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낙인 경계해야, 사드 영향도 기우일 뿐" [중국 상장사에 묻다]②최재원 헝셩그룹 한국지사장
김병윤 기자/ 배지원 기자공개 2016-09-12 16:30:00
[편집자주]
중국 상장사에게 국내 시장은 기회의 땅이다. 그러나 수많은 난관을 헤쳐가야 할 가시밭길이 펼쳐져 있다. 과거 일부 중국 상장사들은 불명예스러운 퇴장을 경험했다. 후발 주자들에게는 그 자체가 멍에였다. 위험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기회의 땅에 출사표를 던진 중국 기업들이 있다. 그들의 상장 전력과 사업 비전을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8일 09: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기업이 상장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어가 '차이나 디스카운트'다. 최재원 헝셩그룹 한국지사장은 과거 일부 중국 기업의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성급한 낙인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 대두된 중국과 한국 간 갈등에 대해서도 확대 해석할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양국 간의 긴장 상황은 맞지만 지나치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며, 실제 부정적 영향은 일부 산업에 국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여행이 활성화되면서 생겨난 단어 중 하나가 어글리(ugly) 코리안이다. 일부 몇 사람 때문에 좋지 않은 단어가 생기니 억울하지 않나. 현재 중국 기업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여태껏 국내에 소개된 중국 기업 중 일부 때문에 모든 기업들에 우려가 따르는 게 안타깝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다. 경험한 바로는 중국의 성은 모두 다른 나라다. 마치 유럽 같다. 각 성마다 고유의 문화가 있고, 색깔이 달랐다. 중국 기업이라서, 동일한 성에 위치했다고 해서 같은 시선을 보내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최 지사장은 과거 주재원 경험을 토대로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러면서 국내 IPO 인력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프랜차이즈 식당이 중국에 오픈해서 간 적이 있다. 정말 놀랐다. 식자재의 품질이 너무나도 우수했다. 중국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깨진 순간이었다. IPO 시장으로 시선을 옮기면, 중국 기업의 옥석가리기가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IPO를 담당하는 인력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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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번진 중국의 경제적 보복 조치 등 대외 이벤트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일시적인 영향은 있지만, 대세를 바꾸지는 않을 거라는 의견이다.
"사드 등 부정적 이벤트는 일부 분야에 영향이 미칠 것이다. 하지만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과거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일본과 중국이 크게 충돌했었다. 지금 사드 배채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심했다. 당시 중국 내 타겟은 일본의 자동차 회사였다. 불매 운동까지 벌어졌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거다. 물론 당시 중국 내 일본차의 점유율이 하락했겠지만 지금 다시 회복했을 거다. 헝셩그룹 경우, 영위하고 있는 사업이 국적성을 논하기 어렵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걸로 예상한다"
헝셩그룹의 상장은 순탄치 않았다. 증권신고서 정정은 반복됐고,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공모 청약은 미달됐었다. 하지만 상장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그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기대됐다.
"공모 자금의 유입을 떠나 상장으로 인한 득이 많다. 상장은 천운이다. 현재 중국 증시에는 상장을 하려는 기업들이 상당히 많다. 대기 시간도 만만치 않고,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다. 하지만 상장사라는 타이틀이 주는 신뢰감은 크다. 특히 한국 시장이라고 하면 깐깐한 심사를 통과한 기업이라는 인식이 중국에는 있다. 심리적인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일례로 헝셩그룹은 올림픽 마스코트를 제작하면서 인지도가 크게 올랐고, 그 영향은 많은 사업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번 상장은 향후 형성그룹이 국내에서 신규 사업을 영위할 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최 지사장은 사업적인 부분 외 목표로 인식의 전환을 꼽았다. 짧은 시간에 이루기란 불가능하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분명 달성 가능한 목표라는 입장이다.
"헝셩그룹으로부터 입사 제안을 받았을 때 고민했었다. 하지만 크게 반성했다. 나 자신조차 중국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없지 않았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사무소 설치는 투자자에게 약속한 것이다. 앞으로 더 큰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헝셩그룹과 올해 상장한 중국 기업들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는 것 또한 필요하다. 상장을 마치면서 한 고비는 넘긴 듯하다. 이제는 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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