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0월 12일 08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번에 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서면서 채권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온 짧은 탄식이다. 대한항공이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투자자들과 약속한 재무 트리거(Trigger)를 번번이 어기면서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2008년경부터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일정 수준 이하의 부채비율을 유지하겠다는 재무 트리거를 설정했다. 부채비율 700%를 넘어설 경우 채권 투자자들이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다.
특정 채권에서 기한이익상실이 선언되면 크로스디폴트(Cross Default) 조항에 따라 나머지 다른 채권도 기한이익을 상실한 것으로 간주된다. 한꺼번에 차입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2011년부터 재무 트리거를 어기기 시작했다. 2011년에 이미 부채비율이 700%를 넘어섰고, 2012년 6월에는 829%로 상승했다. 2012년 12월 한 때 691%로 떨어졌다가 다시 계속 상승 추세를 나타냈다. 대한항공은 재무 트리거를 어긴 채로 계속해서 회사채를 발행했다.
부채비율이 끝을 모르고 오르면서 대한항공은 부채비율 트리거를 기존의 700%에서 1000%로 올려 잡았다. 2011년 5월부터다. 재무 트리거가 1000%로 설정된 회사채는 올해 초까지 약 5년 동안 발행됐다. 현재 남아 있는 채권의 발행 잔액은 약 1조 4000억 원 규모다.
고공 행진을 거듭하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에 급기야 1000%를 넘었다. 자그마치 1조 4000억 원어치의 회사채가 기한이익상실선언 위험에 빠지게 된 셈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1082%에 달한다.
그러자 대한항공은 올해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재무 트리거로 설정된 부채비율을 다시 1500%로 상향 조정했다. 재무 트리거를 넘기면 다시 트리거를 올려 잡는 방식으로 반복해서 지속적으로 채권 투자자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대한항공 회사채에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하는 일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기한이익상실 선언에 현실적인 제약이 따르는데다 국적항공사가 부도날 리 없다는 막연한 믿음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올해 9월에 3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에 실패하면서 부채비율 1500%를 넘길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4300억 원 규모의 손상차손을 추가로 인식해야 해, 부채비율이 급등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쯤되면 막가자는 거지요?" 대한항공의 잇따른 약속 파기에 투자은행(IB) 업계 한 임원이 전직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한 얘기다. 채권 시장에서 양치기 소년으로 낙인 찍힌 대항항공은 재무트리거를 어긴 채로 언제까지 자금 조달을 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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