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글로벌로지스, '주력사업 부실' 미래도 불안 [물류업 전성시대]④'롯데글로벌·현대상선·현대그룹' 꼬리 무는 소송…글로벌·물류 타격 불가피
고설봉 기자공개 2018-06-11 10:13:29
[편집자주]
교역량 증대와 전자상거래 확대로 국내 물류업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시장 확대 및 선점을 위해 해외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해운업과 항공업을 따로 떼고 택배와 항만하역, 육상운송 등을 물류업으로 분류한다. 우리 일상에 더 깊숙이 파고들었지만 업종과 업태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물류회사들의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6월 08일 09: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말 현대상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014년 매각 당시 계약을 토대로 현대상선이 수익을 보전하라는 내용이다. 소송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2016년 실적을 기반으로 했다. 영업이익 161억5000만원이 발생하지 않으면 현대상선이 차액을 보전해야 한다는 계약을 내세웠다.현대상선은 수익 보전을 할 수 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2014년 롯데글로벌로지스와 계약을 맺은 현대그룹 경영진을 올 1월 15일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로써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현대상선, 현대그룹 등 꼬리를 무는 소송전이 벌어졌다.
이 소송의 결과는 향후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글로벌과 물류 사업부문의 명운을 결정할 중요한 이슈로 부각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가장 중요한 거래선인 현대상선을 잃을 수도 있다. 현대상선과 롯데글로벌로지스 사이에 맺은 수익보전 및 장기 일감 계약 등의 이행을 놓고 이번 소송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현대상선 없이 '홀로서기' 사실상 불가능
이번 소송의 발단이 된 현대상선과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장기 매출 계약 등은 두 회사를 끈끈하게 이어주는 끈이다. 현대상선은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맺은 각종 독점계약, 해외사업 영업이익 보장, 워런티 관련한 계약 등을 '악성계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4년 매각된 이후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롯데그룹의 품에 안긴다. 그러나 롯데그룹으로 편입된 이후에도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매출을 책임지는 것은 현대상선이었다. 현대상선과의 계열 관계가 정리된지 3년여가 흘렀지만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사업구조 및 주요 매출처는 여전히 현대상선이다.
|
2014년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현대상선 및 현대부산신항만 등 그 계열사들로부터 거둬들인 매출은 총 7316억원이다. 전체 특수관계자 매출의 약 91.84%이다. 2015년 현대상선의 품을 완전히 떠난 뒤에도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현대상선에 상당부분을 의존해왔다. 현대상선 관련 매출은 5944억원으로 전체 특수관계자 매출의 99.4%를 차지했다.
매각이 이뤄진 지 2년여가 흐른 2016년에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2016년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현대상선으로부터 총 5720억원의 매출을 거둔다. 다만 롯데그룹 계열사들로부터 거둬들이는 매출이 일부 유입되면서 특수관계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5.72%로 소폭 낮아졌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양상이 되풀이됐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현대상선으로부터 총 5818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특수관계자 매출의 82.23%를 현대상선으로부터 거뒀다.
◇글로벌·물류 사업부문, 부실 심화
문제는 현대상선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높은 사업부문인 글로벌과 물류 부문의 실적이 매년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상선 인수 과정에서 약정한 수익보전 및 장기 일감 계약 등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사업 지속에도 문제가 생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4년 현대상선과 약정한 영업이익 161억5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익을 냈다. 현대상선과 직접 거래관계를 맺고, 현대상선이 영업이익을 보전해 주기로 한 글로벌과 물류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총 326억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에도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글로벌 및 물류 사업부문에서 영업이익 220억원을 거뒀다.
문제는 2016년부터 발생했다. 글로벌사업부문은 영업이익 180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유지했지만 물류사업부문에서 문제가 생겼다. 영업손실이 96억원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수익성이 더 떨어졌다. 글로벌과 물류 사업부문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30억원으로 줄었다. 글로벌사업부문은 영업이익 118억원을 기록했지만 물류사업부문은 영업손실 88억을 기록한 결과다.
|
수익이 악화하는 가운데 향후 현대상선의 수익 보전 약정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설립 단계에서부터 현대상선이 몰아준 일감을 기반으로 글로벌과 물류 사업부문에서 영업을 해온 만큼 체질 변화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설립 때부터 필연적으로 현대상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회사"라며 "글로벌과 항만운영, 3자 물류 등 물류사업부문의 경우 실질적으로 현대상선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현대상선과의 소송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내용이나 입장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
- [새판 짜는 항공업계]다크호스 이스타항공, 항공업 판도 바꿀까
- [새판 짜는 항공업계]비상 날개짓 이스타항공, 더딘 경영정상화 속도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진에어, 한진칼 통합 LCC 주도권 ‘이상무’
- 체급 키우는 에어부산, 펀더멘털 약점 극복
- [새판 짜는 항공업계]슬롯 지키기도 버거운 이스타항공 '영업적자' 감수
- 티웨이항공, 장거리 딜레마...3분기 이례적 손실
- [CFO Change]기아, 내부 출신 김승준 상무 CFO 발탁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부회장 부활' 성과보상 특급열차 다시 달린다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혁신·파격·미래' 2018년 대규모 인사 데자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