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7월 26일 1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인 대우건설이 수익성 높은 주택사업 비중을 높이고 해외사업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기준 주택사업 비중은 35%를 넘은 반면, 해외 사업은 30% 밑으로 떨어졌다. 신규 수주와 수주 잔고에서도 주택사업 올인 현상이 두드러진다. 대우건설의 몸값을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적인 사업 재편이란 분석이다.

◇신규 수주액 중 주택 비중 66.9%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 매출 5조 7653억 원, 영업이익 4780억 원, 당기순이익 34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4780억 원)이 전년 동기(1942억 원) 대비 146.1% 증가해 시장 전망치(2000억 원)를 웃도는 등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당기순이익(3400억 원)도 전년동 기(462억 원)대비 7배 이상 늘었다.

대우건설에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안긴 1등 공신은 단연 주택 사업이다. 주택사업 매출은 올해 상반기 2조 791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 6373억 원)보다 4000억 원 이상 늘어났다. 매출 비중도 27.1%에서 36.1%로 증가해 대우건설의 최대 매출 사업부로 등극했다.


반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택사업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해외사업은 축소세가 확연하다. 해외사업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2조 349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 3985억 원으로 6000억 원 이상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 비중도 33.7%로 가장 높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24.3%로 주택사업에 선두자리를 내줬다.

향후 대우건설의 사업방향도 주택 집중에 방점이 찍혔다.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는 4조 8413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조 6191억 원)보다 20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증가분은 대부분 주택사업에서 발생했다. 주택사업 신규 수주액은 3조 2390억 원으로 전년동기(2조 4065억 원) 대비 80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신규 수주액 중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6.9%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52.1%)에 비하면 14%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받았던 해외사업 신규수주는 1907억 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상반기(5187억 원)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줄었다. 비중도 11.2%에서 3.9%로 축소됐다. 토목사업과 건축사업도 모두 신규 수주가 줄었다.

◇주택사업 이익률 18% 최대

신규 수주에서 주택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자연히 수주잔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주잔고는 지난해 상반기 34조 9031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32조 9135억 원으로 2조 원가량 줄었다. 토목과 건축, 플랜트, 해외사업 수주잔고가 모두 감소했다.


이중 해외사업 수주잔고는 8조 2229억 원에서 6조 5256억 원으로 1조 7000억 원 가까이 줄었다. 반면 주택사업은 16조 2254억 원에서 16조 6265억 원으로 유일하게 증가했다. 수주잔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년 사이 46.4%에서 50.5%로 늘어났다.

대우건설의 주택 올인은 예견된 수순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매각을 앞둔 상황에서 수익성 높은 주택사업 비중을 늘려야 대우건설의 몸값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택사업의 매출 대비 이익률은 18%로 6개 사업 중 가장 높다. 이어 연결종속 기업의 이익률이 11.8%, 건축사업 11.2%, 플랜트 9.4%, 해외사업 5%, 토목사업 2.4% 순이다.

눈여겨볼 점은 해외사업이다. 지난해 해외사업 이익률은 대규모 부실을 털어내면서 -7.4%를 기록했다. 올해는 5%로 개선됐다. 이는 대우건설이 수익성이 검증된 해외사업 위주로 사업을 재편했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