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체급 키우는 한화그룹]한화에어로, 투자규모 더 커진다 '3.6조+α'연간 잉여현금흐름 7000억…"3.6조+영업현금도 투자 재원 활용"
허인혜 기자공개 2025-03-24 08:26:53
[편집자주]
지상방산·항공·시스템에 강했던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을 품에 안으며 육·해·공 종합방산 기업으로 도약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외형을 키워온 한화그룹은 핵심 사업인 방산 분야에서도 좋은 기업을 적기에 사들이는 전략을 펴며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한화그룹의 눈은 국내와 글로벌 기업을 모두 주시하고 있다. 더벨이 종합방산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한화그룹의 현황과 방산사업 확대 전략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1일 15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투자자들의 첫 질문은 '왜 자금 조달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선택했느냐'에 집중됐다. 연간 2조원 미만의 투자 계획은 현재의 영업현금흐름만으로도 충분히 충당 가능하다는 분석이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체 투자 계획은 이번 유상증자 규모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회사 측은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 외에 영업활동으로 유입되는 현금 역시 추가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임을 밝혔다. 사실상 '3.6조원+α'의 투자 집행이 예고된 셈이다.
이 경우 단순히 유상증자 필요성을 두고 벌어졌던 논의도 의미가 달라진다. 현재의 투자 계획이 유증 자금 범위를 넘어서는 만큼 투자 속도와 규모 모두 시장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유증 결정에 몰린 질문 "잘 버는데 왜 유상증자 택했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73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조4000억원이다. 증권사별로 최대 2조9000억원까지 예상했다. 순영업활동 현금흐름(NCF)을 보면 지난해 1조12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잉여현금흐름(FCF)은 6980억원이다.
연간 투자 집행 계획을 보면 2026년 1조8650억원을 제외하면 모두 1조원을 넘지 않는다. 올해는 합산 약 2950억원을, 2027년에는 6400억원을, 2028년 이후에는 7950억원을 각각 집행한다.
이런 지표들을 따져보면 영업이익과 이에 따른 현금유입만으로도 투자 계획을 소화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도 당연하다. 직후 나온 증권가 리포트에서도 조달 방법에 대한 의문과 아쉬움이 잇따랐다.
메리츠증권은 "연간 투자 목표액은 한 해에 2조원을 초과하지 않기에 연간 영업이익이 2조원을 상회하는 동사의 이익체력만으로 가능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증권은 "회사의 손익과 현금흐름이 최근 급격히 개선되고 있었음을 고려하면, 이번 증자를 예상한 투자자는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봤다. 다올투자증권은 "다른 자본조달 방식은 불가했는가 의문"이라고 했다.

◇"3.6조+영업현금도 투자 재원 활용"
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투자 계획이 유상증자 규모를 뛰어넘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결국 영업현금만으로는 소화할 수 없는 규모의 투자 계획이 구체화돼 있다는 의미가 된다.
한상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R담당 전무는 유상증자 공시 직후 열린 경영설명회에서 이번 조달 자금 외에도 영업으로 확보하는 현금 역시 추가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전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3~5년간 영업현금흐름이 계속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 부분도 투자를 하고, 더해서 3조6000억원 유상증자 자금까지 모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체 투자 규모가 3조6000억원이 아니라 '+α'라는 의미다. 한 전무는 "시장 환경이 급변할 뿐 아니라 급성장하고 있다"며 "그만큼 투자를 집중해 시장 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 결국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방법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유상증자 배경을 묻는 더벨의 질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방산 시장이 성장하고 해외 선진기업과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현 시점이 미래를 위한 투자 적기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대규모 투자를 단기에 차입을 통해 시행할 경우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어 증자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금감원 "긍정적 평가"…투자처 소명됐나
중점심사를 결정한 금융감독원의 입장도 참고할 만하다. 금감원 입장문으로 미뤄볼 때 구체적 투자처와 협업 진척도가 일정 부분 관에 소명됐음을 짐작할 수 있어서다.
금감원은 "투자 판단에 필요한 중요정보의 충실한 기재 여부 등을 면밀히 살피겠다"는 입장을 냈다. 자금 사용 계획의 구체성, 투자처와 시기, 규모 등을 검증했다는 의미다. 추상적인 목적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또 회사가 빠르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단기 집중심사를 결정했다.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표현도 포함됐다. 내부적으로 구체적 협업 계획과 투자 일정이 어느 정도 소명됐기에 가능한 조치로 보인다.
실제 증권신고서에는 투자 계획이 더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다. 동유럽 천무 현지생산 조인트벤처(JV), 사우디 방산협력 JV 등 해외 방산 JV 지분투자에 3600억원이, 해외 조선업체 지분투자에 8000억원 집행이 예정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발표 직후 주가 하락에 대해 "이미 한화오션 지분을 늘리며 가치 상승을 이뤘고, 현재 10% 떨어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는 40만원이 70만원이 되서 주주에게 이익이 된 것이며, 10만원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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