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3.6조 유증 "지금 투자 안 하면 밀린다" "글로벌 방산 환경 급변, 톱티어 도전…영업현금도 투입…시설·지분·JV 소통 중"
허인혜 기자공개 2025-03-20 19:31:29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0일 19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영업으로 현금이 원활하게 유입되는 가운데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한 배경으로 글로벌 방산·해양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자본조달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야 톱티어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고 답했다.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도 재원으로 활용할 만큼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유상증자로 조달할 3조6000억원은 향후 3~4년간 집중 투자해 5년 후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에 반영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해외 방산 사업에 투입하는 자금은 중동과 유럽 현지에서의 시설 투자와 현지 파트너 지분투자, 조인트벤처(JV) 설립 등에 활용하며 각각의 협력 기업과 구체적인 논의도 진행 중이다.
◇"공격적 투자해야 밀려나지 않아…톱 플레이어 도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일 이사회에서 총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조달 자금은 시설자금 1조2000억원, 타법인증권취득자금 2조4000억원으로 활용한다. 사업별로는 해외 방산 거점 구축(1조6000억원), 미국 중심 해양방산·조선업체 지분 투자(8000억원), 스마트 팩토리 및 주요 방산 사업장(9000억원), 무인기 엔진 개발 시설(3000억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시 직후 경영설명회를 개최하고 유상증자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 증시 사상 가장 큰 규모의 유상증자가 깜짝 발표되자 증자 배경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호실적에 따라 충분한 현금이 유입되고 있는 와중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이어서 이유에 관심이 쏠렸다.
한상윤 IR담당 전무는 "이번 투자 계획은 향후 3~4년 사이에 집중돼 있고 5년 후부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며 "현금 흐름은 계속 좋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 부분도 투자를 하고, 유상증자분도 투자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와 이에 따른 투자 효과로 2035년 연결기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어 "자본조달 방식은 내부적으로도 고심 끝에 결정한 것인데, 영업현금흐름이 향후 2~3년간 양호할 수 있지만 현재 시장 상황에서 글로벌 톱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성장과 재무 안정성 사이 균형을 잡기 위한 결정이었음을 양해해 달라"고 답했다.
유럽의 2030 방위 계획과 미국 정부의 군함 확대 추진 정책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 전무는 "어제 유럽에서 2030 방위계획이 발표됐는데 이런 환경 변화가 현지화 투자의 당위성을 강화한다고 판단"한다며 "미국 함정 시장은 신조·MRO 시장 모두 빠르게 성장 중이며, 한국 조선사에 대한 우호적 시각이 강해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협력사와는 구체적 협상 단계, 확정적 파트너와 협의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과 중동 등의 파트너사 지분투자와 JV 설립 등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인 기업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각각의 기업과 구체적인 단계까지 소통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JV나 파트너십은 쇼트리스트 경쟁이라기보단 확정된 파트너와 협상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사우디 방산 업체와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단계까지 진전됐다. 사우디 방산 기업과의 협의가 얼마나 구체화 됐느냐는 질문에 한 전무는 "MOU를 체결한 부분을 (증권신고서에) 기재했고 지상방산 무기 체계에 대하 협의가 계속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미 투자가 진행 중인 건들은 구체적으로 나열됐다. 호주 H-에이스(Hanwha Armored Vehicle Center of Excellence) 공장에는 약 2000억원이 투입됐다. 호주와 미국 방산 관련 기업 오스탈 투자 자금도 향후 계획에 일부 포함된 건이라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설명했다.
한 전무는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투자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타임라인이나 금액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중동과 유럽 현지 파트너들과 협의 중"이라며 "지상방산은 현재 약 5년치 수주가 확보돼 있으며, 5년 이후 먹거리 마련 차원에서 중장기적 투자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향후 7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지상방산 부문에서 국내와 해외 매출 비중은 50대50 수준이다. 10년 후 매출액 70조원 목표 중 30조원이 지상방산으로, 50조원은 해양방산·우주항공·시스템으로 채워질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등의 협력 투자가 잇따르면서 밑그림을 구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모회사로, 방산·항공·우주·해양 등 핵심 투자 주축"이라며 "시스템, 오션 등 계열사들은 각각 시너지가 나는 부분에서 자율적으로 참여"한다고 부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사업지주 '첫발' SK네트웍스, 자원개발·렌터카 대체 회사는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넥스틸의 해상풍력 전략, ‘성공 공식’ 다시 쓸까
- [변곡점 맞은 해운업]'호실적' 팬오션, BDI 추세 '관건'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삼화페인트, 차입금 '양' 잡고 '질' 놓쳤다
- 수익성 주춤 롯데렌탈, 사업재편 '성장통'
- [CAPEX 톺아보기]불확실성 타개책은 '투자'...현대차, 창사후 첫 '10조' 돌파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승계자금 마련 어떤 카드 있나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IPO 주도하는 김동관의 사람들
- [방산 체급 키우는 한화그룹]오스탈 '9.9%'씩 직접매수·TRS 병행…허들 낮췄다
- [방산 체급 키우는 한화그룹]오스탈 최대주주 눈앞…이사회 진입 과제
허인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승계자금 마련 어떤 카드 있나
- [방산 체급 키우는 한화그룹]오스탈 '9.9%'씩 직접매수·TRS 병행…허들 낮췄다
- 한화에어로, 3.6조 유증 "지금 투자 안 하면 밀린다"
- [조선 기자재 키플레이어]오리엔탈정공, '공생' 삼성重 파트너십 맺은 배경은
- 현대엘리베이터, 번 것보다 배당 더 많이 했다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넘어야 할 산 '중복상장' 논란
- [thebell note]중형 조선사의 '정공법'
- [조선 기자재 키플레이어]오리엔탈정공, '모·자 동반성장'이 이끄는 전성기
- [배당정책 리뷰]'컨센서스 하회' 무관 시가배당률 5%까지 올린 풍산
- [배당정책 리뷰]주가로 보답한 ㈜두산, 배당매력 회복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