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비는 롯데글로벌, 4000억 투자 가능? [Company Watch]2020년까지 대규모 자금 집행…실적 부진, 저하된 현금창출력 '부담'
이효범 기자공개 2017-04-17 08:27:01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4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오는 2020년까지 4000억 원을 웃도는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그룹에 편입돼 올해는 숨고르기에 들어가고, 남은 3년 간 매년 1000억 원이 넘는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최근 실적 부진으로 현금창출력이 크게 떨어졌고, 앞선 3년간 계획대로 투자를 집행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대규모 투자계획을 실현할지 미지수다. 투자를 집행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외부차입을 늘리면 재무구조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7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향후 4년 간 총 4346억 원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2017년 596억 원, 2018년 1229억 원, 2019년 1245억 원, 2020년 1276억 원의 투자를 실시할 예정이다. 4년간 전체 투자 가운데 신규 투자에만 3304억 원을 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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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는 그러나 보유한 현금성자산도 많지 않다. 작년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402억 원에 그쳤다. 2015년에 비해 소폭 늘어나긴 했지만 최근 5개년을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은 크게 저하된 상태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16년 10억 원에 불과했다. 2015년 587억 원, 2016년 310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대폭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 택배, 물류, 글로벌 등 전사업 부문에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9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손해보는 장사를 했다. 덕평물류센터에 160억 원의 설비투자를 단행한 가운데 기계장치의 감가상각비 증가 등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영업환경도 녹록지 않다. 전체 매출의 30% 가량을 차지하던 현대상선 일감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연간 30억~40억 원의 알짜 수익원이었던 KB증권(옛 현대증권)과의 광고계약도 종료됐기 때문이다. 택배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 물류사업부문의 수익성도 저하된 상태다.
다만 앞으로 롯데그룹 계열사 일감 덕분에 실적이 빠른 속도로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올해 그룹 계열사의 일감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그룹 내에서 유일하게 택배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룹 내 물량을 대거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롯데그룹 계열사로부터 일감을 수주하는 반면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경쟁사들로부터 수주하는 일감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관계에 있는 유통기업들이 롯데글로벌로지스와의 물류계약으로 인해 롯데그룹에 자사의 영업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롯데'에 편입되면서 얻는 것도 있겠지만 잃는 것도 있다"며 "롯데그룹과 동종업계에 있는 유통기업들 중 일부는 롯데글로벌로지스와의 물류계약을 부담스러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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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3년 동안 계획했던 대로 투자를 실시했던 적이 없었다. 2014년~2016년까지 총 1418억 원의 투자를 실시할 계획이었지만 실제로 집행된 투자는 1066억 원에 그쳤다. 2016년 투자계획은 386억 원이었으나 투자실적은 295억 원으로 100억 원 가까운 자금이 덜 집행되기도 했다.
오는 2020년까지 4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다만 롯데그룹에 편입된 이후로 자본시장에서의 입지가 한층 강화돼 외부차입 등에 유리한 조건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을 등에 업고 향후 외부차입을 늘려 투자에 나서는게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이같은 부분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공시한 투자설명서에서는 "허브터미널 구축 등 신규 투자와 경상 투자를 위해 2020년까지 향후 4년 간 4346억 원의 신규 CAPEX 투자를 계획 중에 있다"며 "지속적인 CAPEX 투자로 인해 향후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이 추가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덧붙여 "CAPEX 투자의 결과인 인프라 및 설비들의 임대율이 저조하고, 영업현금흐름을 기대만큼 발생시키지 못할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당사의 차입금이 증가하거나,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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