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5월 04일 08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집을 짓는 일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어떤 집을 지을 지에 대해 계획을 짜는 설계, 집을 지을 터를 튼튼하게 조성하는 터 다지기, 설계 도면에 따라 벽돌을 쌓아 집의 모양을 만드는 건축공사 등이다.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설계다. 터 다지기와 건축공사 모두 설계 도면에 따라 진행되는 만큼 설계도면이 잘 못되면 완성된 집의 모양도 어그러지게 된다. 그러나 설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디에 집을 짓느냐 하는 것이다. 모래 위에 지은 집은 결국 무너지고 만다.
한화건설은 최근 새 집 지을 준비에 들어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한화건설 팀장이 미래 신사업 발굴을 위한 신설 팀에 전진 배치됐다.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돌입한 그가 맡은 일은 '어디에 어떤 집을 지을까'를 고민하는 것이다.
김 팀장이 이끌게 될 신성장전략팀은 한화건설 미래 먹거리 발굴과 신사업 전략을 총괄하기 위해 올해 초 정규 팀 형태로 신설됐다. 사장 직속부서인 미래혁신실 하위 조직이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은 국내 건설사들의 최대 화두다. 지난 몇 년간은 국내 부동산경기 활황에 기대 비교적 순탄한 길을 걸었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건설사 관계자들과 만나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면 항상 듣는 얘기가 '앞으로 어떤 사업을 할지 고민'이라는 것이다.
한화건설이 처한 대내외 환경도 마찬가지로 녹록치 않다. 국내는 공공공사 발주가 줄고, 마진율이 낮아지고 있다. 주택 분양 시장이 포화되고, 건설사 간 택지 확보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글로벌 업체들과 치열한 수주경쟁으로 발전, 플랜트 등 신규 프로젝트 수주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화그룹 후계구도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 한화건설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한 김동선 팀장이 건설을 이끌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김 팀장은 성장이 정체된 한화건설의 미래를 어떻게 열어가느냐에 대한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살 집을 손수 준비하고 있는 김 팀장이 단단한 터 위에 볕이 잘 들고, 통풍도 잘 되는 집을 지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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