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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복심'은? [thebell note]

고설봉 기자공개 2015-02-09 09:50:00

이 기사는 2015년 02월 06일 09: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산업 인수전이 '정중동(靜中動)'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수면은 잔잔하다. 하지만 지키는 자와 넘보는 자의 싸움은 물밑 소용돌이를 만들고 있다. 강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복심은 무엇일까.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르는 법. 시장은 무수한 추측을 쏟아내며, 김 회장의 복심을 끝없이 추적한다. 그를 둘러싼 온갖 추측은 급기야 호반건설이 금호고속 인수전에도 참여한다는 엉뚱한 보도를 낳기도 했다. 호반건설은 이에 대해 강력히 부인하며 "전혀 관심 없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1989년 광주에서 호반건설을 창립했다. 광주를 기반으로 울산, 대전, 천안, 전주 등지로 사업을 확장했다. 2005년에는 본사를 서울 역삼동으로 옮기며 전국구 건설사로 발돋움했다. 지난해에는 아파트 1만 5365가구를 분양하며 일반분양 기준 주택공급 실적 1위에 올랐다. 주택시장 강자로 군림해 오던 1군건설사들을 누르고 정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업계에는 김 회장과 호반건설의 초고속 성장에 대한 우려가 짙다. 신흥 강자에 패권을 내주기 싫은 마음이 섞여 있을 수 있겠지만 주택사업이 임계점에 다다랐을 때, 돌파구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편식이 사람 몸을 허약하게 하듯, 주택사업에만 99% 전념하는 호반건설의 모습에서 성장통의 징후가 발견되기도 한다.

지난해 9월 정부는 2017년까지 LH의 대규모 공공택지 지정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전국적으로 택지를 확보해 다소 낮은 가격에 분양을 하는 전략을 썼던 호반건설에게 정부의 택지 공급 잠정 중단은 위기다. 이를 반증하듯 호반건설은 대부분의 건설사가 공급물량을 쏟아내는 올해 아파트 공급물량을 1만여가구 정도로 낮췄다.

이제 호반건설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몇 안 된다. 매출이 줄더라도 택지사업을 고수하며 버티든지,시행사를 동원해 자체 사업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LH 택지 사업과 시행사를 동원한 자체 사업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지적이다. 1군 건설사에 비해 자금력, 노하우, 브랜드 파워에서 밀리는 호반건설에는 힘든 싸움일 수 있다는 반응이다. 결국 호반건설은 주택사업 외에 다른 돌파구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공사 진출은 호반건설에게 해답이 될 수 있다. 공공공사의 특성상 수익은 적지만 매년 안정적으로 매출을 달성하고, 외형을 성장하기 좋다. 그러나 주택사업 외에 업력이 일천한 호반건설에게 공공공사 수주 문턱은 높다. 특히 공공사업의 꽃인 토목공종에서 호반건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다. 주택사업을 벗어난 호반건설은 갓난아이와 같다.

이 대목에서 호반건설의 금호산업 인수는 결정적인 한 방이다. 금호산업은 지난 몇 년간 국내 공공공사 수주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며, 연간 매출액의 80%를 공공공사에서 달성하고 있다. 특히, 호남 대표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호남권 공공공사 수주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 또한 공항공사는 세계 정상급이라는 평가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을 인수하며 호남 맹주로 등극할 경우 그 파급력은 엄청날 것으로 평가된다. 금호산업이 가지고 있는 토목·공항공사 기술력과 호반건설의 주택사업 전문성이 결합하면 단숨에 건설업계 '빅10'도 넘볼 수 있다.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니항공의 경영권은 덤이다.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김상열 회장에게 금호산업 인수전은 단순 '꽃놀이패' 이상일 수 있다. 한길 사람 속, 김 회장의 복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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