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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원양자원 상폐, 제2 고섬 막으려면

김병윤 기자공개 2017-04-21 15:41:55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9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기(危機)는 위험(危險)과 기회(機會)의 합성어라는 말이 있다. 즉, 위기라는 말 속에는 전혀 상반된 의미를 지닌 단어 두 개가 결합돼 있다. 동전의 양면, 양날의 검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극단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에게 최근 위기가 닥쳤다. 2009년 5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중국원양자원이 상장폐지 절차를 밝게 됐다. 대표적인 '1세대 중국 상장사' 중국원양자원의 상장폐지 소식에 중국기업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8일 중국원양자원은 외부감사인인 신한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중국원양자원의 주권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중국원양자원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것은 우발채무·소송사건에 적합한 검토절차를 수행하지 못했고, 자본금이 잠식돼 기업의 존속여부에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국원양자원에 대한 적색경보는 꾸준히 제기돼왔다. 중국원양자원은 지난해 반기보고서에서도 계속기업 가정에 대한 불확실성 등에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지난해 7월에는 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관리종목으로 지정받았다. 중국원양자원이 공시한 자회사 파업에 따른 생상 중단·차입금 미상환 소송 등이 허위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시장은 중국원양자원의 상장폐지를 두고 '제2의 고섬'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안기고 있다. 2011년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중국고섬은 분식회계로 상장 두 달 만에 상장폐지됐다.

중국원양자원의 상장폐지 불똥은 여타 중국 상장사로 고스란히 튈 우려가 있다. 앞서 중국고섬의 회계부정 충격에 중국기업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엄두조차 낼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된 바 있다. 이는 '위기'를 고스란히 '위험'으로만 소화한 단적인 사례다.

그 여파에 지난해, 2012년 후 약 4년 만에 이뤄진 중국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 6건 모두 코스닥시장에서 이뤄졌다. '차이나 디스카운트'라는 이름으로 모든 중국 상장사의 주가 성장성이 제한되는 점도 고섬 사태의 빠질 수 없는 후유증이다.

지난해부터 중국 기업의 국내 상장은 고섬의 충격을 벗어나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이번 중국원양자원 상장폐지 위기가 국내 증시의 국제화를 가로막는 기폭제로 작용해서는 안된다. 아직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방도를 찾을 시간은 충분히다.

특히 '1세대 중국 상장사'와 차별화를 강조한 '2세대'에게는 사업적·재무적 안정성을 강조할 더없이 좋은 이벤트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회계 투명성을 강화한다면 주가 성장을 짓누르는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국내 기업과 중국 상장사가 동등하게 평가받는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위험(危險)과 기회(機會)로 만들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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