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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영 부회장, 장자 승계 전리품 'KPX케미칼' [슈퍼사이클 중견 화학사]③'장남=지주사·차남=그린케미칼' 승계, 초우량 KPX케미칼 지배

박창현 기자공개 2018-06-25 10:16:00

[편집자주]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의 과실은 달콤했다. 원료 가격 하락, 공급 부족, 수요 증가 등 모든 가격 결정 요인들이 석유화학 업계 편이었다. 마진율이 개선되면서 한 해가 멀다하고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중견 화학사들도 유례 없는 호황기에 함께 웃었다. 하지만 취급하는 상품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상대적 박탈감은 더 크게 다가왔다. 쌓인 현금을 쓰는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중견 화학사들의 실적, 재무, 지배구조 속사정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0일 14: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버지의 선택은 장남이었다. 양규모 회장은 그룹을 이끌 적통 후계자로 장남 양준영 부회장을 낙점했다. 창업자가 결단을 내리자 후속 조치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차남 양준화 그린케미칼 사장도 곧바로 그룹과의 연결고리를 끊었다. 양준영 오너십이 구축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룹 핵심 계열사인 'KPX케미칼' 경영권도 넘어갔다. KPX케미칼은 그룹 자산의 40%, 매출의 70%를 책임지고 있다. 장자 승계의 최대 전리품은 KPX케미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KPX그룹은 2011년 이후 창업자 양규모 KPX그룹 회장이 적통 후계자로 장남 양준영 부회장을 낙점하면서 대대적인 지배구조 재편 절차가 이뤄졌다. 이 작업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서 있는 'KPX홀딩스' 지분을 장남에게 몰아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주사 지배구조 특성상 지주사 지배력만 확보하면 전체 그룹사를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1년까지만 해도 KPX홀딩스는 양 회장 원톱체제였다. 23.81%로 압도적인 1대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2대주주는 차남 양 사장으로 7.92%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반면 양 부회장 지분율은 5.74%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양 부회장은 빠른 속도로 KPX홀딩스 지분을 늘려나갔다. 아버지 양 회장이 사실상 장자 승계 원칙을 정하면서 이 때부터 오너 일가를 중심으로 장자 승계 플랜이 가동됐다는 분석이다. 먼저 양 회장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4% 넘는 지분을 처분했다. 양 부회장과 아들 재웅 씨는 이 지분을 재매입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해 나갔다. 2016년 말 기준으로 양 부회장과 재웅 씨는 각각 지분율을 7.61%, 2.11%까지 늘렸다.

여기에 양 부회장 개인회사인 씨케이엔터프라이즈(옛 삼락상사)도 동원됐다. 1987년 3월 출범한 씨케이엔터프라이즈는 부동산 임대·도매업체로 양 부회장이 대표이사인 동시에 지분 8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011년까지만해도 KPX홀딩스 보유 지분율은 0.92%에 불과했다. 이후 거의 매년 1%씩 지분을 늘리면서 2016년 말에는 5.72%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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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룡점정은 지난해 이뤄졌다. 그 해 장남 양 부회장과 차남 양 사장 간 계열분리가 단행됐다. 우선 양 사장은 본인과 개인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KPX홀딩스 지분 7.57%를 전량 처분했다. KPX홀딩스 경영권에서 완전히 손을 뗀 셈이다. 해당 지분은 양 부회장 일가가 다시 재매입했다. 그 결과 양 부회장 일가 지분율이 22.95%까지 상승, 양 회장(19.64%)을 제치고 최대주주 입지를 구축했다.

대신 양 부회장과 KPX홀딩스는 또 다른 핵심 계열사였던 '그린케미칼' 경영권을 포기했다. KPX홀딩스는 지난해 그린케미칼 지분 23.78%를 모두 처분했다. 그 빈자리를 양 사장과 개인회사들이 차지하면서 62% 넘는 확고한 오너십을 구축했다. 사실상 두 형제간에 KPX홀딩스-그린케미칼 주식 교환이 이뤄진 모양새다.

계열분리 결과, 양 부회장이 KPX홀딩스 오너십을 차지하면서 자연스럽게 핵심 계열사인 KPX케미칼 경영권도 손에 쥐었다. KPX케미칼이 KPX홀딩스 지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KPX케미칼은 양 부회장 체제 하에서도 그룹 핵심 계열사로서 다방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과 매출 기여도 자체가 압도적이다. KPX홀딩스는 올 1분기말 기준으로 총 1조 4373억원 규모의 자산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38.9%에 해당하는 5599억원이 KPX케미칼 몫이다. 실적 기여도는 더 높다. 올 1분기 KPX그룹이 벌어들인 2528억원 가운데 73.1%가 KPX케미칼에서 나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계열분리로 그린케미칼이 KPX홀딩스 자회사에서 제외되면서 KPX케미칼 배당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며 "작년 수준의 배당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KPX케미칼 배당 성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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