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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회장, 대우건설 직원에 "어떤 사장 원하나" 임원 보고서 제출 요구…신임 사장 선출 절차 속도낼 듯

김장환 기자공개 2018-02-21 15:53:54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0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대우건설 임원들에게 어떤 신임 사장이 왔으면 좋겠냐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건설 신임 사장 선임 절차가 그만큼 서둘러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일로 평가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은 대우건설 임원들을 상대로 현재 회사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향후 회생 방안 및 개선책 등 내용을 담은 보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지난 14일 설 명절을 앞두고 이뤄진 일이다. 보고서 제출 대상자는 상무급 이상 임원들이며, 이번주까지 제출을 완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이와 함께 신임 사장으로 누가 왔으면 좋겠는지를 보고해 달라고 했다. 단순히 사장으로서 바람직한 소향이 무엇인지 여부 등을 묻는 게 아닌 올드보이(OB) 멤버를 비롯해 현직 임원, 혹은 외부 인사 중 대우건설에 적합한 인물이 누가 있겠느냐를 묻는 질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차기 사장 후보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는 인사의 구체적 이름까지 적시해 제출하라는 지시인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설 직전 이동걸 회장이 대우건설 상무 이상 임원 전체를 대상으로 회생 방안 등을 담은 리포트 제시를 요구했다"며 "차기 사장으로 누가 오면 좋겠느냐도 의견도 함께 담아 제출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대우건설에 이 같은 지시를 내린 건 매각 재개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부 언론에서는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지분 보유 펀드 만기가 오는 2019년 7월이란 점을 들어 내년 초 매각 절차를 재개할 것이란 관측을 최근 내놨다. 하지만 이 회장과 산업은행 실무진들은 적어도 2년여 동안은 기업 정상화 절차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펀드 만기 추가 연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산업은행은 이에 따라 대우건설 신임 사장을 재차 직접 뽑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사장 직무대행인 송문선 대표이사 체제를 향후 2년여 동안 지속해 끌고 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직접 대우건설 임원들에게 요구한 보고서에 후임 사장에 적합한 인사를 묻는 답까지 적으라고 한 건 결국 신임 사장 선출 절차를 서둘러 단행하겠다는 의중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우건설을 관리하는 산업은행 PE실 등 관계자는 최근 대우건설 신임 사장 선출 절차를 언제쯤 단행할지 여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이 회장의 최근 행보까지 고려하면 이르면 올 상반기 내에 대우건설 신임 사장 선임 절차가 서둘러 시작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대우건설은 산업은행 자회사로 포함돼 있어 준공공기관 자회사 임원 선임 준칙에 의하는 사장 선임 절차를 밟고 있다.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공개모집 등을 통해 신임 사장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사추위는 통상 사외이사와 산업은행 측 인사 2명 가량이 포함된 5~6명 정도로 구성돼 왔다. 다만 과거 박창민 전 사장 선임 과정에 최순실 의혹 등 다양한 잡음이 있었다는 점을 볼 때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된 사추위를 구성하고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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