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T로봇, 잦은 오너 변경에 '경쟁력 훼손' [레벨업 로봇기업]①LG→강석희 대표→동부→디신통…실적 하락으로 이어져
서은내 기자공개 2018-07-06 07:47:35
[편집자주]
스마트팩토리를 화두로 산업용로봇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가정, 유통매장, 공공시설에선 서비스용 로봇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로봇 산업은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며 몸값을 높이고 인수합병도 진행되고 있다. 로봇기업들의 현주소와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3일 14: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산업용로봇업체 가운데 대표주자로 손꼽혀온 DST로봇이 최근 또다시 경영권 리스크에 휩싸였다. 중국계 디신통그룹으로 인수된 뒤 오너와 경영진 간 갈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DST로봇은 잦은 오너 변경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다. 경영권이 바뀐 뒤 반짝 실적 회복을 하다가 다시 경영권 분쟁이 야기되면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실적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DST로봇은 LG산전 내 로봇 연구진이 나와서 만든 회사다. 1998년 설립된 사업체 다사테크가 전신이다. DST로봇 창업자인 강석희 전 DST로봇 대표는 1998년 IMF외환위기 직전 LG산전 연구소에서 서보드라이버 및 로봇 개발 연구를 맡고 있었다. 그러다 1998년 하반기에 회사에서 나와 창업을 다사테크를 창업했다. 1999년 법인 전환 후 산업용로봇, 서보모션컨트롤러, 지능형로봇 제조를 중심 사업으로 삼았다.
제조용로봇 매출이 전체의 99%를 차지하며 나머지가 서비스용로봇 매출이다. 대표 제품으로는 직각좌표로봇, 수평다관절로봇, 데스크탑로봇, 반도체용로봇 등이 있다. 매출의 60% 이상은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체들에서 나오고 있으며 패널업체들의 OLED 투자 계획이 회사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최근에는 디스플레이에서 나아가 반도체, 자동차, 3D프린터 등으로 제품 판매처를 늘리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DST로봇은 LG산전에서 거의 같은 시기에 분사돼 나왔다는 점에서 LG산전 로봇사업부장 출신 김정호 회장이 설립한 산업용로봇업체 로보스타와 태생이 같다. 다만 로보스타가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고 20여년간 김정호 회장 체제를 굳게 이어온 반면 DST로봇은 LG에서 나온 이후 여러차례 대주주 손바꿈을 거쳐야했다. 그에 따라 회사명은 다사테크에서 다사로봇, 동부로봇, DST로봇으로 변경됐다.
2006년 다사테크가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다사로봇으로 사명을 한차례 바꿨다. 이후 로봇사업 진출을 선언한 동부그룹이 동부정밀화학을 통해 다사로봇에 투자해오다 2010년 강 대표로부터 추가로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때는 '동부로봇'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동부그룹은 야심차게 동부로봇을 인수했지만 회사를 한단계 성장시키는 데에 실패했다. 이후 동부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진행되면서 동부CNI가 동부로봇의 지분을 중국 디신통그룹에 매각했다. 또다시 최대주주가 바뀌었고 현재 이름인 DST로봇으로 사명도 바뀌었다.
강 대표는 2010년 동부에 경영권을 넘긴 후로 2013년까지는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다 사임했으며 이후 2015년 디신통그룹이 회사를 인수한 후 대표로 복귀했다. 하지만 오래가진 못했다. 2016년 강 대표는 사임과 동시에 그동안 일부 보유해왔던 DST로봇 주식도 모두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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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T로봇 실적은 경영권 교체 시기와 맞물려있다. 2010년과 2015년 회사 오너가 바뀌는 시기에 실적이 부진했다.
2006년 매출 168억원에 14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DST로봇은 2007년 매출이 소폭 줄어든 145억원을 기록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3억, 30억원 손실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2008년 매출은 20억원 가량 늘고 영업이익이 1억원으로 다시 흑자로 돌아섰지만 2009년 다시 영업이익이 9억원 적자를 내며 실적이 꺾였다. 이같은 적자 기조 속에서 2010년 회사 경영권이 동부정밀화학에 넘어갔다. 경영권 교체를 앞두고 실적 악화가 이어진 셈이다.
회사가 동부그룹에 편입된 이후 실적이 회복 기미를 보이는 듯 했지만 얼마 가지 못했다. 2010년 동부로 새 주인을 맞이한 후 매출액이 317억원을 기록하며 인수 당해인 2009년(171억원)에 비해 두배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13억원, 8억원을 기록해 흑자로 돌아섰다. 2011년에도 매출액이 400억원대를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17억원으로 전년 대비 3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또 다시 2012년 들어 매출액이 2011년의 절반 수준인 260억원으로 떨어졌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29억원, 37억원 손실을 냈다. 2013년과 2014년 매출액은 393억원, 285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계속 -25억원, -68억원으로 점차 손실 폭이 커졌다.
동부는 적자 상태인 DST로봇을 2015년 중국계 자본인 디신통그룹에 또다시 넘겼다. 디신통 인수 이후 회사는 흑자 전환을 이뤘고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95억원, 40억원을 기록해 인수 당해년도(2015년)에 비해 각각 190%, 185%씩 훌쩍 증가했다.
문제는 최근 또다시 실적 하향세와 함께 경영권이 불안정해졌다는 점이다. DST로봇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기 실적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중국계 최대주주 디신통그룹과 한국 경영진 간 견해 차이에 따라 예정돼 있던 임시주총이 미뤄지는 등 경영권에 잡음이 나오고 있다.
최대주주의 지분이 우호지분 등을 합쳐도 10% 수준으로 점차 줄어들면서 경영권 매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2015년 경영권 인수당시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약 38%가량이었다. 취약한 경영권이 또다시 문제로 불거진 이유다.
DST로봇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매출 상승을 이끌었던 삼성디스플레이의 베트남 공장 설비 증축이 완료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매출이 전반기에 비해 꺾였다"며 "올해 1분기까지 실적이 하락세였으나 올해 2~3분기부터는 다른 공급처에 납품이 예정돼 있어 점차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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