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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T캡스, 100명도 안되던 노조원이 순식간에 10배로 매각 위로금 부담 문제 등 불확실 요인 남아있어

이재영 기자공개 2014-02-28 11:36:21

이 기사는 2014년 02월 27일 14: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DT캡스 매각 거래를 위한 막판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도 있어 보인다. 이 협상에는 핵심 사안인 가격 문제 뿐 아니라 통상임금 판결로 인한 추가임금 지급분을 누가 부담할 지, 임직원들에 대한 매각 위로금 지급 부담이 인수자에게 전가될 수 있는 문제 등도 걸려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7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ADT캡스 매각 주체인 타이코(Tyco)와 주관사 모간스탠리는 칼라일 그룹(The Carlyle Group),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ffinity Equity Partners) 등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3곳과 홍콩에서 막판 가격협상을 진행 중이다.

가격 문제 외에 우선적인 협상의 고려 사항으로 떠오른 것은 노동조합과 매각 위로금 문제다.

ADT캡스는 타이코가 1999년 캡스를 인수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14년 여 동안 단 한번의 노사분규도 일어나지 않았을 정도로 노동조합의 존재감이 크지 않던 기업이다. 노사협력의 성공사례로 꼽히며 정부나 경제단체 등으로부터 수차례 관련 수상까지 한 바 있다.

그런데 매각이 가시화되면서 상황은 180도로 바뀌었다. 100여 명도 채 안되던 민주노동 산하 ADT캡스 지부 노동조합원 수가 불과 몇주 사이 1000여명을 넘어섰다. 노조는 최근 조직화된 힘을 바탕으로 실력 행사에 들어가시 시작했다. 지난 22일에는 노조 간부들이 강남 ADT캡스 본사에서 피켓 시위에 나섰다. 타이코가 매각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짜내기식 비용 감축을 해왔며 직원들을 희생해 매각 가격을 부풀리려는 타이코를 '먹튀자본'으로 규정하며 규탄했다.

기업이 매각되기 전 노조가 실력 행사에 나서는 예는 우리나라 기업 M&A 거래에서 흔한 일이서 새삼스럽지 않다. 노조는 직원들의 이익 대변자를 자처하며 매각자로부터 위로금을 두둑하게 받아내고, 피인수 후 인력 구조조정을 최소화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주된 임무다.

그런데 인수후보들로서는 ADT캡스가 지난 15년 여 동안 노조의 영향력 행사가 없던 곳이었다는 점에서 이같은 상황이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다. 무엇보다 ADT캡스 예상 매각대금이 2조100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노조가 기대하는 위로금의 기대치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클 수도 있다. 1999년 타이코가 캡스를 인수할 당시 투여한 자금은 800억 원으로, 이번에 ADT캡스 매각대금이 2조 원만 되도 매각 차익이 25배가 넘는다.

노조는 위로금 수준이나 인력 구조조정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수후보들로서는 이같은 문제가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덜컥 구속력있는계약을 맺을 경우엔 관련 부담의 일부 또는 전부가 인수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할 수는 상황이다.

더욱이 지난해 말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에 따라 상여금이나 퇴직적립금은 물론 출동수당, 특근수당 등 각종 수당에 대한 추가임금 지불도 준비해야 한다. 이미 업계 최저수준인 ADT캡스 급여 현실상, 노조가 청구할 추가임금분이 못해도 500억 원 이상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전해지고 있다.

노무업계 관계자는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임금부담 및 새로운 임금체계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진 가운데, 이번 ADT캡스 매각은 이러한 결과가 현실화되는 첫번째 케이스"라며 "어느 수준까지 추가임금분을 확정해 반영할 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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