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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한영, 교보생명 가치평가업무 사임 '가닥'…공정가치 산정 미뤄지나 감사·평가 업무 중복 이슈, 공식 사임 일정에 주목

윤준영 기자공개 2025-02-28 08:09:23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6일 15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Y한영이 교보생명의 지정감사인으로 선임되면서 교보생명 시장공정가치(FMV) 산정이 또 다시 미뤄질 전망이다. 앞서 EY한영은 교보생명 FMV 산정을 위한 외부 평가기관으로 선임됐는데, 감사업무까지 맡는다면 이해상충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당초 EY한영은 두 업무를 동시에 맡는 것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돌연 태도를 바꾸면서 FMV 산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이달 교보생명 지정감사인으로 EY한영을 선임했다. 교보생명은 아직 감사인 계약은 체결하지 않았으나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교보생명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어 금감원이 외부감사인을 지정해야 한다.

EY한영은 올해 초부터 교보생명의 주식가치평가 업무를 맡고 있어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대주주인 신창재 회장과 연관된 비감사용역(주식가치평가)과 신 회장이 보유한 교보생명의 감사인 계약이 같은 곳에서 이뤄지는 건 이례적이란 평가다. 향후 감사인의 독립성 이슈가 생길 수 있는 탓이다. 대주주와의 재무적 이해관계가 교보생명의 주식가치평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이에 EY한영은 내부적으로 교보생명의 주식가치평가 업무를 사임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일반적으로 감사업무는 한번 지정감사로 선임되면 3년간 변동 없이 업무를 맡을 수 있고 매년 수십억원에 이르는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일회성인 주식가치평가 용역보다는 감사용역을 맡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의견이다.

다만 EY한영이 공식 사임 의사를 미루고 있다는 점은 다소 의아하다는 지적이다.현재 EY한영은 금감원에 '교보생명의 주식가치평가업무를 맡고 있어 독립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전달한 상태다. 아직까지 감사인 체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EY한영은 3월말경 주식가치평가 업무에서 공식 사임할 것으로 파악된다.

내부적으로 주식가치평가 업무 대신 감사업무를 맡기로 가닥이 났지만 시간을 끌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배경이다. 신 회장 측이 올해 초 감정평가 보고서 제출까지 약 2~3개월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을 당시에도 비슷한 평가가 있었다. 신 회장 측은 지난 1월 외부 평가기관으로 EY한영까지 선임했지만 정작 평가 보고서는 아직까지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신 회장 측이 중재판정부 판결의 허점을 노리고 시간을 끌기 위한 작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EY한영은 1월 외부 평가기관으로 선정될 당시에는 감사업무와 주식가치평가 업무를 동시에 수임하는 것이 문제가 없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는 지정감사인으로 선임되기 전이기는 하지만, 통상 지정감사인으로 '빅4' 회계법인이 선임되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가능성이 높았다는 지적이다.

전임 감사인인 삼일PwC와 한 차례 감사인 계약 체결이 결렬된 딜로이트안진을 제외하면 사실상 EY한영과 삼정KPMG가 남기 때문이다. EY한영이 약 50%의 확률로 감사인이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도 주식가치평가 업무를 수임했다는 점 역시 다소 의아하다는 지적이다.

관건은 금번 EY한영의 사례처럼 평가기관이 '이해상충'의 이슈로 자진 사임했을 경우에도 벌금 부과가 그대로 적용될 지 여부다. 만약 중재판정부에서 벌금을 부과하도록 한다면 신 회장 측은 빠른 시일 안에 또 다른 회계법인을 선임하고 FMV 가격 측정에 나서는 편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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