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금융 법인투자자 진입 본격화 부동산 위주로 투자사례 속속…금융위 '대부업' 등록 검토
원충희 기자공개 2016-08-30 09:38:42
이 기사는 2016년 08월 29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개인 간 금융서비스를 의미하는 P2P(Peer to Peer)대출에서 법인투자자의 참여가 눈에 띄고 있다. 업계에서는 선진국 사례를 들어 자연스런 현상이란 평가다. 다만 금융당국이 P2P금융에 참여하는 법인투자자의 대부업 등록을 검토하고 있어 규제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29일 핀테크업계에 따르면 부동산전문 P2P대출업체 테라펀딩이 지난달 선보인 '제76차 시흥목감지구 상가신축 2차 건축자금채권'에 기관투자자가 5억 원을 투자했다. 이 덕분에 2차 모집금액 7억 6000만 원 중 2억 6000만 원만 개인투자자로부터 모집했다.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는 "일반기업이 건축자금으로 일부 투자한 것"이라며 "부동산 P2P분야에서는 자산운용사, 펀드나 일반기업 등이 법인투자자로 참여한 사례가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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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K뱅크의 주주사인 P2P대출업체 8퍼센트 역시 하반기쯤 법인투자자의 투자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퍼센트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항은 밝힐 수 없지만 하반기에 법인투자자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P2P금융업계에서 법인투자자들의 행보가 눈에 띄고 있다. P2P금융은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불특정 다수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하는 개인 대 개인의 금융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법인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접근 중이다. 다만 금융기관의 투자는 아직 제한돼 있다. 최근 저축은행, 캐피탈사가 P2P대출업체 써티컷(30CUT)에 투자하려던 것을 금융감독원이 제동 걸었다. P2P금융의 법적지위가 불확실하다는 게 이유다.
P2P금융업계 관계자는 "아직 부동산 분야에 국한돼 있지만 일반기업 형태의 법인투자자들이 자주 보이고 있다"며 "부동산금융의 경우 건당 30억 원~40억 원 규모라 법인투자자가 참여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 영국 등 해외사례를 비춰보면 자연스런 현상"이라며 "미국 최대 P2P업체인 렌딩클럽 같은 경우 기관투자자 비율이 작년 기준으로 약 38%에 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영미 선진국에서는 P2P금융 투자주체가 개인에서 기관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김성준 렌딧(P2P금융업체) 대표에 따르면 영국은 지난 2014년 P2P금융의 기관투자자 참여가 본격화 된 지 1년 만에 그 비중이 25%로 급증했다. 올해는 기관투자자 비중이 40%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준 대표는 "기관투자자는 대출위험도를 전문가 입장에서 분석·투자할 수 있는 반면 개인은 시간적 리소스와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선진국에선 P2P금융이 I2P(Institution to Peer)금융을 포괄한 마켓플레이스 렌딩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에 따라 금융위원회도 P2P금융 법인투자자를 대부업 등록대상으로 간주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지난 24일 열린 'P2P대출 TF(태스크포스) 2차 회의'에서는 법인투자자의 투자규모가 크고 투자형태가 반복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대부업 등록대상으로 취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상당수 P2P대출업체가 대부업 등록을 통해 영업하고 있는 만큼 법인투자자도 대부업법 테두리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규제가 현실화되면 법인투자자들의 P2P금융 진입이 움츠러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P2P금융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가의 P2P금융 투자참여는 대출산업 전반의 비용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영국, 미국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기관투자자를 통한 기존 자본의 참여는 P2P금융 성장에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P2P금융업의 본질은 자금을 누구(법인 혹은 개인)에게 조달하느냐가 아니라 기술을 통한 비용구조의 개선과 중금리 제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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