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도 공무원도 '무리한 추징'…"소송하면 이긴다" [위기의 부동산펀드]법조계 "무조건 이기는 게임"…세무공무원 "눈치 때문에 세금 매겨"
송종호 기자공개 2014-09-25 14:47:45
이 기사는 2014년 09월 23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후 등록된 부동산펀드에 대한 세금 추징에 대해 자산운용사 등의 행정소송이 임박한 가운데, 법조계는 물론 과세관청조차 운용사들의 승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는 부동산펀드의 등록여부가 취득세 감면대상에서 제외될 합리적 타당성이 없고, 집합투자재산이라는 본질은 등록 이전과 이후에 차이가 없다는 점 때문에 충분히 승소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이런 점이 고려돼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율촌과 화우는 착수금과 성공보수를 통상수준보다 현저하게 낮게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명백히 승소하는 소송으로 봤다는 분석이다.아울러 과세관청인 서울시 산하 구청 세무공무원들 역시 지나친 법해석이었다는 이유로 패소가 명약관화라는 입장이다. 상급기관인 안전행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에 따라, 공무원 신분상 문책을 피하기 위해 세금을 매기고 있다는 논리다. 이들 공무원은 예측가능성과 신뢰성을 상실한 세금징수라는 평가를 내놨다.
◇ 통상수준보다 낮은 착수금·성공보수 …변호사도 할일 없는 명백한 '승소' 소송
2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행정소송을 수임한 법무법인들은 통상수준보다 착수금과 성공보수 모두 낮게 책정하고 있다. 착수금을 율촌은 1심부터 3심까지를 합쳐 300만 원으로 확정했다. 화우는 1심 200만 원, 2심 100만 원, 3심 100만 원이다. 율촌은 가산세를 포함한 납부세금의 1%를, 화우는 가산세를 제외한 납부세금의 1%를 성공보수로 책정했다.
예를 들어 강남구청으로부터 76억 원(가산세 38억 원) 상당의 세금을 추징당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사모부동산투자신탁14호가 행정소송을 율촌이 맡겨 승소할 경우 율촌은 7600만 원의 성공보수를 챙길 수 있다. 화우가 맡아 승소하면 가산세를 제외한 납부금의 1%인 3800만 원을 성공보수로 가져가게 된다.
착수금보다 성공보수가 높다는 점에서 승소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힘을 얻지만 성공보수가 통상 10%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는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다. 승소가능성이 높아 착수금보다 성공보수를 높게 책정한 면도 있지만 성공보수를 통상수준으로 가져가기 조차 민망할 정도로 승소가능성이 월등히 높다는 분석이다.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통상적인 수준보다 낮은 성공보수라는 점에서 그만큼 변호사의 역할이 크지 않을 정도로 재판결과가 예상되는 소송"이라며 "쟁점과 사실관계가 명확하고 유사한 취지의 대법원 판례가 있는 만큼 승소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른 변호사는 "'손 안대고 코풀기' 소송에 임하면서 성공보수를 통상수준으로 책정하기엔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다만, 국내 대표 조세전문 법무법인인 율촌과 화우가 낮은 가격으로 모든 소송을 도맡을 요량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봤다. 이 변호사는 "이번 취득세 감면분 환수와 관련된 행정소송 외에 앞으로 운용사와 수임관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도 담겨있다"고 밝혔다.
자산운용업계는 착수금보다 성공보수가 높다는 점 자체를 반기는 모습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패소할 가능성이 높다면 착수금을 많이 가져가려 하지 않겠냐"며 "영세한 자산운용사라는 점을 고려한 법무법인의 착수금과 성공보수 책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공무원 "상급기관 눈치 때문에 세금 매긴다"
공무원도 한결같이 부동산펀드의 승소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은 "감사와 외부통제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공무원 신분상 상급기관인 안행부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어 세금을 징수하고 있다"며 "이번 취득세 환수를 둘러싼 행정소송에서 100% 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공무원도 "세금은 공권력의 최고 집행업무인데, 예측 가능한 수준을 벗어나 유권해석 등에 번번히 의존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신뢰 과세가 안 되고 있다는 걸 증명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무원들은 세금을 낼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모두 점검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문책을 당하지 않기 위해선 세금납부 대상이 될 수 있는 펀드의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내야 하는 지방세(세율 4.6%)의 30%를 감면받고 있는 펀드 뿐만 아니라 지방세법에 근거해 취득세를 아예 면제받은 부동산펀드도 세금징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쳐 논란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운용업계도 안전행정부가 조세특례제한법에 적용받은 펀드만 추징대상이라고 밝혔음에도 지방자치단체 과세 공무원들은 사후펀드라는 이유로 세금을 징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조특법 대상이 아닌 부동산펀드도 세금을 징수받게 되면 안 낼 도리가 없다"며 "행정소송으로 가면 정부가 패소할 게 뻔한데도 공무원들이 상급기관 눈치를 보느라 추징 대상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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