용자만 확보하면 단기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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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젠 주가가 고공행진했던 2020년 하반기만 하더라도 국내 이용자 사이에서 MMORPG 장르 모바일게임이 인기를 끌었다. 웹젠 역시 2020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매출 2940억원, 영업이익 1082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비슷한 경쟁작이 난립하면서 MMORPG 장르 인기는 차츰 떨어졌다.
그때부터 웹젠 실적도 덩달아 고꾸라졌다. 3년 연속 역성장을 겪으면서 2023년 매출은 1962억원, 영업이익은 499억원까지 떨어졌다. 최전성기였던 2020년과 비교하면 3년 만에 각각 33.2%, 53.9% 감소했다. 미래 기대감으로 먹고 사는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꾸준한 주주환원 정책에도 '주가 제자리'
웹젠도 주가 하락을 가만히 지켜만 봤던 것은 아니다. 강점은 유지하되 약점은 보완하는 전략으로 대처했다. 일단 회사의 최대 흥행작인 <뮤 온라인>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하는 MMORPG 장르 신작을 매년 선보였다. 지난해는 <뮤 모나크2>라는 신작이 흥행한 덕분에 지난해 3년 연속 이어졌던 역성장을 끊어냈다.
이와 함께 약점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다른 장르에도 도전했다. 2023년부터 일본 애니메이션풍 미소녀가 등장하는 서브컬처 장르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라그나돌>,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를 출시했고 올해에는 신작 <드래곤소드>, <테르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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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인 관점에서 풍부한 현금곳간을 열고 미래 성장 씨앗도 뿌렸다. 지난해부터 '하운드13', '파나나스튜디오', '게임투게더', '지피유엔' 같은 국내 게임사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신작 흥행 여부가 불확실한 초기에는 일부 지분만 확보하고 향후 신작이 흥행하면 추가 투자해 자회사로 편입하는 전략이다.
나아가 주주친화 정책까지 구사하며 투자자를 유인하고 있다. 실제로 웹젠은 2023년 사상 처음으로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그때부터 3년 연속 현금배당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88억원 규모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자사주 35만주(51억원 규모)도 소각하겠다고 했다. 자사주 소각을 실시하는 것은 지난 2023년 이후 2년 만이다.
◇실적 개선에도 ROE는 하향세
그런데도 시장의 반응이 뜨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웹젠이 자기자본을 과도하게 쌓아두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이 회사의 자기자본은 각종 투자와 주주환원 속에서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6726억원으로 전년 대비 7.8% 증가했다. 달리 표현하면 회사의 몸집에 비해 투자와 주주환원 규모가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는 얘기다.
반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자본은 늘어났는데 수익성은 떨어진 것이다. 회사가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실적 개선에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8.7%로 전년 대비 0.9%포인트 하락한 것이 대변한다.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그만큼 웹젠이 주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더 공격적인 신작 투자로 당기순이익을 개선하고 동시에 더 적극적인 주주환원으로 자기자본을 감축할 필요가 있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웹젠이 보유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4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주주환원 정책의 재원인 이익잉여금은 5710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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