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5월 30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어부산이 상장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최근 창립 10년 만에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마련한 신사옥 준공식에서 경영진들이 또다시 의지를 내비쳤다. 앞서 에어부산은 2014년과 2015년 잇따라 상장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혀 상장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실적만 놓고 보자면 에어부산이 상장을 못할 처지는 아니다. 창립 이후 매년 매출 성장세를 거듭하다 2014년 처음으로 매출액 3000억 원, 영업이익 200억 원을 돌파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매출액이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잠시 주춤했지만 작년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8% 웃돌았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에어부산의 상장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이다. 주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2014년 이후 검토했던 상장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근본적인 원인이다. 상장은 기존 주주들에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주주들은 반발했다.
일부 주주들은 지분율 희석을 달갑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 상장은 대규모 신주 발행을 수반하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 대부분 주주들은 5% 미만의 지분을 가진 부산·경남 지역 업체다.
지분율이 희석되면 부산 지역 토착 항공사로서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나아가 에어부산이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과 그룹 계열사로서의 이익에만 치중할 수 있다는 점도 상장을 꺼리는 요인 중 하나다.
실제로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 덕분에 항공사로서 경쟁력을 높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룹 계열사의 현금창고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최근 금호홀딩스가 금호고속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에어부산이 자금을 대여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제주항공에 이어 올해 진에어의 상장 추진 등을 고려할 때 LCC의 상장은 업계의 큰 흐름이다. 그만큼 에어부산의 대외적인 경영환경이 우호적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존 주주들도 동의하지 않은 상장 계획이 얼마나 현실성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주주들의 반감을 없애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에어부산의 상장 의지는 공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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