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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웨어 업체, 침체된 패션업 IPO 불 지필까 [Market Watch]올해 초 호전실업 등 의류업체 참패…까스텔바쟉·크리스에프앤씨 등 도전

양정우 기자공개 2017-09-29 12:34:47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7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주식자본시장(ECM)에서 패션 업종의 기업공개(IPO) 성적은 참패에 가깝다. 산업 자체가 수 년째 정체됐을 뿐 아니라 상장 과정에서 이목을 끌 수 있는 차별화 마케팅을 벌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런 우울한 여건 속에서 골프웨어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까스텔바쟉과 크리스에프앤씨는 내년 IPO를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이들 골프웨어 업체가 의류업계의 'IPO 트라우마'를 해소시켜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 호전실업·약진통산 등 IPO 부진…패션 산업 정체기

올해 2월 상장한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 호전실업의 주가(이날 기준 1만 3500원)는 공모가의 반토막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공모가도 당초 희망 공모가 밴드(3만~3만 5000원)의 하단보다 낮은 2만 5000원이었다. 공모가를 수요예측 범위보다 낮게 책정한 만큼 청약엔 성공했다. 하지만 흥행이 불발된 건 물론 투자자의 손실까지 뒤따랐다. 사실 호전실업은 IPO 과정에서 비교 기업의 주가 부진으로 상장 일정을 수개월 가량 미루기도 했다.

지난해 말엔 글로벌 사모펀드(PEF) 칼라일이 보유한 의류업체 약진통상이 IPO를 중도 포기했다. 약진통상은 갭과 바나나리퍼블릭, 올드네이비 등 미국 의류 브랜드가 납품처인 중견 기업이다. 칼라일은 기대한 만큼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패션 기업의 IPO 흑역사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의류 산업은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아 경쟁 강도가 심화되고 있다. 후발 국가에서 경쟁자가 쏟아지는 가운데 글로벌 의류 시장(신발 포함)은 연평균(CAGR) 1.9% 정도 성장하는 데 그친다.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분야인 만큼 변화의 속도에 뒤쳐지면 곧바로 도태되기도 한다.

◇ 골프웨어, 패션 불황 속 나홀로 호황…IPO 준비도 '착착'

반면 패션 산업의 부진 속에서 골프웨어 시장은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골프웨어 시장은 지난 2011년 2조 880억 원 수준이었지만 2015년 3조 원 규모를 돌파했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두 자리 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고속 성장에 힘입어 골프웨어 업체 2곳이 나란히 IPO에 나섰다. 까스텔바쟉과 크리스에프앤씨는 각각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상장주관사로 낙점한 후 내년 상장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패션그룹형지의 계열사인 까스텔바쟉은 골프웨어 론칭 3년째인 올해 매출 규모 100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본래 패션그룹형지는 프랑스 명품 골프웨어 '까스텔바쟉'의 국내 상표권만 보유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본사를 인수한 동시에 물적분할을 통해 독립 법인을 만들었다.

까스텔바쟉의 홀로서기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매출 규모(780억 원)는 국내에서 정식 론칭한 전년과 비교해 176% 급증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1000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매장수도 지난 2015년 102개에서 올해 190개로 늘어났다.

크리스에프앤씨는 핑과 팬텀, 파리게이츠, 마스터바니 등 여러 골프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2839억 원, 306억 원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과 비교해 25% 늘었다. 올해 영업이익 역시 전년보다 18%(상반기 기준)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골프웨어 시장은 골프 인구가 늘면서 매년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20~30대가 골프 인구로 유입되면서 골프웨어 시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두 기업이 올해 실적으로 성장세를 입증하면 IPO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기업들도 골프웨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스웨덴 브랜드 제이린드버그를 대표 브랜드로 삼고 있다. 삼성물산은 빈폴 골프, LF는 헤지스골프와 닥스골프,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잭니클라우스 등을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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