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3월 24일 14: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의 저유소 사업에 330억 원을 투자한 스틱인베스트먼트가 4년 만에 원금을 회수했다. 당초 기대처럼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현대오일뱅크를 상대로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형태로 원금 회수가 이뤄졌다.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2년 울산광역시 온산 일대에서 원유 저장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스틱과 7대 3 비율로 합작 법인 현대오일터미널을 설립했다. 스틱은 당시 한국정책금융공사(현 KDB산업은행) 출자금을 토대로 조성한 '코에프씨스틱그로쓰챔프 2010의 2호' 펀드를 통해 현대오일터미널 지분 30%를 330억 원에 취득했다.
현대오일터미널의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스틱으로부터 설비 투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2017년 상반기까지 현대오일터미널을 기업공개(IPO)시키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만약 IPO가 불발될 경우 스틱은 자신들이 보유한 현대오일터미널 지분을 현대오일뱅크 측에 되사줄 것을 요구할 수 있다는 권리를 얻었다. 이는 지분 취득 주체인 스틱의 펀드 만기(2018년 11월)과도 일부 연관이 있었다.
합작법인 출범 당시의 기대와는 달리 현대오일터미널 IPO는 사실상 무산되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2014년을 기점으로 턴 어라운드에는 성공했지만,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은 높지 않았던 까닭이다. 결국 스틱은 현대오일터미널 지분을 제 3자에게 매각하거나 다른 방안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모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결국 가장 최선은 현대오일뱅크를 대상으로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방안밖에 없었고, 이를 실행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이었다. 양 측은 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을 사전 합의하지 않았고, 보통주 지분의 특성상 배당수익률이 보장돼 있었던 것도 아니다. 현대오일뱅크와 스틱 양 측은 협의 끝에 투자 원금을 반환하는 선에서 합의를 마무리했고, 오는 31일자로 거래를 종결짓기로 했다.
원금을 돌려받는 선에서 그치긴 했지만, 그나마 스틱 입장에서는 투자금 회수 시기를 앞당긴 덕에 펀드 수익률은 지켜내는 결과를 얻었다. 통상 투자 기간이 늘어날 경우 연환산수익률(IRR)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회수 금액에 큰 차이가 없다면 투자금 회수 시기가 빠를수록 수익률에 유리하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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