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현 우리카드 대표, 실적으로 '낙하산 논란' 불식 [CEO성과평가]후발주자 약점 극복 '외연확대'…수수료율 인하 '사업다각화'로 극복
원충희 기자공개 2016-12-06 09:35:15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5일 10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카드 분사 후 첫 연임에 성공한 유구현 우리카드 대표(사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연초 이뤄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이익측면에서 다소 주춤한 것 외에는 자산규모, 시장점유율, 연체율 등 각종 지표에서 선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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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4년차 후발주자 불리함 딛고 고도성장
유 대표는 2015년 초 취임하면서 기존의 경영방침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며 자신을 둘러싼 부정적 여론을 감싸 안았다. 강원 전 사장이 수립했던 사업계획과 기존의 '가나다' 시리즈 카드도 유지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덕분에 올해 9월 말 우리카드의 신용카드 자산은 6조 4000억 원으로 유 대표 취임 전인 2014년 말(5조 1000억 원)대비 1조 원 이상 증가했다. 특히 수익성 좋은 신용판매(신용카드 이용실적)가 3조 2000억 원에서 3조 7000억 원으로, 카드론이 1조 4000억 원에서 2조 1000억 원으로 늘었다. 카드사용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8.25%에서 9.16%로 상승했다. 분기 중에는 10% 달성도 몇 번 했다고 우리카드 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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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빠른 성장에 따른 후유증은 철저히 경계했다. 카드회원 수는 올 9월 말 기준 1260만 명으로 2014년 말(1170만 명)대비 90만 명 늘었지만 허수의 성장을 상징하는 휴면카드도 그만큼 증가했다. 이에 유 대표는 휴면카드 관리기준을 '3개월 간 사용실적이 없는 카드'에서 '1개월 간 사용실적이 없는 카드'로 더 타이트하게 바꿨다. 여신금융협회의 휴면카드 공시기준이 1년 이상 이용실적이 없는 개인·법인카드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엄격한 기준이다.
건전성 측면에서도 개선 흐름이 눈에 띈다. 2014년 말 1.65%였던 연체율은 지난 9월 말 1.38%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에서 1%로 떨어졌다. 이 때 건전성 지표 개선을 고민하던 유 대표가 김덕수 당시 KB국민카드 대표(현 여신금융협회장)에게 연체율 관리비결을 물어봤다는 일화는 카드업계에서 유명한 얘기다. 경쟁사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개의치 않는 그의 실용적인 성향이 엿보이는 에피소드다. 경쟁사라도 배울 게 있으면 낮은 자세로 배워야한다는 태도가 우리카드 조직문화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출범 4년차 신생 카드사인 우리카드가 후발주자란 불리함을 딛고 최근 2~3년간 거둔 성과는 업계 평균치를 웃도는 수준"이라며 "유 대표는 이런 점을 인정받아 우리카드 분사이후 첫 연임에 성공한 CEO가 됐다"고 말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신 성장동력 확보로 돌파
올해는 수익성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한 해였다. 2016년 9월 말 당기순이익은 924억 원으로 전년 동기(1006억 원)대비 8.1% 감소했다. ROA(총자산대비순이익률)는 2.2%에서 1.7%로, 순이자마진은 19.1%에서 18.6%로 떨어졌다. 올 초 정책적으로 실시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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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유 대표에게 새로운 숙제거리를 안겨줬다. 우리은행에서 분사한 이후 안정적인 정착에 매진하다보니 가맹점 수수료 외에는 수익기반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 다양한 사업 확장으로 성장동력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작년 11월 자동차할부금융 상품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 5월 자동차리스상품을 선보인 것도 그 일환이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5월 금융당국에 할부금융업, 시설대여업(리스업), 신기술금융업을 등록하고 캐피탈 금융부서를 신설, 전문인력을 영입했다.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도 가시화됐다. 작년 12월 신설한 해외사업팀을 내세워 미얀마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계획을 세웠다. 올 3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신규투자 허가를 받았으며 지난달에는 미얀마 금융당국으로부터 마이크로파이낸스(Micro-Finance, 소액신용대출) 인가를 최종 승인받다. 빠르면 이달 중 현지법인이 오픈될 예정이다.
모회사인 우리은행 금융플랫폼인 위비톡과 연계한 통신판매업에도 나섰다. 우리은행은 위비톡에 위비마켓을 연계, 우리은행과 거래하는 중소상인 대상 전자상거래 플랫폼 구축을 구축했다. 통신판매업이 가능한 우리카드가 위비마켓 운영을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력이 짧은 우리카드는 사업 다각화가 아직 미진해 가맹점 수수료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며 "유구현 대표 임기 2년 간 자동차금융, 해외진출, 통신판매 등 다양한 업종으로 진출한 성과가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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