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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삼전 출신 CBO의 힘, 꿈쩍않던 파두 주가 반등 신호탄4분기 매출 호조, 1분기 수주 소식 잇따라…실적 회복 기대감

이성우 기자공개 2025-02-26 08:00:54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5일 08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주가 하락세를 이어오던 국내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파두가 반등을 위한 재료를 쌓고 있습니다. 2023년 상장 이후 목표 매출 달성에 어려움을 겪던 파두는 지난해 4분기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 3건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는데요.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 출신 글로벌 사업 전문가를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O)를 영입하면서 파두 주가는 상승했습니다.


올해 들어 파두 주가는 1만5000원 내외를 등락했습니다. 지난해 10월 25일 2만3750원까지 치솟으며 서서히 공모가(3만1000원)를 회복하는 듯 했으나 이후 하락세가 계속됐는데요. 지난 3일 한때는 1만4000원대가 붕괴돼 1만3700원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17일과 24일 기업용 SSD 컨트롤러 공급계약을 공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주가 변화가 없었습니다.

반등은 지난 14일부터 시작됐습니다. 파두 주가는 하루 새 10% 가까이 상승해 1만5350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전날 파두는 김태균 CBO를 영입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에 힘을 싣는 행보였는데요.

이후 지난 19일 파두 주가는 한때 1만9270원에 거래되며 2만원대 돌파를 넘봤습니다. 다만 이날 주당 1만7730원에 장을 마감했고 이후 하락해 1만6000원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Industry & Event

지난해 말 파두는 30년 이상 반도체 업계 경력을 보유한 김태균 부사장을 CBO로 영입했습니다. 그는 삼성전자에서 DS부문 전략기획, 사업분석 리더 등을 역임하며 신사업 전략 수립과 사업 추진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파두는 김 CBO가 반도체 업계에서 쌓은 폭넓은 전략기획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예정인데요. 특히 파두는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핵심 전략 '플렉스(Flex) SSD'를 제시했습니다.

플렉스 SSD는 유연함을 뜻하는 'Flexible'과 파두의 주력 사업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합성어로 고객이 직접 필요로 하는 요소를 선택해 유연하게 제품을 제조·양산할 수 있는 SSD 솔루션인데요. SSD 개발과 생산의 전 과정에서 보유한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운영사, SSD·낸드플래시 공급업체 등 다양한 고객군의 요구사항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통해 파두는 고객사 다변화와 사업 구조 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기존 고객사 외에 자체 솔루션이 필요한 SSD 공급업체와 리브랜딩 유통업체 등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공급계약 소식도 연이어 전해지고 있습니다. 회사는 지난달 17일 해외 낸드 플래시 메모리 제조사와 약 33억원 규모 기업용 SSD 컨트롤러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해당 계약의 발주처는 웨스턴디지털로 알려졌습니다. 파두는 지난해 12월에도 웨스턴디지털에서 약 98억원 규모 SSD 컨트롤러 공급 계약을 따냈습니다.

지난 21일 30억원 규모 계약도 웨스턴디지털과의 거래입니다. 앞서 파두의 SSD 컨트롤러가 탑재된 웨스턴디지털의 기업용 SSD 제품 'DC SN861'은 엔비디아의 최신 AI 서버 솔루션인 'GB200 NVL72' 시스템에 대한 인증을 획득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24일에는 국내 반도체 제조사에 약 34억원 규모 기업용 SSD 컨트롤러 공급계약을 맺었습니다. 거래 상대방은 SK하이닉스입니다. 최종 고객사는 메타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파두가 직간접적으로 거래하는 업체들은 △웨스턴디지털 △엔비디아 △SK하이닉스 이외에도 메타, 델 테크놀로지스 등이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 11일 파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240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는데요. 지난해 연간 매출은 435억원입니다. 역대 두번째로 높은 매출입니다. 특히 회사는 현금 회수 가능성이 불분명한 재고자산을 보수적 관점에서 대폭 감액해 정리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에 발생한 영업손실 261억원 중 절반 이상이 재고평가손실로 인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Market View

증권가는 파두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요. 지난해 12월 나온 NH투자증권의 보고서는 파두가 올해 실적 회복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보고서 작성자는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으로 지난해 6월과 2023년 12월에도 파두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류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의 재고정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하반기부터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2025년 주요 고객사의 일반서버 투자확대 가시화와 신규 고객사 매출이 본격화된다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적었습니다.

류 연구원은 " 긍정적인 부분은 해외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며 그동안 단일 고객사에 의존하고 있던 상황에서 벗어났다"며 "신규 고객사의 경우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2025년부터 본격적인 매출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습니다.

2023년 12월 보고서와는 사뭇 다른 내용입니다. 당시 류 연구원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파두의 컨트롤러 사업은 단일고객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반등을 위한 내실을 다지고 있는 파두는 올해 어떤 전략을 통해 성장을 도모할 계획일까요. 플렉스 SSD 전략으로 공급계약을 지속적으로 따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파두는 올해 최대 매출 경신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대해 묻기 위해 원종택 파두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연락했습니다. 1974년생 원종택 CFO는 서울대학교에서 조경학과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삼성SDS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습니다. 이후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MBA를 마치고 베인앤컴퍼니코리아에서 10년 넘게 근무했습니다.

원 CFO는 "빠른 성장 지속이 예상되는 기업용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저전력 고효율 SSD 컨트롤러에 대한 수요 역시 늘어날 것"이라며 "고객 다변화 노력에 결실이 맺어지고 있고 이것이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과 맞물려 당사 실적이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특히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저전력 고효율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지면서 저전력에 특장점을 지닌 당사 제품이 보다 주목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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