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사조 회장, 주식매도 '절묘한 타이밍?' 사조산업 주가 급락 틈타 경영권 이전…주지홍 본부장, 반등에 평가이익
이효범 기자공개 2015-09-03 08:41:00
이 기사는 2015년 09월 02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이 최근 경영권 승계를 위해 아들인 주지홍 사조대림 총괄본부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에 사조산업 주식을 대거 매각했다. 주 회장은 이 과정에서 사조산업 주가가 급락한 시점에 주식을 넘기면서 승계비용을 크게 줄이는 효과를 봤다. 또 주식을 사들인 계열사 및 주 본부장은 최근 며칠새 사조산업 주가 반등으로 적잖은 평가이익을 거두게 됐다.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 회장은 보유 중이던 사조산업 주식 50만주(10%)를 지난달 19일 계열사인 사조시스템즈에게 넘겼다. 총 거래가격은 330억 원으로 이날 종가기준 주당 매매가격은 6만 6000원이었다. 또 같은날 사조해표도 보유 중이던 사조산업 주식을 주 본부장과 사조시스템즈의 계열사인 캐슬렉스제주에게 각각 15만주와 10만주 씩 처분했다.
사조시스템즈는 주 본부장이 지분 51%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다. 사조시스템즈가 사조산업 주식을 매입한 결과 주 본부장은 간접적으로 사조산업 지분율을 늘리는 효과를 보게 됐다. 주 본부장은 매입한 사조산업 주식 등을 포함해 직간접적으로 사조산업의 지분율을 22.62%로 끌어올렸다. 사실상 주 회장보다 지분율이 높아져 경영권을 장악하게 됐다.
주 회장과 사조해표가 사조산업 주식을 매각한 지난달 19일 종가는 6만 6000원으로 최근 수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사조산업 주가가 6만 6000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9일 이후 처음이다. 이 사이 주가는 11만 4000원까지 치솟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사조산업의 주가가 이처럼 급락하게 된 것은 2015년도 2분기 영업실적이 담긴 반기보고서를 지난달 17일 제출한 것과 무관치 않다. 이어 이튿날인 18일 사조산업의 주가는 9만 5100원으로 출발했지만 하루동안 2만 5900원이 떨어진 6만 920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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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조산업의 반기보고서에 포함된 2분기 영업실적은 저조했다. 2분기 매출 2793억 원, 영업이익 53억 원, 순손실 25억 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57%, 43.35% 감소했고, 순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저조한 2분기 실적은 원양부문 매출이 줄고 고정비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분기 원양부문의 매출은 작년 같은기간 920억 원에 비해 37.6% 줄어든 574억 원을 기록했고,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영업적자가 64억 원으로 확대됐다.
또 계열사의 지분변동으로 인해 3분기부터 사조대림이 사조산업의 연결기업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점도 사조산업의 주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2분기 실적부진과 계열사 지분변동 등을 이유로 하루만에 주가가 급락한 점은 과도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승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실적 자체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주가하락은 과도하다는 판단"이라며 "실적 하락의 원인 중 하나인 관계기업투자손실 및 연결 기업 변동에 따른 연결매출과 이익 감소는 회계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주가 하락과 연관성이 크지 않다"고 전했다.
주가가 폭락한 지난달 18일에는 유독 기관들의 사조산업 주식 매도주문이 폭주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관들의 순매수량이 총 4만 8858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기관들이 사조산업 반기보고서 제출 이후 실적과 관련해 민감하게 반응한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사조산업의 주가하락은 사조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주 회장이 주가가 급락한 틈을 놓치지 않고 사조산업 주식을 계열사인 사조시스템즈에게 넘기면서 주 본부장의 승계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사조산업의 주식이 다소 낮은 가격에 거래되면서 주 본부장이 사조산업의 지분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된 셈이다.
더욱이 주 회장의 주식 매도 이후 사조산업의 주가는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다. 외국인과 기관들도 최근 사조산업 주식을 다시 사들이고 있는 추세다. 사조산업 주가는 지난달 24일 6만 1700원까지 떨어졌지만 이달 1일 종가기준 7만 4000원으로 올랐다.
이로써 주 본부장과 사조시스템즈는 주 회장과 사조해표 등으로부터 주당 6만 6000원에 사들인 주식에 8000원의 평가이익을 덤으로 얻었다. 세부적으로는 사조시스템즈가 주식을 사들인지 13일 만에 40억 원의 평가이익을 보게 됐고, 사조산업 주식을 사들였던 주 본부장과 사조시스템즈의 계열사인 캐슬렉스제주도 각각 12억 원, 8억 원 평가이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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