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전면 재개 점검]핵심 수익원 '대차' 열린다…증권사 PBS 영업 채비 분주①대차 물량 확보 분주…‘큰손’ 글로벌IB 밀착마크도
황원지 기자공개 2025-03-17 14:10:01
[편집자주]
공매도가 돌아온다. 전종목은 2020년 코로나 이후 5년, 주요 종목은 재작년 이후 1년 반 만이다. 재작년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이후 업무에 차질을 빚은 기관투자자 및 기관이 많았다. 더벨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주요 플레이어인 증권사 PBS, 글로벌 IB, 롱숏 사모펀드 등 WM업계의 움직임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2일 15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매도 금지로 가장 타격이 컸던 곳 중 하나는 증권사의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조직이다. 주식을 빌려주는 대차 업무에서 절반 넘는 수익이 발생하는데, 공매도 금지로 업무가 완전히 막히면서다. 이달 말 재개를 앞두고 증권사 PBS 사이에선 실적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공매도를 대비해 준비도 분주하다. 정부의 제도개선안에 맞춰 고객이 시스템을 갖췄는지 체크리스트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이외에도 롱숏 헤지펀드를 비롯해 글로벌 IB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고객들의 주문에 대비해 계약 물량을 확보해두는 작업도 한창이다.
◇‘개점휴업’ 대차파트, 공매도 재개로 날아오를까
공매도 금지는 2020년 3월 코로나 사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주식시장 폭락을 막기 위해 공매도가 전면 금지됐다. 공매도는 없는 주식을 파는 매매기법으로,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게 핵심이다. 이후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싼 값에 되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얻는다. 주가 폭락을 가속화시킨다는 이유로 코로나가 터졌을 당시 공매도가 전면 금지됐다.
이후 주식시장이 반등하고 변동성이 완화되면서 2021년 5월 다시 주요 종목 공매도가 재개됐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에 편입된 종목에 한정해서다. 이후에도 전종목 재개 여부 관련 논의가 이어졌지만 재개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던 2023년 외국계 증권사의 불법 공매도가 대거 적발, 여론이 악화하면서 전종목 공매도가 전면 금지됐다. 이때 조치가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금지가 발표될 때마다 증권사 PBS의 실적도 요동쳤다. 증권사 PBS의 수익 구조는 크게 두 파트로 나뉜다. 기관을 대상으로 주식을 빌려주는 대차 업무와,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하는 PBS 파트다. PBS는 헤지펀드 운용을 위해 필요한 대차 외에도 시딩, 차익거래, 주문처리, 스왑, 위험관리 등의 업무를 모두 전담한다. 대차 파트에서는 글로벌 IB를 비롯해 기관을 대상으로 영업을 전개한다. 이외에 최근 수탁 업무를 시작한 증권사에서는 수탁본부를 따로 두기도 한다.
PBS 산하 대차부문의 타격이 컸다.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서비스 제공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대차 사업부문이 각 증권사 PBS 사업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전종목 공매도가 가능하던 시절에만 해도 거의 절반을 넘어섰다. 일부 종목만 재개됐을 때에도 3분의 1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공매도 금지 조치로 사실상 절반에 가까운 수익이 사라졌던 셈이다.
한 증권사 PBS 관계자는 “대차 업무가 사실상 멈추면서 전체 매출도 크게 줄었다”며 “전종목 공매도 재개는 거의 5년만인 만큼 내부적으로 수익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무차입 공매도 막는다”... 고객별 체크리스트 작성 ‘한창’
기대감만큼이나 준비도 한창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제도 개선에 따른 변화다.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공매도 제도개선책 내용 중 하나는 주문 수탁 증권사의 무차입공매도 방지조치 의무화다. 공매도 주문을 받은 증권사 PBS가 해당 고객이 적절한 시스템을 갖췄는지 확인을 하라는 것이다.
증권사 PBS 관계자는 “고객별로 체크리스트를 보내 답변을 받는 작업을 진행중”이라며 “각 사별 시스템 구축과 업무 분장과 관련한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공매도를 원하는 기관투자자를 둘로 분류했다. 먼저 무차입공매도를 막기 위해 당국이 신설한 중앙점검시스템(NSDS)에 직접 보고하는 기관이다. 이 기관투자자들은 임직원의 역할과 책임, 잔고 관리, 공매도 내역 기록 전산시스템 등에 대한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공매도 등록번호를 자체적으로 발급받고, 한국거래소에 사후 점검까지 진행하는 곳들이다.
두번째는 공매도를 하기 전에 미리 주식 차입을 완료하는 경우다. 차입한 상장주식을 계좌이 미리 사전입고한 후 공매도를 주문한다면 무차입공매도가 발생할 가능성이 원천 차단된다. 이 경우 NSDS 구축 및 이용 의무가 면제된다.
앞선 관계자는 “각 고객별로 선택한 방식에 따라 저희도 맞춰서 확인하는 중”이라며 “모든 법인에서 답변을 받아야 해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차 파트도 분주하다. 주로 대여 물량을 미리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증권사 PBS본부 산하 대차파트 관계자는 “5년만의 전종목 재개다 보니 공매도가 시작됐을 때 국내 증권사나 글로벌 IB의 주문에 대응할 수 있도록 미리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큰손’ 고객과의 관계를 쌓기 위해 일부 증권사에서는 홍콩 및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IR에 참가해 동향을 살피는 곳도 있다. 골드만삭스 등 대형 IB들의 아시아 헤드쿼터가 대부분 홍콩, 싱가포르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또다른 PBS 관계자는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고객 관리 차원에서 최근 홍콩에서 열리는 IR에 다녀오는 등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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