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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디테일]'1조 그룹' 오텍, 재무 건전성 '시험대'연결기준 부채비율 300%대, 3년 연속 적자 타격

양귀남 기자공개 2025-04-16 08: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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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5일 08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출액 1조 전후를 기록하고 있는 오텍그룹이 180억원 수준의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그룹 규모를 고려했을 때, 100억원 수준의 자회사 채무 상환을 위해 주주들에게 손을 벌린다는 점이 쉽게 와닿지 않는다는 평가다. 실상은 그룹사 전체의 사업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로 유동성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모양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텍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손실이 각각 9092억원, 148억원을 기록했다. 오텍은 특수차량 제조를 주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본업이 있기는 하지만 시장에는 에어컨을 제조하는 오텍캐리어를 자회사로 둔 기업으로 유명하다. 여기에 씨알케이를 통해 상업용 냉동냉장 설비를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특수차량 제조 부문에서는 흑자를 기록했지만, 오텍캐리어와 씨알케이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오텍캐리어는 지난해 100억원대 손실을 기록했고, 씨알케이 역시 판관비 상승 등의 여파로 손실 77억원을 기록했다.

오텍 자체적으로 영위하고 있는 특수차량 사업부문의 매출액은 한해 1000억원 전후를 기록하고 있다. 오텍캐리어가 한해 5000억원 이상, 씨알케이가 2500억원 이상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오텍은 지주회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오텍은 지난 2022년 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어느정도 그룹사 위용을 갖출만큼 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도 나왔다.

오텍은 이날 183억원 수준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조달한 자금 중 120억원은 자회사 씨알케이의 채무상환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사실상 자회사 빚을 갚아주기 위해 주주들에게 도움을 청한 모양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 5000억원이 넘고, 매출 규모가 9000억원에 달하는 그룹이 200억원도 채 안되는 자금을 주주들로부터 조달하면서 시장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룹사의 규모 대비 조달 방법, 조달 규모가 어울리지 않다는 평가다.

오텍그룹의 재무 상황을 들여다보면 이해가는 대목이 있다. 오텍그룹은 외형은 유지하고 있지만 재무 건전성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상승하고 있는 부채비율이 문제다. 오텍은 수년째 4000억원대 부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이익이 발생하면서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지난 2021년 기준 부채비율은 234%로 그룹사 크기를 감안했을 때, 관리가 되는 수준이었다.

지난 2022년부터 적자를 기록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지난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오텍은 이자를 갚기도 버거운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오텍의 한해 금융비용만 232억원에 달한다. 부채총계가 4000억원이 넘다 보니 3년 연속 적자가 유독 타격이 컸던 모양새다.

결국 오텍의 자본총계가 쪼그라들면서 부채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323%까지 치솟았다.

오텍그룹 전반적인 사정도 안정적이지 않다 보니 자회사의 빚 120억원 상환을 위해서 주주들에게까지 손을 벌리게 된 상황이다. 모회사 차원에서 자회사에 자금을 지원하기에는 오텍도 당장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단기차입금이 지난해 말 별도기준 394억원에 달한다. 오텍캐리어는 835억원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후 오텍 차원에서도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더벨은 이날 오텍의 경영개선실에 수차례 연결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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